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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람세스 이세 부조, 신성문자(Hieroglyphs)에 새겨진 새 모습, 그리고 김해 예안리 85호 무덤에서 나온 편두 흔적이 있는 머리뼈입니다. ⓒ 박현국
3일 오전 일본 시가현 시가라기 고원에 있는 미호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실크로드를 테마로 이집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이란, 인도, 중국, 일본 등 여러 곳의 고고 유물과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집트 전시실에는 호루스 신전 지성소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호루스 신상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전시실에 전시되고 있는 미술품 가운데 람세스 이세 부조(BC.1279-BC.1213)가 있습니다. 이 부조 그림을 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머리와 콧잔등이 이어져 있고 이마가 거의 돌출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분명 편두의 흔적입니다. 편두는 아이가 태어나서 아직 뼈가 부드러울 때 아이 이마를 돌이나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콧잔등과 머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편두는 이집트, 한반도 및 잉카 문명 지역 등 세계 여러 곳에서 행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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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로 만든 이집트 왕 파라오의 얼굴 옆모습입니다. 푸른색 얼굴은 코발트와 구리가 섞인 것이고, 흰 눈은 안티몬이 섞인 것입니다. 눈과 눈썹은 상감 기법으로 끼워 넣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 박현국
편두를 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신빙성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새를 신성시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새를 신성시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머리를 새처럼 만들어서 새와 같아지려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흔적을 한반도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 남부에 있었던 진한에 대해 오래된 기록 가운데 하나로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들 수 있는데 이곳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를 낳으면 돌로 머리를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려 하기 때문에 진한 사람 머리는 모두 그렇다.(兒生便以石壓其頭欲其褊今辰韓人皆褊頭, 삼국지 권 제 30, 42 장 위석 30 오환선비동이전 진한)
그리고 김해 예안리 85호 무덤에서 출토된 사람 뼈를 조사해 본 결과 편두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비록 김해 지역이 변한 지역이지만 편두 풍습이 기록에 남아있는 진한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도 두루 행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예안리에서 출토된 편두 흔적은 사람 뼈 모두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고 10 구 정도에서 그런 흔적이 보였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편두가 일반적인 풍습은 아니고 일부 특정인이나 왕족 등이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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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모양 호루스 신상으로 청동으로 만든 다음 금으로 상감을 해서 끼워 박았습니다. 호루스 신은 이집트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믿는 신으로 이렇게 작은 신상이나 새 눈을 그린 것을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 박현국
이집트 문명은 지금으로부터 5 천 년 전도 더 오래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피라미드나 신전 터나 무덤 안에 등 여러 유물을 남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왕 무덤에서 나온 여러 가지 유물은 당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창문 역할을 합니다.
이집트 왕은 파라오라고 불렸습니다. 파라오는 위대한 집안이라는 뜻입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파라오 왕의 능력이나 존재는 세계가 만들어질 때 신에 의해서 주어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태양신 라의 손자이고, 태양신 라를 이집트 최초의 왕이라고 믿었습니다.
이집트 왕은 태양의 아들로서 태양을 숭배하고 하늘에서 태양까지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새를 신성시하고 숭배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왕족의 편두 풍습을 낳았는지 모릅니다. 한반도 남부에 살았던 사람들이 태양이나 새를 숭배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곳에서 편두 풍습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미호뮤지엄에서는 지금 유리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리가 흔하고 그다지 귀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고대 사회에서 유리는 보석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4 천 년 전부터 유리로 여러 가지 무늬나 모양을 만들어서 사용했던 유리 유물을 한 곳에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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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호뮤지엄은 중국에서 자라고 미국에서 공부한 I. M. 페이가 무릉도원을 소재로 설계했습니다. 입구에서 언덕을 오르고 굴을 지나면 골짜기 너머에 조그마하게 엿보이는 곳이 복숭아꽃이 핀 이상향입니다. 아직 복숭아꽃, 벚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 주 뒤에는 많이 피겠지요. ⓒ 박현국
참고문헌 김정학, 김해 예안리 85호분 출토 편두골에 대하여, 한우근박사정년퇴임기념사학논총, 지식산업사, 1981
가는 법 오사카나 교토에서 JR 비와코선 전철을 타고 이시야마 역에서 내린 다음 미호유지엄행 버스를 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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