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서 증거품으로 놓인 스마트폰들 (자료 사진)
연합뉴스
경찰과 검찰수사로 그 실체의 일부가 드러난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은 '온라인 공작'이라는 새로운 특징을 갖고 있다. 그동안 국정원의 공작은 주로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졌다. '북풍', '총풍' 등으로 이름붙여진 공작들이 그랬다. 반면 국정원 댓글공작은 '전통적인 공작'과는 달랐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이 공작의 주요무대였다. 인터넷 여론조작을 통해 선거 등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온라인 공작'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공작은 특히 여론영향력이 부쩍 커진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이루어졌다. 검찰이 찾아낸 트위터글만 해도 320여 건이고, YTN과 <뉴스타파>에서는 각각 2만여 건과 23만여 건을 복원했을 정도다. 이는 그만큼 SNS에서 국정원의 댓글공작 활동이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정보통신기술(IT)의 발전이 정보기관의 공작을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국정원 직원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국정원의 대변인도 "스마트폰을 쓰는 직원이 상당수 있다"며 직원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한 것만은 사실로 인정했다.
- 정보수집요원(IO)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나? "안한다. 다만 원내로 가지고 들어오지는 못하지만 스마트폰을 쓰는 직원은 상당수 있다. 밖에서 쓰는 건 자유다."
- 스마트폰 구입비, 요금 등을 지원하지는 않나? "안한다."
- 스마트폰으로 댓글작업 등을 했다는 주장이 있다. "노트북 가지고 하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그 업무를 했다면 검찰이 못찾아내겠나? 노트북은 타이핑이 쉬운데 핸드폰은 타이핑이 얼마나 어려운가."
- 스마트폰으로는 트위터에서 리트윗(RT)을 쉽게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거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다. 했다면 검찰이 다 찾아내겠지."
검찰은 지난 6월 14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국정원 직원이 사용하는 트위터 계정에 정치 관련 글 320여 개가 발견돼 최종확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확인결과를 공소장에 추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스마트폰, 정보기관의 일상적 공작을 가능케 하는 도구?흥미로운 사실은 기자가 알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이 대부분 지난 2011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B씨는 "2011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나보다 일찍 사용한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직원인 C씨는 지난 2011년 말 이후 스마트폰을 개통한 데 이어 자신이 맡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잉(following, 친구맺기)했다.
국정원 직원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난 시기는 아이폰 판매 이후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고, 이를 통해 트위터 등 SNS 영향력이 커져가는 때와 대체로 일치한다. 특히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 직후 그 선거결과에 SNS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언급한 국정원 직원 C씨가 스마트폰을 개통해 트위터 계정을 만든 것도 그 즈음이었다. 이를 통해 담당 언론사 기자 등의 트위터 동향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C씨는 기자에게 특정 기자의 트위터글을 자주 거론하며 논평했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트위터에서 리트윗(RT, 남의 글을 재전송하는 행위)하거나, '오늘의 유머'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찬성-반대'를 클릭하는 데 아주 편리하다. 검찰수사와 언론의 추적 결과, 국정원은 "이슈와 논지"를 생산하는 핵심계정과 여론확산을 위해 리트위하는 계정 등으로 나뉘어 '온라인 공작'을 벌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심심하기도 하고, 주위에서 카톡 안한다고 타박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됐다"라며 업무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흔적이 대거 발견된 점을 헤아릴 때 스마트폰이 온라인 공작의 도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심리정보국 소속뿐만 아니라 국내정보를 다루는 직원들까지 '온라인 공작'에 동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마트폰이 '일상적 공작'을 가능케 한 도구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국정원 직원 D씨는 "스마트폰은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포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개인별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구입비, 요금 등을 우회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어찌 보면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안하고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라며 "밖에서 그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달거나 트위터글을 리트윗하는 것을 정보기관의 고유업무로 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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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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