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출석률·안건 표결 비율, 새누리당 '낙제점'

참여연대 '6월 국회 본회의 표결 불참 보고서' 발표...의안 1개당 의원 70명 불참

등록 2013.07.23 18:08수정 2013.07.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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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이 재석의원 181인 중 찬성 156인, 반대 12인, 기권 13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 남소연


입법 기관인 국회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은 법안·안건을 심사하고 통과시키는 일이다. 법을 만들고, 심사하고 통과시키는 것은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대의기관으로서 국회가 해야 할 핵심 업무이기도 하다. 법안 하나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들은 최종적으로 본회의에 당도한다. 300명 의원들 가운데 절반이 출석하고 이 가운데 절반이 찬성하면 해당 법안은 통과된다. 법안 통과 여부가 의원들의 손 끝에서 결정되는 상황.

따라서, 법안 통과를 결정하는 본회의에 의원들이 참석하는지 여부, 또 투표에 참여하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본회의 참석은 학생으로 말하면 수업 출석이고, 투표는 시험 참가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난 6월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출석률과 시험참가율은 어떨까.

6월 국회, 안건 1개당 의원 70명 불참

참여연대가 23일 발간한 '6월 국회 본회의 표결 불참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의원들의 1/4 가량이 본회의에 결석했거나, 출석은 했지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3일부터 7월 2일까지 열린 6월 국회에서는 총 255개의 의안이 표결에 붙여졌다. 이 가운데 표결에 불참한 의원은 의안 1건 당 평균 70명에 달했다. 아예 본회의에 결석한 의원은 평균 8명, 출석은 했지만 표결에 불참한 의원은 62명이었다. 98개 의안이 표결 처리된 지난 2일 본회의에는 300명 의원 가운데 285명 의원이 출석했다. 그렇지만, 의안 1개당 평균 65명이 출석 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6월 국회에서 의안 표결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의원은 네 명이나 된다. 김동완·유정복·진영·정두언 의원이 그들이다.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김동완 의원은 4차례 열린 본회의에 모두 결석했다. 정두언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법정 구속 상태라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유정복, 진영 의원은 출석했으나 자리를 비워서, 혹은 결석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본회의 출석률이 매우 낮은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사학위 논문 작업 때문에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한 번은 오전에 참석했으나 오후에 빠진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안 표결에 80% 이상 참여하지 않은 의원은 13명이나 됐다. 모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90% 이상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은 하태경, 이인제, 홍문종 의원이다. 박덕흠, 홍문표, 김태호, 이한구, 이군현, 강석훈 의원은 80% 이상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홍문종 의원의 경우 출석은 했으나 자리를 비워 표결을 하지 못한 것이 전체의 92%에 육박한다. 표결에 붙여진 255건의 의안 가운데 235건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 김태호 의원은 출석은 해놓고 자리를 비워 표결하지 못한 건이 전체의 82%에 달했고, 이군현 의원은 81%, 강석훈 의원은 80%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의원의 1/3 이상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안이 6건이나 된다. '도시가스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112명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출석 후 불참'은 107명에 달했다. 정국을 뜨겁게 달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에도 109명의 의원이 표결하지 않았다.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 역시 101명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모두 출석 후 불참한 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본회의는 국회 의사를 최종 결정하는 공간인데..."

출석한 의원들은 왜 표결에 불참하는 것일까. 지난 2일, <오마이뉴스>가 지켜본 본회의장 모습은 이 같은 저조한 투표율의 이유를 조금은 짐작케 한다.

이날 법안들은 빠른 속도로 상정됐고, 투표가 이뤄졌다. 총 투표 시간이 10초가 되지 않는 법안도 상당수였다.

대개 의원들은 대화를 나누거나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거나, 깜빡 잠이 들었다가 투표에 참여했다. 본회의가 시작된 지 4시간 후인 오후 7시가 넘어가자 자리를 뜨는 국회의원들이 늘었다. 이들은 '출석 체크'는 돼 있지만 표결에는 불참한 것으로 집계된다.

법안 발의 의원이 나서 법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면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우르르 빠져 나갔다. 투표할 때가 임박해 국회의장이 "투표하세요"라고 말하면 그제야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이처럼 분주히 오가다 투표 때를 놓치는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기본적으로 의원들은 안건 표결에 대해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았다. 상정된 안건을 꼼꼼히 읽고 표결에 임하는 의원들은 손에 꼽혔다.

참여연대는 "국회 본회의는 국정 전반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장이고, 국회 의사를 최종 결정하는 공간"이라며 "따라서 본회의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 후에 자리를 비워 의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본회의 #표결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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