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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교실', 마녀의 진심이 아이들을 성장시켰다

[드라마리뷰] 기존 교사 캐릭터와 달랐던 마여진의 색다른 가르침

13.08.02 14:22최종업데이트13.08.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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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교실>의 한 장면 ⓒ MBC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고현정의 이해할 수 없는 교육법으로 말이 많았던 <여왕의 교실>이 '진심은 통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상기시키며, 감동의 졸업식을 끝으로 2개월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극본 김원석, 김은희·연출 이동윤) 마지막 회에서는 결국 마여진(고현정 분)이 1년 정직이라는 징계를 받아 6학년 3반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여진에게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은 한층 성장 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마여진은 흐믓해 하며 미소를 지었다.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여왕의 교실>은 산들초등학교 6학년 3반 아이들이 '마녀'로 불리는 절대 권력자 마여진을 상대로 1년 동안의 투쟁기를 그렸다. 사실 극 초반 마여진의 교육 방식은 논란을 일으켰다. 개학식 첫날부터 쪽지시험을 보고 성적에 따라 아이들을 차별했고 아이들간의 갈등을 조장하기 다반사였다. 게다가 아이들 가운데 스파이를 심어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었고, 아이들이 감추고 싶은 개인사를 공개해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마여진 캐릭터는 쉽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과연 저렇게 해서 아직은 여리디 여린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킬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오히려 마여진의 교육법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마여진의 교육은 아이들을 한층 성장시켰다. 왕따를 조장하며 서로를 불신하고 자기밖에 모르던 아이들은 어느새 친구를 생각하고 자신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그것은 마여진의 진심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되지 않았다면 그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을 방법이다. 하지만 마여진은 아이들을 사람하는 마음이 있었고, 아이들 또한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점차 그녀의 진심을 느꼈다

마여진은 보통 드라마에서 그려온 교사의 모습과는 달랐다. 기존 드라마에서 교사는 대개 <학교 2013>의 정인재(장나라 분)처럼 학생들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마여진의 교육방식과 태도는 그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어보였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란 것을 마여진을 통해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 앞에서만 독재자로 보일 뿐 실제로는 아이들의 세심한 부분까지 바라보며 걱정하면서도 스스로 이겨내길 바라고 있었다. 즉 다른 선생들은 물고기를 잡아주려고 했으나 마여진은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려 했던 것이다.

교육위원회에서 마여진을 학교에서 내보내려 하자, 아이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하며 탄원서를 제출하려 했다. 그것을 본 마여진은 아마 가슴 속으로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그녀는 마지막 수업에서  "기억해라. 너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고 오직 오늘, 지금 여기에서의 시간 밖에 없다"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오늘 주어진 소중한 걸 버리는 멍청한 짓은 하지마라"라는 가르침으로 반 전체를 울리며 떠났다.

마여진의 가르침은 비단 6학년 3반에만 머물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동안 마여진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할 수 있거나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갔고, 동료 교사인 양민희(최윤영 분) 또한 교육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에게 맞는 교육은 어떤 것인지 찾아갔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졸업식이 다가왔다. 이를 보고 싶어 찾아온 마여진에게 아이들은 한걸음에 달려와 졸업작품을 보여주면서 한 명씩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교실을 떠나는 마여진에게 '스승의 은혜'를 불러줘 그녀를 울컥하게 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찌질대지마. 어리광 그만 부려 언제까지 추억타령을 하고 있을 거지? 이제 중학교를 가도록"이라고 말하며, 아이들의 성장에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은 역시 마여진 다웠다.

6학년 3반이라는 아이들이 주인공이었던 <여왕의 교실>은 보는 시청자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비록 시청률이 10%를 넘지는 못했지만 <여왕의 교실>이 사회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크게 다가왔다.

여왕의 교실 고현정 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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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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