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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이 되어버린 송종국의 '딸바보' 캐릭터

[TV리뷰] MBC '아빠 어디가', 송종국의 지나친 딸 사랑이 씁쓸했던 이유

13.10.07 16:36최종업데이트13.10.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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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를 버리고 지아를 선택한 송종국의 민망한 딸 사랑. 6일 방영 <아빠!어디가?>속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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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 등장하는 다섯 아빠 중 가장 먼저 본인만의 캐릭터를 형성한 사람은 바로 지아 아빠 송종국이다. 일찌감치 '딸바보' 캐릭터를 구축한 그는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쳐도 지아를 먼저 생각하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시청자에게 커다른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반복되는(심지어 심해지는) 송종국의 '딸바보' 캐릭터는 사실 위험한 구석이 있다. 왜냐하면, 내 아이를 끔찍이 아끼는 모습이 때로는 다른 아이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6일 방영된 <아빠 어디가> '친구 특집' 3편 '짝꿍 운동회'에서 보여준 송종국의 약간은 이기적인 면모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아빠와 아이들은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진행했고, 진행자 김성주가 외친 "2명" 소리에 맞춰 저마다 짝을 이뤘다. 송종국은 자기 근처에 있던 준수를 안고 무사히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그 순간 그의 눈에는 짝을 찾지 못한 지아가 눈에 들어왔다. 지아의 탈락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송종국은 준수를 버리고 지아를 선택해 또 한번 '딸바보'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송종국의 선택으로 인해 졸지에 준수는 탈락 위기에 처했다.  이 모습을 보다 못한 성동일이 준수 대신 탈락을 자진했지만, 송종국은 끝까지 양보나 배려 없이 오로지 지아를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그 상황에서 차라리 준수와 지아를 짝 지어 주고 본인은 멋있게 퇴장했다면 아마도 재미와 웃음 모두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송종국은 오로지 지아를 살리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을 택했다. 더욱이 이날 송종국의 모습은 앞선 게임에서 윤후 친구 지원이 탈락 위기에 처하자 본인이 자진 탈락하며 다시 한 번 지원이에게 기회를 준 윤민수의 배려와 비교됐다.

그러고 보면 송종국은 지난 6월에도 수건돌리기 게임 중 지아가 준이에게 잡힐 위기에 처하자 준이의 진로를 방해해 준이로부터 "진짜 나빴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송종국의 입장에서야 자신을 희생해 딸을 지킨 멋진 아빠의 모습일 테지만, 다른 아빠와 시청자 눈에는 내 아이 상처주지 않으려고 다른 아이에게 상처 준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송종국의 행동에 어느 정도의 과장과 의도성이 섞여 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아이만 챙기고, 다른 아이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자식 사랑'을 가장한 '이기심'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만약 다섯 아빠 모두가 자기 아이 챙기기에 급급해 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결코 유지될 수 없다.

오죽하면 늘 천진난만하고 장난꾸러기인 준수조차 송종국에게 배신(?)당하자 어쩔 줄 몰라 제자리에 멈춰 선 채 할말을 잃었을까. 수개월간 이어져온 송종국의 '딸바보' 캐릭터로 인해 이제는 그가 지아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온 국민이 다 알정도가 됐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아뿐만이 아닌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힘을 쓰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일까? 그의 지나친 '딸바보' 캐릭터가 이 프로그램에 '독'이 되기 전에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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