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2013 가요계, 조용필의 귀환과 크레용팝의 등장

[기획] '응답하라' 통한 90년대 음악으로 '훈훈', 디스전과 표절논란으로 '끙끙'

13.12.12 09:25최종업데이트13.12.12 09:25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19집으로 돌아온 조용필, 가요계 큰 별의 귀환

'가왕' 조용필이 지난 4월 23일 19집 앨범 <헬로>를 발표했다. ⓒ 슈퍼소닉2013


10년의 공백을 깨고 '가왕' 조용필이 돌아왔다. 어쩌면 2013년 상반기 가요계는 '조용필'이라는 이름 없이는 설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60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성기 못지 않은 관록을 과시하며 가왕으로서의 자리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정규 19집 <헬로>에 수록된 '바운스'(Bounce)는 각종 음원사이트를 싹쓸이한 것은 물론 아이돌이 점령했던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의 음악이 익숙치 않은 젊은 세대들까지 사로잡았다.

<헬로>는 23만장의 음원판매량을 기록하며 죽어있던 음반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 것은 물론, 이례적으로 LP를 발매하며 '역시 조용필'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방송활동이 없이, 오직 공연만으로만 활동한 조용필에 대해 대중들은 "과연 진정한 뮤지션이다" "추억의 노래가 아닌 영원히 현재의 노래를 부르는 젊은 음악가 조용필" "10대인데 바운스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조용필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올해 최고 유행어 바운스~"라는 반응을 보였다. 

점유율 1위의 아이돌, 엑소의 등장

그룹 엑소(EXO)의 1집 정규앨범 < XOXO >는 100만 장 가까이 팔리는 저력을 보였다. ⓒ SM엔터테인먼트


2013년도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활약을 펼쳤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준 그룹은 SM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지난해 4월 데뷔한 12인조 그룹 엑소(EXO, 카이·루한·타오·첸·레이·시우민·백현·디오·수호·크리스·찬열)다.

엑소의 1집 정규앨범 < XOXO >는 100만 장 가까이 팔리는 저력을 보였고 이는 2000년대 이후 침체됐던 음반시장에서 1990년대 음반판매의 제왕 김건모와 신승훈을 떠올리게 만든다.

엑소는 타이틀곡 '으르렁'으로 멜론, 올레뮤직, 엠넷 닷컴, 지니,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 뮤직, 다음 뮤직 등 8개 음원 차트에서 단숨에 정상에 등극,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세'의 자리를 단숨에 꿰찬 엑소는 많은 남성 아이돌 사이에서 단연 눈에띄는 인기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 멤버 4명이 포함된 엑소는 모든 곡들을 한국어와 동시에 중국어 버전으로 함께 제작하며 중국시장을 공략중이다. 이들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6회 음악풍운방 신인성전 시상식에서 '2013 최고 그룹상'을 수상하는 등 대륙에서의 입지도 굳히고 있다.

또한 데뷔 2년차를 바라보는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4> 등에 업고 '1990년대 음악 부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덕분에 1990년대를 점령했던 가수들의 음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 TvN


서태지와 아이들, 015B, 서지원, 김광석, 김건모, 더클래식, 이문세, 더 블루, 듀스, 윤상, 무한궤도, 승훈, 솔리드, 강수지 등 1990년대를 점령했던 가수들의 음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들의 노래는 2013년의 신곡들 사이로 거의 20년 만에 음원차트에 다시 이름을 올려놓는 진풍경을 연출 중이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한 90년대 음악은 100여 곡. 추억의 노래들은 영상 중간중간에 흘러나오며 1994년이라는 시대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그 시대를 살았다면 한 번 쯤은 길에서 들었을 법 한 '우리들의 배경음악'인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성시경의 '너에게'다.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 등장한 노래들이 일제히 음원차트를 점령한 중에도 '너에게'만은 상위권을 유지하며 살아남았다. '너에게'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극 중 주인공인 성나정과 쓰레기의 감정신에 자주 등장한다.

이 외에도 에코의 곡을 리메이크한 김예림의 '행복한 나를', 1994년 MBC 드라마 <서울의 달>에 등장한 '서울 이곳은'을 다시 부른 로이킴, 더 블루의 곡을 리메이크한 B1A4의 '그대와 함께' 등도 함께 인기를 끌며 원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걸그룹 홍수 속 크레용팝의 독주, '신의 한 수'

그룹 크레용팝은 2집의 타이틀곡 '빠빠빠'로 걸 그룹 홍수 속에서 신선한 매력으로 주목 받았다. ⓒ CJ E&M


아이돌 그룹 열풍이 불자 수 많은 걸 그룹이 쏟아져 나왔다. 깜찍하거나 섹시하거나. 두가지로 양분되었던 올 한해 활동 걸 그룹 중에 독보적인 자리를 꿰찬 이들은 크레용팝(금미·엘린·초아·웨이·소율)이다. 이들은 섹시한 의상도, 비쥬얼을 강조하는 뮤직비디오나 무대연출도 없이 그 독특함 하나로 승부했다. 

크레용팝은 걸출한 기획사들이 내 놓은 화려한 걸 그룹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이른바 '생계형' 활동을 택하며 전국 각지를 돌며 팬들을 만났다. 2집의 타이틀곡 '빠빠빠'는 저예산 뮤직비디오와 헬멧, 직렬 5기통 엔진춤을 선보였다. 이는 비슷한 섹스어필로 다소 지루해 보였던 걸 그룹의 홍수 속에서 신선함을 주며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다. 

