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SNL 코리아' 컬투만의 '언어 유희' 본능, 유감없이 펼쳤다

[TV리뷰] 컬투 편, 장점 돋보였지만 한계 있었다

13.04.07 13:36최종업데이트13.04.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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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투 의 7회 호스트로 등장한 컬투 정찬우와 김태균 ⓒ CJ E&M


코미디계에는 각 시대마다 최고의 개그 콤비가 등장한다. 남철-남성남 콤비를 필두로, 최근 <SNL 코리아> 위크앤드 업데이트를 진행했던 서경석-이윤석 콤비는 199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코미디계의 명콤비였다. 컬투(정찬우·김태균)는 2000년대를 풍미한 개그 콤비라 말할 수 있다. 이들이 6일 tvN <SNL 코리아>의 호스트로 등장했다.

컬투의 개그 가운데 최고를 손꼽으라 한다면 많은 이들이 SBS <웃찾사>의 '그때 그때 달라요'를 언급할 것이다. 컬투가 인기 어학원 강사의 강의를 실제로 들어보고 아이디어를 착안했다는 이 코너는, 당시 여자 가발과 해바라기꽃이 어우러진 '미친소'라는 캐릭터를 일약 시청자의 '배꼽 도둑'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그 '그때 그때 달라요'가 <SNL 코리아>에서 부활했다. <SNL 코리아>를 통해 이 코너를 처음 시청하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당시 SBS 프로그램의 향수를 떠올리게는 시청자도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코너에서 컬투가 선보인 영문은 마이클 잭슨의 주옥 같은 노래 제목이었다.

6일 방송된 tvN 컬투 편. ⓒ CJ E&M


'미친소' 정찬우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들을 '된장녀' 이야기로 재해석해낸 것. 이 기상천외한 언어유희 내공은, 컬투의 기존 개그를 아는 것과 상관 없이 보는 이들을 컬투의 개그 본능에 쓰러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또 '컬투쌤의 언어영역' 역시 '운수 좋은날'과 '진달래꽃' '사랑 손님과 어머니' '내 마음은' 등 우리 문학의 아름다움을 컬투만의 재치로 풀어낸 코너였다. 정치 풍자가 약해졌다는 '틈'을 <SNL 코리아>가 호스트의 특성 극대화를 통해 극복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시간이었다.

다만 기대를 한껏 모으게 만들었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패러디 뮤직비디오 '오빠 니가 좋아'는 과거 <SNL 코리아>에서 이영자가 선보인 패러디 그 이상은 보여주지 못한 듯하다. 선임 호스트가 홈런을 치면 그 다음에 나오는 호스트는 더 웃겨야 한다는 중압감을 안겨준 호스트가 바로 이영자가 아니었을까. 컬투조차 이영자의 그림자를 넘지는 못했다. 장점과 한계가 명확한 방영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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