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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영 "결혼? 밀어붙이는 남자가 나타난다면!"

[인터뷰] 연극 '연애시대' 하루 역의 배우 황인영 "여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한다"

13.12.06 16:23최종업데이트13.12.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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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재민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 캠페인에 참여한 배우 황인영. ⓒ 월드휴먼브리지

과테말라 봉사활동을 다녀오자마자 필리핀 대지진 구호를 위해 모금운동을 펼친 배우가 있다. 오늘 소개하는 황인영이다.

황인영은 필리핀 대지진 모금을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온정의 손길을 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 너무나도 급한 나머지,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구호 모금을 위한 사진을 찍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거대한 구호의 물줄기가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측은지심이 있었기에 분장을 매만질 여유도 없이 한시라도 빨리 기사를 위한 사진을 찍은 게 아니었을까. 연극 <연애시대>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황인영을 지난 달 28일 대학로에서 만났다.

"하루, 여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인물"

- 극 중 리이치로·하루 부부가 솔직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혼에 다다르지 않았을 테다. 황인영씨가 하루의 입장이라면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았을까, 아니면 하루처럼 속마음을 감춰 두었을까?
"제가 연기하는 하루는 여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한다고 본다. 부부라면 서로가 알 걸 다 알아야 하는 사이임에도 속마음을 터놓지 않아 이혼까지 간다. 나는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웃음) 연애할 때 보면 하루처럼 행동하는 게 많다. 공연을 하면 할수록 '나도 이런 면이 있었지' 하는 걸 새롭게 알아간다. 연애할 때 답답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혼자 마음 문을 닫는 스타일이라 하루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 만일 황인영씨와 결혼한 남자가 극 중 리이치로처럼 속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20대라면 남자의 모든 것에 대해 무엇이든 알려고 들었을 것 같다. 남자가 말하기 싫어하거나 감추고 싶은 것을 인정하지 않고, 여자친구니까 다 알려고 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내버려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입장으로 변했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상대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은 바라만 보는 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

"촬영 현장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관객은 즉석에서 반응을 보인다. 촬영 작업을 많이 한 저로서는 낯설 때가 있다." ⓒ 쇼플레이


- <연애시대>에서처럼 내가 낳은 아기가 죽는다는 건 엄마에게 어떤 의미일까?
"조카가 둘 있다. 조카가 너무 예뻐서 부탁하는 걸 거절하지 못할 정도다. 조카도 하물며 그런데, 제가 낳은 아이가 잘못된다면 견디지 못할 것 같다. 일전에 과테말라를 다녀왔다. 병을 고치지 못해서 한 아이를 하늘로 보냈는데, 또 아이가 병이 나서 부모가 걱정하는 집에 간 적이 있다. 엄마가 아이 이야기만 나오면 울었다. 아이를 키우지는 않았지만 과테말라의 엄마처럼 아이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이 날 것 같다."

- 필리핀에서 대지진이 났을 때 황인영씨가 긴급 구호 캠페인에 참여한다는 사진 기사를 보았다.
"필리핀 지진은 내가 과테말라에 있을 때 터진 사건이었다. 월드휴먼브릿지는 제가 홍보대사로 있는 곳이다. 월드휴먼브릿지에서 필리핀이 생각보다 피해가 심각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홍보대사이기 전에 과테말라에서 힘든 상황을 보고 온 것도 있고 해서, 공연을 마치자마자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보도가 됐다. 사진 기사를 보고 한 명이라도 더 구호의 손길을 보낼 수 있으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 홍보대사이기 이전에 평소 구호 활동에도 관심이 있었으니까 마음이 간 것 아닐까.
"여유가 있을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베풀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직접 구호하는 것에 대해서는 겁을 많이 먹었다. 최근 정가은, 이켠씨와 과테말라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연예인이 현장에서 큰 활동을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힘든 나라가 아닐 것이라 추측하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아이들이 네다섯 살만 되어도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도 모자라 어린이가 낙후된 환경에서 10시간 이상 일을 해야만 했다. 아이를 학교로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는 차원에서 열흘이라는 기간 동안 알차게 다녀왔다."

"첫 공연을 하고 마지막 인사를 할 때 관객 분들이 환호성을 외치지만 아직까지도 환호성이 익숙하지는 않다. 공연을 좀 더 오래 하면 관객의 반응으로 제 연기를 가늠할 날도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 쇼플레이


- 관객이 호응할 때 어떤 기분인가?
"관객이 호응할 때 아직도 어색한 면이 있다. <연애시대>는 우느라고 훌쩍이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촬영 현장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관객은 즉석에서 반응을 보인다. 촬영 작업을 많이 한 저로서는 낯설 때가 있다. 첫 공연을 하고 마지막 인사를 할 때 관객 분들이 환호성을 외치지만 아직까지도 환호성이 익숙하지는 않다. 공연을 좀 더 오래 하면 관객의 반응으로 제 연기를 가늠할 날도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키가 커서 상대 남자배우를 위해 높은 힐도 신지 못할 것 같다.
"드라마를 찍을 때에는 힐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번 공연에도 이신성씨를 제외하면, 제가 여자라 남자배우보다 커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앉는 장면에서는 남자배우가 더 커보이게끔 숙여주기도 한다.(웃음)"

- 프레스콜에서 황인영씨가 김재범씨에게 '대학로 멸치'라고 놀렸다.
"저 때문에 (본인이) 꼭 성공할 것이라고 하더라.(웃음) 사실 약을 올리면 반응하지 않아야 놀리는 사람이 재미가 없다. 그런데 재범씨는 놀리면 반응이 금방 오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여자배우들이 재범씨를 잘 놀린다."

- <댄스 댄스>처럼 춤 영화로 데뷔한 배우가 정작 <댄싱9> 같은 서바이벌 댄싱 프로그램에는 출연하지 않았는데?
"데뷔 영화 때문에 춤을 잘 출 거라 예상하지만 사실 춤을 잘 못 춘다. 영화 찍을 때에는 하루에 10시간씩 일 년 동안 춤 연습을 받았다. 그때만 잘 추었지 지금은 뻣뻣하다. 길쭉한 체형이라 파워가 나오지 않는다."

- 황인영씨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결혼할 만한 사람을 아직 못 만났다. 결혼을 위해 포기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지내고는 싶은데 결혼은 해야 할 것 같고 반반인 것 같다. 가장 좋은 건 결혼하자고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남자가 나타나는 일이다. 이런 남자가 나타나면 결혼할 것 같다."

연애시대 황인영 김재범 필리핀 월드휴먼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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