'빠빠빠'의 뮤직비디오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며 대중들로부터 독특한 의상과 춤을 패러디한 영상을 재생산 해냈고, 미국의 한 방송은 크레용팝을 '제 2의 강남스타일'로 칭하기도 했다.

물어뜯거나 공생하거나, 힙합계 치열한 '디스전'

가수 이센스는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라는 곡을 통해 전 소속사와 그 회사에 소속된 다이나믹듀오를 강하게 비난했다. ⓒ 아메바컬쳐


2013년은 대한민국 힙합계의 전례 없었던 강도높은 디스전이 벌어진 한 해 였다. '디스(Diss)'란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약자로 힙합 문화의 범주에서는 상대를 랩으로 비판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8월, 슈프림팀을 탈퇴한 전 멤버 이센스가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라는 곡을 통해 전 소속사와 그 회사에 소속된 다이나믹듀오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다이나믹듀오의 맴버 개코는 '아이 캔 컨트롤 유(I can control you)'라는 곡으로 이센스의 디스곡에 대응했다.

애초 국내 디스전을 촉발시켰던 랩퍼 스윙스는 '황정민'이라는 곡을 통해 이센스와 함께 슈프림팀으로 활동했던 사이먼디를 디스, 이후 사이먼디가 '컨트롤'이라는 곡을 통해 스윙스를 디스하며 받아쳤다. 이에 다시 스윙스가 '신세계'라는 곡을 발표하며 디스전의 판은 커졌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힙합계에 디스문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예 계약' '10억' '배신' '대마초' 등이 언급되며 기존 디스전의 주 소재였던 음악과 실력에 대한 비판이 아닌 폭로전과 개인적 비난이 주를 이루며 대중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아이유, 프라이머리 '표절논란'...장르의 유사성, 어디가지 허용?  

MBC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I Got C'를 부른 거머리(박명수, 프라이머리)와 피처링을 맡은 다이나믹듀오 개코(왼쪽). ⓒ MBC


지난 10월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새 앨범 <모던 타임즈>를 발매했다. 스윙재즈를 표방한 타이틀곡 '분홍신'으로 아이유는 깜찍한 소녀의 이미지를 벗고 노련한 퍼포먼스와 여성미를 강조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그러나 '분홍신'의 인기가 절정일 무렵 독일 그룹 넥타(Nekta)의 '히어즈 어스'(Here's us)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일었고, 이에 소속사는 "유사하게 들릴 수 있으나 코드가 다르다"며 '장르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해명했다.

작곡가 김형석과 방시혁은 이에 대해 "음악에는 장르의 클리셰라는 개념이 있다", "스윙은 보편적으로 리듬의 형태가 비슷하다. 표절이라고 보기엔 무리"라며 '장르의 유사성' 논리에 힘을 싣었다.

한편 작곡가 프라이머리는 MBC <무한도전-2013 자유로 가요제>에서 박명수와 함께 '아이 갓 씨'(I Got C)를 공개했고, 이 곡은 1위를 차지하자마자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누리꾼들은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비교하며 표절논란을 제기했고, 이에 프라이머리의 소속사 아메바 컬쳐 측은 "프라이머리가 평소 카로 에메랄드를 좋아했지만 기술적으로 전혀 다른 구조의 곡"이라며 "장르가 유사한 느낌이 있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리퀴드 런치의 원곡자 데이비드 슈얼러스과 아메바 컬쳐 측은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 했으나, 곧 "프라이머리가 표절을 한 것이 맞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며 표절논란이 거세지자 급기야 음원 서비스가 중단됐다.

아이유와 프라이머리 표절 논란에 대해 누리꾼들은 '장르의 유사성'을 언급하며 '언제든 빠져나가기 좋은 구멍'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버스커버스커, 악동뮤지션...음원 전쟁에서 살아남는 법

그룹 버스커버스커는 지난 9월 25일 2집을 발표했다. ⓒ 청춘뮤직


<슈퍼스타 K> <위대한 탄생> < K팝스타 > 등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보인 뮤지션은 버스커 버스커와 악동뮤지션을 꼽을 수 있다.

'음원차트 올킬'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새 음반을 발매할 때 마다 차트에 전 곡을 '줄세우기'하는 진풍경을 보여준 버스커버스커. 지난 해 '벚꽃 엔딩'의 열풍에 이어 2집 앨범 '버스커버스커'의 수록곡 '처음엔 사랑이란게' '잘할 걸' '가을밤' 등을 발표와 동시에 상위권에 링크시켰다. 또한 엠넷닷컴에서 한 해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앨범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친숙한 이미지의 두 남매로 구성된 악동뮤지션은 '크레센도'를 시작으로 '라면인건가' '다리 꼬지마'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음원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은 것은 물론, 독특하고 재치있는 자작곡들로 대중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했다. 악동뮤지션은 < K팝스타2 > 우승 이후 광고시장의 음악과 브랜드 송도 직접 작사 작곡해 실력을 입증했다.

이들은 각각 <슈퍼스타K3>와 < K팝스타2 > 출신으로 독보적인 자신들만의 음악을 생산해내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기능을 갖췄다. 이들은 별다른 방송출연 없이도 오직 '음악'으로 차트를 점령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형 기획사와 아이돌 음악이 점령중인 음원차트와 음악프로그램에서 자신들 만의 음악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두 팀은, 다소 지지부진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성공가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조용필 아이유 엑소 크레용팝 응답하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