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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마리 몬스터로 가득한 대학교로 놀러 오세요

[인터뷰] '몬스터 대학교' 댄 스캔론 감독·코리 라이 PD..."픽사는 모험을 지원하는 곳"

13.09.06 11:16최종업데이트13.09.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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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 기자 간담회에서 댄 스캔론 감독과 코리 라이 프로듀서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12년 전 <몬스터 주식회사>에 환호했던 한국 관객들이라면 속편인 <몬스터 대학교>에 분명 설렐 것이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댄 스캔론 감독이 코리 라이 PD와 함께 4일 한국을 찾았다.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두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픽사의 14번째 장편이라는 점, 픽사와 디즈니의 영화를 보며 애니메이터를 꿈꿨던 댄 스캔론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일단 그들에게 의미가 있었다. 코리 라이는 <토이 스토리2> <인크레더블> <업> 등에 참여하며 20년 간 픽사에 몸담은 베테랑 PD다.

한국 관객에겐 어떨까? 이번 <몬스터 대학교>는 픽사 역사상 가장 많은 스토리 보드(22만 7000개)가 사용됐고, 최다 캐릭터(300개의 몬스터)가 동원됐다. 여러모로 픽사의 상상력과 기술력을 한데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인 셈. 또한 애니메이션 최초로 속편이 프리퀄(이미 공개된 작품보다 시점 상 앞선 이야기를 다룸)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이번이 처음 방한인 댄 스캔론 감독은 흥분한 상태임을 드러내며 인터뷰 질문에 성심껏 응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대학교가 배경...수백 개의 몬스터를 만들어냈다"

- 첫 질문부터 좀 강할 수 있겠다. 사실 그간 픽사가 발표한 애니메이션의 최근 흥행 성적이 좋지는 않았다. <몬스터 대학교>도 미국 현지에서 6월 21일 개봉 후 초반엔 흥행을 했지만, 이후 개봉한 경쟁작 <슈퍼 배드2>의 돌풍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코리 라이 : "픽사의 모든 작품은 각자 독자적으로 이해한다.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안타깝게 흥행에는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작에서 성공했다고 해도 그 이후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우린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한다. 가능한 최고의 이야기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 새로운 세계의 창조라고 했지만 전작인 <몬스터 주식회사>의 프리퀄인 만큼, 그 미덕을 이어가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댄 스캔론 :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다. <몬스터 주식회사>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에 대해 애정이 크다. 스토리에 맞게 이번에 그 캐릭터를 다시 소개하는 면도 있다. 또한 이미 알려진 캐릭터 안에 반전을 넣는 것도 특징이다. 마이크와 설리번의 학생 시절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그러한 예 중 하나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를 대거 추가했는데 이 부분은 차별점이다. 하나의 도전이자 재미였다. 동시에 그건 어렵고 긴 과정이기도 하다. 날개 달린 몬스터, 심해 몬스터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대학교 특유의 분위기를 전하는 것도 새로운 작업이었다."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의 한 장면. ⓒ 소니픽처스 코리아


- 300여개의 몬스터를 제작하는 데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코리 라이 : "캐릭터 창조는 언제나 스토리에서 출발한다. 이야기를 잘 지원할 수 있는 캐릭터 만들기 위해서다. 대학교가 배경이니까 이미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 백 개의 몬스터가 들어갈 거라는 예상은 했다. 다양한 몬스터를 내놓기 위해 8가지의 기본 모양을 만들고, 그걸 늘이거나 키워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스토리가 현실적이기에 캐릭터의 연속성도 고려했다. 무엇보다도 다들 작업을 즐기려 노력했다."

"픽사 장점은 모험...극단적인 걸 들고 와서 혼난 적 없다"

- 혹시 전작을 지휘한 피트 닥터 감독 등과 의견을 교환했나. 작품의 성격상 조언을 받았을 것 같다.
댄 스캔론 : "맞다. 피트 닥터는 이번 작품의 제작자기도 했다. 자주 만나서 모든 측면에 대해 논의했다. 그 덕분에 <몬스터 주식회사> 때의 느낌을 이번에도 재현할 수 있었다. 동시에 피트 닥터는 변화에 대해 늘 격려했고 새로운 요소를 추구하도록 유도했다. 난 매주 하루씩 그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멘토링을 받았다. 그는 내 질문을 기꺼이 받아주고 도와주었다. 픽사의 장점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 구체적으로 픽사는 어떤 식으로 지원을 하는가?
댄 스캔론 : "전반적으로 모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스토리 측면도 그렇지만 디자인에서도 특별하다. 극단적인 걸 들고 왔다고 혼난 적이 없다. 도전하기에 좋은 분위기와 환경이다. 그래서 우리가 꾸준히 새로운 캐릭터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 다른 장점은 협력이 잘 된다는 것이다. 많은 아티스트나 직원들이 서로의 작품에 대한 팬이다. 자신의 것을 공유하고 서로 도와주려 한다."

3D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 기자간담회에서 코리 라이 프로듀서와 홍보대사인 하하, 댄 스캔론 감독이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 그간 단편 및 실사 영화를 연출하다가 이번에 첫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이 됐다. 막상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해보니 어땠나.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
댄 스캔론 : "장르적으로 애니메이션은 생각보다 상상력이 훨씬 필요했고, 그걸 배우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어렵더라. 실사 영화는 촬영 공간이 있어서 작품의 분위기를 분명히 알고 지휘할 수 있는데 애니메이션은 가상이지 않나. 그런 면에서 애니메이션은 즉흥성이 떨어진다. 배우가 즉흥적으로 반응할 틈도 적다.

사실 내가 했던 실사 영화가 워낙 저예산이라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보다는 예산 차이에 따른 특징을 실감했다. 저예산 작업 땐 직접 모든 걸 도맡았지만 픽사에선 정말 많은 재능이 날 둘러싸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아이디어를 내면 바로 진행이 된다. 물론 <몬스터 대학교>가 나오기까지 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지만, 제작 결정과 함께 모든 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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