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인폭포는 마치 거대한 날개를 펼친 듯한 오봉산과 백병산이 만나는 곳에 V자형의 암벽에서 떨어진다.
김종길
미인폭포는 마치 거대한 날개를 펼친 듯한 오봉산과 백병산이 만나는 곳에 V자형의 암벽에서 떨어진다. 폭은 100m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이를 사이에 두고 거의 300m 높이의 퇴적암 절벽이 마주하고 있어 올려다보면 까마득하다. 폭포의 높이는 50m, 오십천으로 흘러간다.
협곡은 온통 붉은 색을 띠고 있다. 고운 모래와 진흙이 굳어 몇 겹으로 차곡차곡 쌓인 구조로 점토암과 실트(미사)암으로 이루어진 이암, 자갈로 이루어진 역암, 모래입자가 굳어져 만들어진 사암 등이 비바람에 깎이면서 만들어졌단다.
아무래도 이 폭포는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에 오거나 비가 많이 온 뒤에 와야겠다. 그때가 되어야 암석의 질감이 제대로 살아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 그러나 아무렴 어떤가. 실낱같은 폭포수는 아쉬울망정 해질녘 더욱 붉어진 통리협곡의 절벽의 웅장함과 계곡을 흘러내리는 옥색 물빛, 산을 물든 단풍구경을 제대로 했으니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 미인폭포의 높이는 50m, 오십천으로 흘러간다.
김종길

▲ 오봉산과 백병산이 만나는 곳에 V자형의 암벽에서 떨어지는 미인폭포의 높이는 50m, 오십천으로 흘러간다.
김종길
미인폭포 이야기미인폭포는 폭포의 높이를 가늠하여 '오십장폭포'라 부르기도 했고 심포리에 있다 해서 '심포폭포'라고도 했다. 미인폭포는 마치 여인이 치마폭을 펼친 것처럼 아름답기도 하고 대개의 폭포가 그러하듯 여성을 닮았다. 그래서일까.
미인폭포라는 이름이 붙은 데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온다. 하나는 예부터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에는 미남이 많고 폭포 인근의 '구사'에는 미녀가 많았는데, 어느 때 두 지역의 미남미녀가 서로 사랑을 했다가 황지의 남자가 떠난 후 오랜 세월 동안 소식이 없자 미인이 투신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이야기는 폭포 옆 높은 터에 살던 한 미녀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다가 남편이 알 수 없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홀로 3년을 보내게 된다. 그 후 재혼을 하기로 결심했으나 옛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민하던 끝에 미인의 집 옆에 있는 폭포에서 투신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콧대가 높은 아름다운 처녀가 신랑감을 고르다 나이가 들었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 결혼을 허락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남자가 할머니가 된 그녀를 거절했다. 얼굴을 물에 비춰 할머니처럼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본 처녀는 절망하여 치마를 뒤집어쓰고 폭포에 빠져 죽었다. 그 뒤 진짜 신랑감이 나타났으나 신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낙망하여 물로 뛰어들었고 미인폭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미인폭포 가는 길
김종길

▲ 미인폭포 가는 길
김종길
미인폭포. 그 이름만큼이나 남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풍경이었다. 가을빛이 제대로 들었는지 선녀를 훔쳐본 나무꾼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하다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가을이 왔긴 왔나 보다.

▲ 미인폭포 가는 길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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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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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미인폭포, 남자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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