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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자존심에 도전하는 중국 광저우의 돌풍

FC 서울-광저우, 26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놓고 격돌

13.10.25 16:11최종업데이트13.10.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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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K리그 클래식의 자존심을 걸고 아시아 클럽 축구 정상에 도전한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2013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중국의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격돌한다. 곧이어 다음 달 9일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결승 2차전에서 '리턴 매치'를 치른다.

서울이 준결승에서 이란의 에스테그랄을 꺾으면서 K리그는 포항(2009), 성남(2010), 전북(2011), 울산(2012)에 이어 5년 연속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결승전 상대가 만만치 않다. 서울과 맞붙을 팀은 준결승에서 일본 J리그의 명문 가시와 레이솔을 1, 2차전 합계 8-1로 대파하는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하며 중국 클럽 최초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한 광저우다.

광저우, 아시아 축구 흔드는 '돈의 힘'

광저우는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2부 리그의 보잘 것 없는 팀이었다. 하지만 2010년 3월 헝다 그룹이 구단을 전격 인수하면서 광저우는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7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기부하며 중국 최고의 자선가로 손꼽히는 헝다 그룹의 쉬자인 회장은 광저우에도 파격적인 투자를 했다. 구단을 인수한 뒤 곧바로 이장수 감독을 선임하며 팀을 개혁하기 시작했다.

이장수 감독은 쉬자인 회장의 기대에 보답했다. 부임 첫해 24경기에서 17승 6무 1패로 승점 57점을 기록하며 광저우를 곧장 1부 리그로 승격시켰고, 2011년에는 20승 8무 2패로 승점 68점을 거두며 광저우를 우승으로 이끄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광저우는 2012년 이장수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그리고 엄청난 거물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바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었고 인터 밀란, 유벤투스 등 유수의 명문 구단 지휘봉을 잡았던 리피 감독은 쉬자인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광저우를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들었다.

올 시즌 중국에서 광저우는 적수가 없었다. 텐진 테다와의 원정경기에서 단 1패를 당했을 뿐 23승 4무 1패로 승점 73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은 상태다. K리그에서의 치열한 순위 경쟁을 병행해야 하는 서울과 달리 광저우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광저우의 돌풍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도 불어닥쳤다. 조별리그에서 전북 현대를 괴롭히며 무승부를 기록했고, 일본의 우라와 레즈에 3-0 대승을 거두면서 16강에 올랐다. 토너먼트가 시작되자 더욱 강해진 광저우는 호주의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와 카타르의 레퀴야를 차례로 물리치며 4강에 올랐다.

4강에 오른 광저우는 절정에 달한 기량을 과시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가시와 레이솔을 1, 2차전에서 각각 4-1과 4-0으로 제압하며 일본 축구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광저우는 이제 서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서울, 광저우의 도전 막아낼 수 있을까

중국 대표팀을 사실상 싹쓸이한 광저우는 세계적 수준의 외국인 선수까지 갖췄다.  공격수 무리퀴는 브라질 출신답게 화려한 개인기와 천부적인 골 감각을 자랑하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3골을 터뜨렸다.

역시 브라질에서 온 엘케손은 힘과 기술, 체격을 두루 갖춰 유럽 무대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유망주이며 콘카는 아르헨티나 청소년 대표 출신이다. 서울로서는 무리퀴-엘케손-콘카로 이어지는 광저우의 '남미 트리오'를 막아야 한다. 한국 선수로는 김영권이 광저우의 수비를 맡고 있다.

막대한 투자로 전력을 키우며 '아시아의 맨체스터 시티'로 불리는 광저우의 거센 도전에 서울도 긴장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통의 강호 서울이 관록의 힘을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광저우가 아시아 클럽 축구의 세대교체를 선언하게 될지 이번 결승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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