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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황제' 펠레가 월드컵 조추첨 마다한 이유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식 재미있게 보는 법... '포트X'를 주목하라

13.12.06 07:53최종업데이트13.12.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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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을 예고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누리집 갈무리. ⓒ FIFA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시작을 알리는 조 추첨식이 막을 올린다.

치열한 대륙별 예선을 뚫고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개국의 운명을 가를 조 추첨식이 오는 7일 오전 1시(한국시각) 브라질 바이아주의 휴양도시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다.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앞서 조 추첨을 위한 포트 구성을 확정해 발표했다. 포트 1은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시드를 배정받은 스페인·독일·벨기에·스위스·아르헨티나·콜롬비아·우루과이 등 8개국이 이름을 올렸다.

포트 2는 아프리카 5개국(나이지리아·카메룬·코트디부아르·가나·알제리)과 시드배정을 받지 못한 남미 2개국(칠레·에콰도르)이 배정됐고, 포트 3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4개국(일본·호주·이란 등)과 북중미 4개국(미국·멕시코·코스타리카·온두라스)으로 이뤄졌다.

마지막 포트 4는 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 9개국(이탈리아·네덜란드·잉글랜드·포르투갈·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그리스·러시아·프랑스)이 들어갔다. 시드는 배정받지 못했어도 우승 후보로 불리는 강호가 많아 포트 4가 조 추첨의 희비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포트 X'의 등장... 긴장하는 32개국

조 추첨 결과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니 웃지 못할 사연도 많다. 브라질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펠레는 조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의 조 추첨식에 오르는 영광을 마다했다. 혹시나 자신이 잘못 뽑아 브라질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펠레는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정식 초청을 받았지만 "조 추첨에 참여했다가 특정 팀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다만 조 추첨식 행사는 직접 지켜볼 것"이라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번 조 추첨식의 화제는 단연 '포트 X'다. FIFA는 4년 전 독일월드컵에서 시드를 배정 받지 못한 유럽 국가가 9개 팀으로 늘어나자 이 가운데 가장 랭킹이 낮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포트2로 보냈다. 지난 관례에 따르면 이번에는 프랑스가 포트 2로 옮겨가야 한다.

그러나 FIFA는 랭킹이 아닌 조 추첨식 당일 무작위 추첨을 통해 '포트 X'의 주인공을 결정하기로 했다. FIFA가 예상 밖 결정을 내리자 프랑스 출신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입김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프랑스가 포트 4에 남을 경우 같은 포트에 있는 다른 유럽의 강호와 맞붙게 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선수 시절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플라티니는 은퇴 후 축구 행정가로 변신해 UEFA 회장에 오르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륙별 안배는 조 추첨의 대전제다. 일단 포트 1을 추첨해 조별로 구분한 뒤 이 결과에 따라 포트 2를 아프리카와 남미로 구분해 추첨한다. 포트 1과 포트 2의 남미 팀이 같은 조에 배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포트 3과 포트 4부터는 이미 대륙별로 구분해놓아 그대로 추첨을 진행하면 된다.

만약 포트4에서 이탈리아·네덜란드·잉글랜드·포르투갈·프랑스 중에서 포트 X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누구도 16강 진출을 장담하기 힘든 죽음의 조가 완성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브라질-네덜란드-멕시코-이탈리아로 짜여진 조가 나올 수도 있다.

한국이 내년 브라질서 맞붙게 될 상대는?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직 약체로 평가되는 한국은 조 추첨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포트 1은 누구를 만나도 어렵지만 그나마 전력이 떨어진다는 벨기에·스위스·콜롬비아 중 한 팀과 맞붙기를 바라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 5전 전패를 당한 우루과이 역시 피하고 싶은 팀이다.

포트 2에서는 아프리카의 알제리가 가장 수월한 팀으로 꼽힌다. 남미의 칠레와 에콰도르도 막강한 팀은 아니지만,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 모든 면에서 유리할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포트 4에서는 그리스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만난다면 행운이다. 한국은 지난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그리스와 맞붙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던 좋은 추억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월드컵 본선보다 더 어렵다는 유럽 예선을 뚫고 올라온 팀이라 쉽게 볼 수는 없다.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의 저력이다. 나름대로 무난한 조 편성을 받았다는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은 토고를 꺾고, 프랑스와 비기는 등 선전했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승점 4점을 얻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한 팀은 한국이 유일했다.

그러나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에 1-4 대패를 당했지만 그리스를 꺾고, 나이지리아와 비기면서 역시 승점 4점으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이번에는 16강보다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와 맞붙게 될 상대가 조 추첨식이 끝나면 가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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