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록스타일 빨대 이론에 관한 연구

펑크의 시대는 끝났을까?

검토 완료

한가람(rkfka4964)등록 2013.05.20 18:23
작품 제목이 마치 심오한 레포트를 연상시킨다. 빨대 이론? 당최 무슨 내용일지 감이 안 잡힌다. 귀머거리에 벙어리라는 소문의 빨대맨. 그리고 나뒹구는 빨대들이 마치 자기 자신들과 닮았다는 그 시대 사람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자유롭고 싶다 자유를 달라 계속 외치지만, 아나키즘을 지향하는 P양의 말처럼 인간에게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다면 오히려 그것은 온전히 자유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펑크키드들은 어떤 모습의 자유를 갈망한 것일까.

나는 아직도 어린 아이인 것 같다. 그 당시엔 그렇게 좋아보이고, 빛나보이던 게 시간이 지나면 왜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게 돼버리는 걸까. 그 때와 같은 마음으로 바라볼 순 없는 건가? 모든 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을 잊는다는 건 꽤 슬픈 일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펑크록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일렉트로닉이 메꿨다. 클럽은 조도가 낮은 조명을 장식해놓은 카페로 바뀌었다. 또 무엇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무엇이 들어설까?

가끔 사람들이 너무 아파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그들과 나는 한없이 멀다.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심하면 저렇게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있는 걸까. 소통의 단절이란 참으로 무섭다. 그럴 땐 길거리에서 누구든 붙잡아서 물어보고 싶었다.

"괜찮으세요?"

그리고 위로 아닌 위로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다. 그러나 이건 생각일 뿐이다. 현실은 나부터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으니까.

'나'에게 담배를 빌려갔던 여고생이 어쩌면 빌려간 책 내용처럼 부모님의 빚을 갚기 위해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일 수도 있다. 담배를 같이 피우는 대신, 일상적인 말 한 마디라도 걸어줬으면 어땠을까? 그녀의 인생의 결말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내가 결말을 지을 수 있는 글과 같다면 해피엔딩이길 바란다. 하지만 '우연한 사랑과 기회'가 없다면 새드엔딩일 수도 있겠지.

누구와도 관계 맺지 않는다면, 그러고 있다는 착각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란 말이 너무 슬프다. 나 또한 그러한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그 사람들과 나 사이에는 꽤 길고 질긴 관계의 끈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내 착각에 불과할까봐. 마치 하나의 꿈같은……. 그 꿈에서 깨면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을까봐 덜컥 겁이 난다.

고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고대어와 달리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고 또 변화하는가. 펑크키드들은 결국 시대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그 변화 속에 자신들이 물들어 갔다. 펑크의 시대는 끝났을까? 조금 암울한 이 현실 속에서 나는 이렇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도 빨대처럼 시대의 변화에 맞춰 주름빨대, 스푼빨대가 되어야 하는 걸까. '변화하는' 사람과 '변화 당하는' 사람. 나는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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