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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자매 '주군의 태양'·소현경 '투윅스', 당신의 선택은?

[프리뷰] '너의 목소리가 들려' 떠난 수목드라마 시장, 스타작가들의 자존심 싸움 시작

13.08.07 09:45최종업데이트13.08.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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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수목드라마의 절대강자였던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퇴장하면서 수목극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방송 중인 KBS 2TV <칼과 꽃>이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방송가의 이목은 SBS <주군의 태양>과 MBC <투윅스>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두 작품은 '흥행 메이커'로 잘 알려진 드라마 작가 홍정은-홍미란 자매(이하 홍자매)와 소현경이 집필을 맡아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체면 구겼던 홍자매, <주군의 태양>으로 설욕할까

SBS 드라마스페셜 <주군의 태양>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서인국, 김유리, 공효진, 소지섭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한국 드라마 업계에서 홍자매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상징적 존재다. 2005년 <쾌걸춘향>을 시작으로 <마이걸><환상의 커플><쾌도 홍길동><미남이시네요><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최고의 사랑>에 이르기까지 로맨틱 코미디 장르만 고집하며 수많은 히트작을 쏟아낸 그들은 자타공인 최고의 흥행 보증 수표로 명성을 떨쳐 왔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위트 있는 상황 설정, 무겁지 않은 스토리 라인을 무기로 한 홍자매 드라마는 특히 10~30대 여성층의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엄태웅, 재희, 장근석, 이승기, 차승원, 윤계상, 이다해, 한예슬, 신민아, 공효진 등 드라마 속 주연 배우들은 절정의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홍자매가 방송가에서 알아주는 높은 원고료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분위기가 다소 비장하다. 전작인 <빅>이 예상치 못한 실패를 하면서 홍자매의 이름값에 치명적인 생채기를 남겼기 때문이다. 공유의 첫 드라마 컴백작이자 이민정, 수지 등 '핫'한 스타들이 총 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빅>은 경쟁작 <추적자>와 <골든타임> 등에 밀려 동시간대 꼴찌를 하기도 했다. 여기에 작품에 대한 혹평까지 겹치면서 홍자매로선 전에 없는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이런 의미에서 홍자매의 신작 <주군의 태양>의 성공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주군의 태양>의 흥행 여부가 향후 홍자매의 작품 활동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20%를 넘는 높은 시청률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바통을 넘겼기 때문에 일련의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두 자릿수 시청률로 출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톱스타 소지섭과 공효진이 합류한 것 또한 금상첨화다. 귀신을 보는 여자와 인색하고 유아독존인 남자의 독특한 만남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인데 소지섭과 공효진 모두 베테랑인 만큼 연기력 부분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에서 홍자매와 호흡을 맞춰 본 경험이 있는데다가 동년배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인 만큼 활약상이 기대된다.

결국 문제는 홍자매의 대본이다. 삐끗했던 <빅>의 악몽을 떨쳐내고 <환상의 커플><최고의 사랑>에 버금가는 완성도 높은 대본을 뽑아내야만 드라마의 흥행 역시 보장받을 수 있다. 뒷심이 강한 편인 홍자매가 하루 빨리 제 페이스를 찾고 이야기를 힘 있게 끌고 나간다면 <주군의 태양>은 모두가 예상하는 것처럼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모든 공은 홍자매의 두 손에 달린 셈이다.

'주말극의 여왕' 소현경, 주중에도 통할까

MBC 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조민기, 류수영, 손형석 PD, 박하선, 이채미, 이준기, 김소연이 2주를 상징하는 브이자를 만들어보이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드라마 좀 안다는 이들에게 요즘 활동하는 드라마 작가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을 한 명 대보라고 한다면 아마 '소현경'이란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할 것이다. 1999년 MBC 베스트극장 <앙숙>으로 데뷔한 그는 올해로 15년차를 맞는 중견 작가이자 최근 드라마 업계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2000년 <진실>의 서브 작가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현경은 <매일 그대와><성녀와 마녀><그 여자><얼마나 좋길래> 등을 거쳐 2009년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통해 비로소 톱 작가의 반열에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최고 시청률 45.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이 작품은 이승기, 한효주 등을 당대의 청춘스타로 만들어 내며 그 해 최대 화제작으로 기록됐다.

그는 올해 초 KBS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다시 한 번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아버지를 부정한 딸과 그 딸을 절절하게 사랑하는 아버지의 부성애를 절묘하게 그려낸 <내 딸 서영이>는 최고 시청률 47.6%를 기록하며 종전 소현경의 최고 기록이었던 <찬란한 유산>의 시청률을 갈아치웠을 뿐 아니라 타이틀롤 이보영을 명실상부한 원톱 여주로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소현경이 '주말극의 여왕' 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아쉬운 것은 그가 주말극에서의 활약과 달리 주중에서의 존재감은 미약했다는 점이다. 2010년 <검사 프린세스>, 2011년 <49일>은 작품성에 대한 호평과 관계없이 시청률 20%대 문턱을 단 한번도 밟지 못했다. 오히려 방송 내내 10% 초반의 낮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경쟁작들에 치여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차지 할 수 없었다. 주말극에서 40%대 시청률을 자랑하는 소현경에게 이 성적표는 결코 만족하기 힘든 수치다.

소현경 작가가 주말 뿐 아니라 주중에서도 통할 수 있느냐는 결국 이번에 방송되는 <투윅스>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안방 극장 공략에 나선 소현경은 <투윅스>를 통해 이름값을 한껏 높이는 한편,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태세다. 이준기, 류수영, 김소연, 박하선 등 주연배우들의 면면 또한 훌륭하고 손형석 PD의 연출력 또한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만 전작인 <여왕의 교실>이 5~6%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 요즘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밝고 가벼운 장르가 아니라는 점은 크나큰 약점이다. 뒷심이 강한 작가인 만큼 시간을 충분히 두고 초반 시청률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여유가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나는 수목 미니시리즈 특성 상 과연 이것이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말이다.

이렇듯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여왕의 교실>이 동시에 떠나며 무주공산이 된 수목 드라마 시장에서 홍자매와 소현경은 피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게 됐다. 전작의 실패를 반드시 설욕해야 하는 홍자매와 주중극에서의 대박이 고픈 소현경 중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그들의 격돌이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주군의 태양 투윅스 홍자매 소현경 수목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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