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물소리에 전나무숲 향 내음으로 더할 나위 없이 걷기 좋은 숲길.
김종성
월정사 매표소에서 입장료 3천원을 내고 들어서면 월정사 일주문 입구 뒤 신비한 숲길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오대산 전나무 숲길' 혹은 '천년의 숲길'이다.
일주문 앞에 있는 쉼터 정자에서 미리 연락을 했던 푸근한 인상의 오대산 국립공원 해설사와 만났다. 함께 숲길을 걸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방문객이 3명 이상일 경우, 누구나 숲 해설사와 함께 동행하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방문 전 미리 예약 전화만 하면 된다.
전북 부안의 내소사, 경기 남양주의 광릉수목원과 함께 '한국 3대 전나무 숲'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숲길은 일주문부터 월정사 앞 금강교까지 1㎞에 걸쳐 펼쳐진다. 평균 수령 80년이 넘는 전나무가 무려 1700여 그루가 살고, 긴점박이 올빼미,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도 340여 종이 살고 있는 국립공원의 특별보호구역이다.
숲길에 들어서자마자 환영을 하듯 새들의 지저귐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더불어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전나무 숲 특유의 내음이 코끝에 풍기며 은은함을 제공한다. 흙 위에 떨어진 푸르고 뾰족한 전나무 잎을 코에 대자 깊은 녹차의 향이 코를 뚫고 머리까지 전달된다. 냄새가 참 좋아 걷는 내내 잎을 손에 쥐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