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콘서트-5월의 피아노, 현미경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다.

검토 완료

한가람(rkfka4964)등록 2013.05.20 18:23
과제를 위해 친구들과 함께 을숙도 문화회관으로 향했다. 연주회를 간다는 건 거의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과제 때문이긴 하더라도 공연을 가는 내내 설레었다. 도착해서 표에 적힌 좌석을 찾아 앉은 뒤, 연주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조명이 꺼지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피아니스트가 등장했다. 초등학생 시절, 피아노 학원을 다닐 때가 생각났다. 문화예술회관을 빌려 원생들끼리 조촐한 연주회를 한 적이 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부모님과 많은 사람들이 내 연주를 듣는다는 건 떨리는 일이었다. 분명 저 사람도 나처럼 그랬던 시절이 있었겠지. 그렇기 때문에 저 자리에 앉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지 느낄 수 있었다.공연 순서는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으로, 2부는 현대 아티스트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클래식 작곡가들이 말하는 사랑과 현대 작곡가들이 말하는 사랑은 어떻게 다를까?'
한 가지 궁금증을 안고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첫 곡은 드뷔시의 '달빛'. 잔잔한 선율이 스크린의 달 그림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 번째 곡은
세 번째는 슈만의 곡으로, 슈만 특유의 서정적 따스함이 묻어난다. 그의 곡이 이러한 특징을 띄게 된 것은 아마 부인인 클라라의 영향이 클 것이다. 1840년, 클라라와 결혼한 뒤 그 해에 183개의 곡을 작곡할 정도로 슈만은 행복의 절정에 서 있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슈만과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의 이야기 때문일까. 1부 곡들 중에서도 슈만의 곡에 더욱 귀가 기울여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2부는 5곡 중 4곡이 이루마의 곡들이었다. 뉴에이지 음악 중 가장 대중성 있는 곡을 꼽으라면 그건 단연 이루마의 곡이 아닐까. 만약 이루마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루마의 곡을 들어보면 "아, 이 노래!" 할 정도로 그의 곡은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몇 년 전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삽입 돼 유명해진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이 있다. 그 외에도 'river flow in you'와 '지금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등 미니홈피 BGM으로 깔아놓을 정도로 나는 꽤나 그의 곡들을 좋아한다. 이루마의 노래는 어딘지 모르게 구슬프다. 하지만 그 멜로디가 마음을 따스히 적셔준다. I, do you, kiss the rain, Love after 모두 아름다운 곡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꼽으라면, kiss the rain. 사랑이 찾아오는 건 비를 맞는 것처럼 그렇게 갑작스러운 일이 아닐까. 피아노 연주회인 만큼 나는 음의 아름다움에 귀를 기울였다. Absolute Music[절대음악]. 멜로디의 아름다움만으로 들어도 충분한 감동, 그게 바로 뉴에이지 음악의 장점이다.
연주회, 음악회 같은 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을숙도 문화회관을 다녀온 뒤, 가까운 곳에서도 이렇게 부담없는 가격에 다양한 문화생활을 접할 수 있단 걸 알게 되었다. 즐거운 금요일 밤이었다. 가끔씩 이렇게 음악과 함께하는 하루를 또 가졌으면 좋겠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