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사례처럼 우슈도 인기 끌었으면..."

[인터뷰] 우슈 청소년국가대표 박근우 선수

등록 2013.06.25 14:20수정 2013.06.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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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근우 선수가 제7회 아시아청소년우슈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훈련하고 있다.

박근우 선수가 제7회 아시아청소년우슈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훈련하고 있다. ⓒ 김희영


중국 무술을 현대 형식에 맞게 규정화한 스포츠 '우슈'를 아는가. 어린 나이부터 이 종목에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 달려온 고등학생이 있다. 우슈 청소년국가대표 박근우(영주영광고 2년)군이 그 주인공.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10일, 경북 영주시의 한 체육관에서 그를 만나 우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계선수권 같은 큰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서 부모님과 스승님의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며 "인터뷰를 시작한 박군은 "현재 아시아 경기를 두 달 앞두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힘들기도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자부심으로 더 힘을 낸다"고 활짝 웃었다. 박군은 지난 3월 2013 우슈국가대표선발전에서 고등부 남자 장권부문 우승을 차지하며, 8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제7회 아시아청소년우슈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 선수로 출전하게 됐다.

체육관을 날아다니는 듯한 날렵한 몸짓으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박군은 현재 영주에서 매일 4시간씩(일요일 제외) 훈련을 받고 있다. 그는 "몸동작을 이용하는 장권, 도와 곤을 이용해 연기하는 도술과 곤술 경기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우슈는 표현 경기인 '투로'와 대련 경기인 '산수'로 나뉘는데(태권도 식으로 말하면 투로는 품세, 산수는 겨루기), 박군은 그 중 투로 부문 선수다. 그가 준비하는 세 가지 경기는 크고 넓은 동작과 유연성·힘 등을 필요로 한다. 그는 "제 종목은 상대방과 겨루는 경기가 아닌 혼자서 연기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표현력이 특히 중요하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꼭 애국가를 울리고 싶다"는 박군은 이미 아시아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경험이 있다. 2년 전 제6회 아시아청소년우슈선수권대회에서 장권 부문 은메달, 도술 부문 동메달을 획득한 것. 그는 "메달을 땄을 때 그동안 고생한 생각이 많이 났고, 기뻐하시는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라 매우 뿌듯했다"며 "우슈를 하면서 가장 보람찬 일이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직까지는 비인기 종목인 우슈. 박군은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도 몇 년 전보다는 대중화된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종목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김연아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 피겨 스케이팅이 유명해진 것처럼, 저도 국제무대에서 훌륭한 성적을 가지고 와서 우슈를 인기 종목으로 만들고 싶어요."

쌍둥이 누나와 함께 우슈 하는 박근우 선수


박군은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우슈를 처음 접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운동을 보내려고 하셨는데 태권도나 합기도 같은 운동은 너무 흔해서 고민했다더라"라며 "그러다 우연히 우슈 체육관에 다니게 됐다"고 지난 날을 떠올렸다. 이어 "거기에서 흥미를 느끼고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지금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군의 쌍둥이 누나 박보송(선영여고 2년)양도 그와 같은 우슈 선수다. "우슈계에서는 이미 쌍둥이 선수로 유명하다"며 밝게 웃는 그는 "누나는 재작년, 작년, 올해 3년 연속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누나와 같이 운동을 하니까 외롭지 않다"며 "서로의 장단점을 지적해줄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롤 모델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 스승님인 김창선 관장님을 닮고 싶다"라고 말한 그는 "그분은 누구보다도 제자들을 성심성의껏 가르쳐 주신다"며 "항상 관심을 가져주시기 때문에 더 열심히 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스승님께 정말 감사하다"며 "나중에 지도자가 되어 제자들을 키울 때 그분의 모습을 많이 본받고 싶다"고 귀띔했다. 박군은 마음씨가 예쁜 효자기도 하다.

"운동을 하면서 다친 적도 많은데 부모님이 아시면 속상해 하실까봐 숨기기도 했어요. 우슈를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어요. 집안 형편 상 전지훈련에 참여하기 어려워 포기할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요. 그때 부모님께서 '어떻게 해서라도 꼭 보내줄 테니 걱정 말고 운동이나 열심히 해'라고 하셨습니다. 당시 많이 속상했고, 차라리 공부를 했더라면 부모님이 덜 힘드셨을 거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 그에게 주변의 관심과 성원은 큰 힘이 된다. 박군은 "주변 사람들이 나를 정말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뿌듯해했다. 이어 "시합 때 응원도 와주시고 힘들 땐 격려도 많이 해주신다"며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내년에는 세계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박군은 "운동선수를 넘어 스포츠스타가 되는 것이 제 바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근우 #우슈 #청소년국가대표 #아시아청소년우슈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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