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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등극 넥센, 2012시즌과 평행이론?

13.05.03 16:39최종업데이트13.05.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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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구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3연전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연장까지 이어진 혈투 끝에 이우선의 폭투로 1점을 챙긴 넥센의 승리로 끝이 났다. 매시즌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밀렸던 넥센은 시리즈 스윕을 챙기면서 상대전적 또한 우위로 들어섰다. 하지만 이번 3연전은 넥센에게 더 큰 선물을 선사했다. 바로 같은 날 1위 KIA가 두산에 패하면서 순위를 바꾸게 된 것. 다시 말해, 시즌 첫 단독 1위 등극이었다.

342일만의 일이었다. 지난 2012 시즌에도 넥센이 1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2012년 5월 24일, 팀은 8연승을 함과 동시에 창단 첫 1위 자리에 올랐다. 당시 대내외적으로 기대치가 낮았던 넥센의 '대반전'은 야구판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뒷심 부족이었는지 팀은 이후 4연패를 하며 순위 하락을 경험했다. 그리고 끝내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인 전반기를 3위로, 시즌을 6위로 마감했다.

항간에는 올해의 넥센을 보며 작년과 '평행이론'을 이루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럴 법도 하다. 우연찮게도 작년 5월 24일 1위에 오르기 이전에 넥센은 18일부터 20일까지 펼쳐진 삼성과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또한 당시 4위와의 게임 차가 1.5게임이었던 데에 비해 올해는 3위와 1.5게임, 4위와 3게임 차. 탈환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선두의 고충이 여전히 느껴지는 바이다.

그럼에도 올해 넥센의 선전은 작년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단 내에서의 변화가 상당하다. 우선 수비력이 크게 향상했다. 현재 넥센은 팀실책 9개로 삼성(8개)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9개 팀 실책 평균 16.67개에 1/2에 그치는 수치다. 지난 2일 경기 또한 10회 말 서건창, 강정호, 유한준의 호수비로 만들어 낸 쓰리아웃이 아니었다면 경기는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전반적인 투타의 내용이 달라진 점이다. 이는 1위 수성 이후 연패와 순위 하락에 빠졌던 넥센의 '평행이론'이 깨질 수도 있다는 짐작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일부'의 야구에서 '모두'의 야구로

작년 넥센은 투타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투수 쪽에서는 나이트와 밴 헤켄의 원투펀치가 돋보였다. 팀의 61승 중 27승(나이트 16승, 밴 헤켄 11승)이 두 용병 투수 손에서 나왔다. 둘을 제외하곤 김병현, 김영민, 강윤구, 장효훈 등 선발로 나선 토종 선수들의 성적은 아쉬움이 컸다. 불펜에서도 이렇다 할 승리조를 찾기 힘들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날이면 리드를 잡고 있어도 불안감에 휩싸였다. 최소 6이닝은 소화해준다는 믿음이 있는 나이트, 밴 헤켄의 경기 외에는 편하게 관전하지 못했다.

타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를 살펴보면 LPG(이택근-박병호-강정호)와 테이블세터로의 첫 도전을 시작한 서건창의 활약이 뛰어났다. 하위타선은 말마따나 '쉬어가는 타선'이나 다름 없었다. 네 선수가 부진한 날에는 팀타선이 물을 끼얹은 듯 잠잠했다. 서건창이 출루하고, 중심타선이 타점을 올리는 패턴의 공격 방식이 이어졌다. 하위타선의 타격감은 간간히 타올랐다가 금세 꺼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나이트, 밴 헤켄 이외에도 김병현, 강윤구, 김영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병현, 강윤구는 벌써 시즌 2승을 올렸고, 김영민은 승리는 없으나 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6과 2/3이닝 동안 1실점만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불펜진도 마정길과 송신영의 합류로 선수층이 두터워짐은 물론, 한현희와 손승락의 활약으로 승리조도 자리 잡기 시작했다.

타선에서도 상위, 중심, 하위타선 모두 제각각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 한 쪽이 잠잠하면 다른 쪽이 커버해주면서 전체적인 팀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중심타선을 위주로 득점이 이루어졌던 지난 시즌에 반해 이성열(14타점), 장기영(12타점), 유한준(11타점), 김민성(10타점) 등 고루 타점을 올리면서 득점 루트도 다양해진 모양새다.

말 그대로 투타의 야구가 '일부'의 야구에서 '모두'의 야구로 변화했다. 서로의 부진을 채워주고 부족한 점을 메워주면서 넥센 히어로즈만의 야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때마침 이어지는 주말 3연전은 이전까지 1위였던 KIA와의 경기이다. 넥센은 침몰과 1위 수성을 가르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지난 시즌과 '평행이론'을 이룰 것인지,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인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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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야구 넥센 1위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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