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과 함께 탄생한 병아리의 감동

병아리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등록 2013.04.18 10:46수정 2013.04.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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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아서 어미닭이 먹이를 찾아 나서자 병아리들이 따라 가고 있다.
▲먹이를 찾아서 어미닭이 먹이를 찾아 나서자 병아리들이 따라 가고 있다. 이종락

며칠 전 닭장 안에서 들려오는 조그맣고 반가운 소리, 노란 병아리가 파닥거리는 장면이 눈 안에 크게 들어왔다. 알을 품은 지 21일 만에 9마리의 병아리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먹이주는 어미닭 감나무 주변에서 어미닭이 땅을 파헤치자 병아리들도 먹이를 찾고 있다.
▲먹이주는 어미닭 감나무 주변에서 어미닭이 땅을 파헤치자 병아리들도 먹이를 찾고 있다. 이종락

작년에도 많은 알을 품었지만 겨우 2마리만 세상의 빛을 봤고, 나머지는 모두 알 속에서 부화하질 못했다. 7마리의 닭들이 닭장의 체면을 살려줬으나 작년엔 유독 닭들의 수난이 끊이질 않았다. 한 마리는 야생동물에게 물렸는지 죽은 채 발견되었고 한 마리는 아예 사라져버렸다. 큰 새가 물어갔는지 아직도 이유를 모른다.


한가족 어미닭과 병아리가 마당에 나오자 아빠되는 숫닭도 옆에서 모이를 먹고 있다.
▲한가족 어미닭과 병아리가 마당에 나오자 아빠되는 숫닭도 옆에서 모이를 먹고 있다. 이종락

겨울엔 사냥꾼의 개가 풀리면서 집으로 들아와 풀어놓은 닭들을 공격해 한 마리가 죽고 말았다. 눈이 가장 예쁜 닭 한 마리는 서울 다녀온 새 실종되고 말았다. 겨우 남은 3마리가 전부였는데 병아리 9마리가 태어나 온 집에 봄의 기운을 듬뿍 선물해주고 있다.

휴식하는 어미닭 먹이 찾기에 지쳤는지 어미닭이 날개를 펴고 그속에 9마리의 병아리를 품어주고 있다.
▲휴식하는 어미닭 먹이 찾기에 지쳤는지 어미닭이 날개를 펴고 그속에 9마리의 병아리를 품어주고 있다. 이종락

일찌감치 마당으로 병아리를 몰고 나온 어미 닭은 부지런히 땅을 헤치면서 병아리들에게 먹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잇다. 한참을 먹이따라 움직이다가 힘들면 병아리들은 어미 품 안으로 기어들어간다. 어미 닭은 날개를 한껏 편 다음 그 속에 병라리들을 품어준다.

막내딸이 병아리 한번 만지려다 성난 어미 닭의 부리에 손을 쪼일 뻔했다. 대단한 모성이 아닐 수 없다. 어미 닭을 따라 작은 몸으로 움직이는 병아리를 보면 노동의 피로도 풀리고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에 빠지게 된다.

잔디밭 잔디밭 사이사이에 벌써 파릇파릇 풀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잔디밭 잔디밭 사이사이에 벌써 파릇파릇 풀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락

고개를 드는 파릇파릇 풀들은 닭과 병아리에게 신선한 먹을거리가 되고 있다. 이제 시작이지만 풀들은 무섭게 자랄 터이고 올해도 풀과의 전쟁에서 사람이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작년 토끼풀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겨우 살아남은 잔디밭에는 벌써 파릇한 풀들이 사이마다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도 잔디는 풀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다.

잔디와 풀 잔디사이에 이미 질경이 등의 풀들이 맹렬하게 올라올 기세를 보이고 있다.
▲잔디와 풀 잔디사이에 이미 질경이 등의 풀들이 맹렬하게 올라올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이종락

감자밭 감자밭 골을 따라 볏짚으로 덮어주었다. 풀을 막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감자밭 감자밭 골을 따라 볏짚으로 덮어주었다. 풀을 막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종락

그저 최선을 다해 풀을 막아보겠지만 풀은 결코 사람의 힘으로 제압할 상대가 아니란 것을 이미 터득한 지 오래다. 그저 함께 살아가겠다는 지혜를 구할 뿐이다.
밭 풍경 감자부터 심어 놓은 밭엔 볏짚으로 멀칭을 했다. 장마가 시작될 무렵 이밭도 시퍼런 풀밭으로 변할 것이다.
▲밭 풍경 감자부터 심어 놓은 밭엔 볏짚으로 멀칭을 했다. 장마가 시작될 무렵 이밭도 시퍼런 풀밭으로 변할 것이다. 이종락

변덕스럽게 궂은 4월의 봄날씨,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대자연의 순환은 땅으로부터 시작되고 모든 생명들이 탄생의 축복을 받고 있는 요즘, 바람 부는 날씨에도 꿋꿋하게 지저귀는 병아리의 행진이 풀과 함께 경이롭기만 하다.
#풀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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