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아빠 어디가' 인기의 핵심은 아빠와 아이의 교감

[주장] 아이들의 꾸밈없는 모습 오래 간직해주는 프로그램 되길

13.08.06 16:32최종업데이트13.08.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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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지난 4일 방영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 한 장면 ⓒ MBC


지난 5월 방영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 형제특집 1탄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윤후에 이어 김민율이라는 또 한 명의 예능 신동을 탄생시킨 형제특집 1탄은 시청자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 4일 다시 형제특집 2탄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이종혁의 큰아들 탁수가 학업 탓에 불참했지만, 지난 형제 특집 때 건강 문제로 참여하지 못한 성동일의 딸 성빈이 함께했다.

역시 성빈은 듣던 대로 당찬 아이였다. 처음 보는 삼촌과 친구들. 그리고 여러 대의 카메라, 스태프가 낯설 법도 했다. 하지만 긴장하는 기색 없이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다른 출연진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빈므파탈' 성빈은 오빠 성준과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소원대로 <아빠 어디가>의 두 번째 여정에 참여한 민율이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다. 5살 어린 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남다르게 표현하는 민율이는 이번 여정에서는 무거운 자두 바구니도 혼자 척척 드는 등 열정적인 자세로 여행에 임했다. 지금까지 민국, 성준, 윤후, 준수, 지아 등 다섯 아이에게 초점을 맞춘 <아빠 어디가>에서 새로운 아이들의 등장은 새로운 활력소를 안겨줬다.

지난 4일 방영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 한 장면 ⓒ MBC


<아빠 어디가>는 그동안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조차 없었던 아빠와 아이들이 1박 2일 동안 교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아빠 어디가>는 예능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지금 부모이거나 훗날 부모가 될 시청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육아 지침서이기도 하다.

서먹했던 아빠와 아이가 몇 번의 여행을 통해 부쩍 친밀해진 모습은 부모와의 유대 관계 형성이 아이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아빠와 드넓은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지난 1월 첫 촬영 때보다 한결 밝아졌다.

아빠 윤민수와 여행 오던 날, 엄마를 찾으며 울던 윤후는 이제 아빠와의 시간을 오붓하게 즐긴다. 아빠한테 "죽을 때까지 아빠와 여행하고 싶다"고 속삭이는 윤후는 여전히 엄마 바라기이지만, 더 이상 울먹이며 엄마만을 찾지 않는다. 첫 촬영 당시, 다른 이들과 달리 손을 잡지 않고 서먹하게 촬영장에 들어섰던 성동일, 성준 부자의 화기애애한 변화는 <아빠 어디가>가 보여준 최고의 미덕 중 하나다.

이처럼 <아빠 어디가>에 동행하는 아이들은 이 여행을 통해 아빠와 나날이 친해지는 반면, 아쉽게 여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다른 형제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했다. 그래서 <아빠 어디가>에서 평소 여행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형제특집'을 기획한 것은 오히려 촬영 때문에 더 같이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함이었다.

지난 4일 방영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 한 장면 ⓒ MBC


<아빠 어디가>는 아빠와 아이들이 여행을 통해 시간을 보내는 그 자체가 소중하게 다가오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을 잘 나가는 아역스타가 아닌, 아빠와 여행가는 그 자체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간직하고자 한다. 최근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과도한 복불복으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들은 특유의 천진난만함으로 어른들의 장난을 머쓱하게 한다.

<아빠 어디가> 이전에도 스타의 2세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프로그램은 더러 있었다. 하지만 유독 <아빠 어디가>가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아빠와 함께하는 진솔한 여행에서 아이들의 솔직하고도 순수한 행동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냥 아빠 따라 여행 와서 신난 아이 그 자체였던 성빈과 민율이 큰 호응을 받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또 이미 무밭인지 알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지금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만 시린 '나이만 어른'으로서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고자 하는 <아빠 어디가>의 노력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빠 어디가 성빈 김민율 윤후 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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