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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카메라 장난' 치지 않는다는 게 내 원칙"

[BIFF] 그의 '아이들'이 밝힌 김기덕 스타일..."시나리오는 나의 힘, 내 심장 담는다"

13.10.07 10:43최종업데이트13.10.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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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비프테라스에서 열린 '<김기덕 스타일 영화 만들기> 아주담담'에서 김기덕 감독이 영화<풍산개>의 전재홍 감독 및 문시현 감독(오른쪽)과의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말 그대로 '김기덕과 아이들'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시 이벤트 중 하나인 '아주담담' 코너에 김기덕 감독과 그의 연출부 출신인 전재홍 감독, 문시현 감독이 나란히 섰다.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비프 테라스에서 진행된 '아주담담'은 감독과 관객이 직접 만나 영화 이야기를 하는 코너다. 특히 6일 오후 '김기덕 스타일 영화 만들기'라는 제하로 마련된 행사는 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지막 '아주담담' 순서였다.

김기덕이 밝힌 자신의 제자들..."잠재력 무한하다"

영화 <풍산개>를 연출한 전재홍 감독과 <신의 선물>로 부산을 찾은 문시현 감독은 저마다 김기덕 감독과의 첫 만남을 소개하며 운을 뗐다. 2005년 칸 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을 발견한 전재홍 감독은 "말 그대로 스토커처럼 쫓아다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고 김기덕 감독에 대해 말했던 전재홍 감독과 달리 문시현 감독은 소위 '나홀로 연출'을 하다 전재홍 감독의 추천으로 김기덕 감독 사단에 합류했다. 문 감독은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전재홍 감독을 따라 김기덕 감독님과 인연이 시작됐다"고 알렸다.

두 사람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잠재된 에너지가 큰 감독"이라고 정의했다. 김기덕 감독은 "보통 누군가의 이름을 외우는데 오래 걸리지만, 두 감독은 모두 이름을 빨리 기억한 편이었다"며 "잠재성도 있었고 그만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전재홍 감독에 대해 김 감독은 "전재홍 감독 스스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본인이 쓰고 찍은 단편으로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했다"며 "자기 열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시현 감독에 대해서는 "여성 감독으로서 섬세한 면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전재홍 감독은 <풍산개>를 통해 메이저 영화계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후 전재홍 감독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리고 <포인트 블랭크>의 감독이었죠. 지금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건 결국 두 번이나 메이저에서 잘린 셈입니다.

저 역시 전재홍 감독이 그 판에서 벌어지는 힘 싸움에서 견딜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결국 다시 혼자 남았네요. 이게 한국영화의 현실입니다. 다들 유명배우와 함께 천만 관객을 목표로 작업하고 싶어 하지만, (두 사람처럼) 진정한 영화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기회가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기덕)

"흥행작 없지만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 시나리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비프테라스에서 열린 '<김기덕 스타일 영화 만들기> 아주담담'에서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영화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이정민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김기덕 감독은 지금까지 18편의 작품을 내놓았다. 그간 한국보단 칸, 베니스, 베를린영화제 등 국제 영화제와 인연이 깊었던 김기덕 감독은 국내에서는 좀 늦게 인지도를 쌓아간 편이었다.

그 사실을 인지한듯 김 감독은 "첫 영화의 관객 수가 5천 명, 두 번째가 6천 명이었다"며 "18편의 관객 수를 다 합쳐도 500만이 안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전재홍-문시현 감독은 김기덕 감독 작품을 두고 '강렬한 힘이 있는 영화', '카메라에서부터 힘이 느껴진다',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 등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정작 김기덕 본인은 겸연쩍어 하며 진짜 자신이 생각하는 힘의 원천을 공개했다.

"흥행작품이 하나도 없지만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는 건 시나리오 힘 덕분입니다. 전 시나리오를 통해 살아왔어요. <수취인 불명>의 경우, 영화를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그게 공모전에 당선돼 찍게 됐죠. 위기가 있을 때마다 날 끌어준 건 시나리오였어요.

정말 시나리오가 중요해요. 사실 촬영 자체는 얼마 안 걸립니다. 이번에 발표한 <뫼비우스>는 5일, <피에타>는 12일 정도가 걸렸어요. 대신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를 구축해가는 것에 온힘을 썼어요. 시나리오를 쓸 때 전 제 심장을 담습니다. 매일 나와의 싸움이고, 유혹도 강하지만 거기서 초연해져야죠.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를 구축해 가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조명 장난, 카메라 장난을 치지 않는다는 게 내 원칙입니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비프테라스에서 '<김기덕 스타일 영화 만들기> 아주담담'이 열리고 있다. ⓒ 이정민



김기덕 부산국제영화제 전재홍 문시현 뫼비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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