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Life] 새콤달콤 감귤로 즐거운 겨울나기

작년 마른 장마로 제주산 당도 높아... 비타민C 덩어리

등록 2014.01.01 15:53수정 2014.01.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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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은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예방에 탁월하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추운 겨울,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시원하게 먹어야 더 맛있는 게 있다. 바로 귤. 다른 과일과 달리 특별히 씻거나 칼로 깎을 필요가 없고 먹기도 편해 많은 사람이 쉽게 찾는 과일이다. 비타민을 그대로 먹는 느낌으로 하나 두 개 까먹으면 바구니 안에 수북이 쌓여 있던 귤은 어느새 없어진다. 탱탱했던 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고 훌러덩 벗겨진 껍질과 노랗게 물든 손만 남는다.

둥글납작한 것이 노란색에 주황빛을 뽐내며 추운 겨울 우리의 입속으로 상큼하게 다가온다. 때로는 새콤하게 때로는 달콤하게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귤은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예방에 탁월하다.

감귤(柑橘)은 운향과 감귤나무아과 감귤속, 금감속, 탱자나무속의 과일을 총칭하는 단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오렌지, 유자, 레몬, 자몽, 탱자 등이 다 감귤이다. 하지만 '감귤'보다 사람들은 편하게 그냥 '귤'이라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귤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기온이 따뜻한 곳에서 잘 재배되는데 예부터 우리나라는 제주도가 가장 좋은 곳으로 꼽혔다. '제주감귤'은 제주를 소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제주감귤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은 <탐라지>에 실려 있다. 476년 탐라국에서 공물을 받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제주 지역에 감귤이 재배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려사>에 따르면 1052년(문종 6년) 지금의 세금인 세공으로 탐라국에서 받아오던 귤의 양을 100포로 늘린다고 기록됐다. 이는 고려시대부터 제주 감귤이 국가의 세공품으로 진상됐음을 의미한다. 조선시대에는 <세종실록><탐라지과수총설> 등 제주에서의 감귤 재배와 관련된 많은 기록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재래종 감귤은 10여종에 불과하다. 감귤의 주요 품종으로는 ▲레몬 ▲시트론 ▲문단류 ▲그레이프 프루트 ▲광귤 ▲당귤나무 ▲유자 ▲귤나무 ▲금감 등이 있다.

한국은 세계의 감귤류 재배지 중에서 가장 북부에 위치해 있다. 재배 품종은 1911년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위에 잘 견디는 귤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1960년 초기에는 서귀포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 일부만 한국 유일의 감귤류 생산지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그동안 많은 시험 재배를 거친 결과 최근에는 해발고도 200m 이하의 제주도 일원과 남부지방의 통영, 고흥, 완도, 거제, 남해, 금산 등지에서 일부 감귤류가 재배되고 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제주 감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행사에는 감귤농장체험과 감귤주스칵테일 만들기, 무료 시식 등이 있으며 감귤 홍보 사절인 감귤아가씨선발대회와 북한 동포에게 감귤보내기 운동이 함께 전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귤 당도는 8월부터 10월의 강수량이 매우 중요한데 이 시기가 품질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여름철(6~8월) 제주도 평균기온은 26.4℃로 평년보다 1.6℃ 높았으며 강수량은 평년 대비 38%에 그쳤다. 수분이 적은 상태로 재배된 덕분에 귤의 당도가 여느 해보다 높아 맛있는 귤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비타민의 황제 '귤'... 마말레이드·쉰다리 등 다양한 메뉴

귤은 무엇보다 비타민 C가 풍부하다. 귤에 함유된 비타민 C는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며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한다. 겨울철 보약이나 다름없는 귤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매우 다양하다.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열린 '2013 서귀포세계감귤박람회'에서 선보인 음식들을 소개한다.

▣ 감귤 마말레이드
마말레이드(marmalade)란 감귤류의 껍질과 과육에 설탕을 넣어 조린 젤리 모양의 잼이다. 마멜로(mar-melo)라는 펙틴질이 많은 과일을 설탕조림한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현재는 감귤류의 껍질로 만든 잼을 말한다.

▶준비물 - 감귤과육 4kg, 과피 500g, 설탕 2kg
▶만드는 법
① 귤은 4등분 해 껍질을 벗긴 다음 과육은 속껍질부터 곱게 벗긴다.
② 과피(=귤껍질)는 깨끗이 씻어 2㎜ 두께로 가늘게 채를 썰어 끓는 물에 10분간 끓인 다음 건져 내고 물은 버린다.
③ 준비한 설탕을 2~3회 나눠 넣으면서 끓이는데 과피는 잼이 거의 완성될 때 넣어 끓이도록 한다.

▣ 감귤 쉰다리
쉰다리란 쌀밥, 보리밥 또는 약간 쉬기 시작한 밥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 저농도 알콜 음료다. 특히 더운 여름, 찬밥이 많아 남으면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누룩 가루를 넣어 빚었다. 알콜 성분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매우 적어 음료수에 가깝고 도수도 낮아 남녀노소 구분없이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새콤하지만 단맛이 느껴져 단술이라 부르기도 하며 주로 겨울철보다는 여름철에 만들어 마셨다.

▶준비물 - 감귤과육 4kg, 과피 500g, 설탕 2kg
▶만드는 법
① 쌀을 씻어 밥을 짓는다.
② 감귤은 껍질을 벗기고 즙을 내어 놓는다. (1.8리터 즙을 내려면 감귤 4kg 정도가 필요함.)
③ 밥이 다져지면 감귤즙과 누룩을 부숴 넣은 다음 하룻밤 정도 보온해 발효시킨다.
④ 거품이 일며 발효가 다되면 배 주머니에 걸려서 설탕을 조금 넣어 단맛을 조절해 마신다.

▣ 감귤송편
▶준비물 - 쌀가루 2kg, 감귤즙 2와 2분의 1컵, 감귤마말레이드 500g, 솔잎, 참기름
▶만드는 법
① 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갔다가 건져 낸 다음 가루로 빻는다.
② 감귤즙을 끓여 익반죽한다.
③ 반죽을 직경 3㎝로 떠내어 감귤마말레이드를 소로 넣어 송편을 빚는다.
④ 시루나 찜통에 솔잎을 깔고 빚은 송편을 넣은 뒤 센불에서 20분 정도 찐다. 그 다음 찬물에 넣고 씻은 후 참기름을 바른다.

▣ 감귤 팬케이크
일반적인 팬케이크의 고소한 맛에 감귤의 상큼함이 더해져 입맛을 돋운다.

▶준비물 - 밀가루 2컵, 베이킹파우더 1큰술, 달걀 2개, 우유 1컵, 버터, 감귤 2개, 설탕 1컵, 계피가루 약간
▶만드는 법
① 달걀 흰자는 거품을 내어 놓고 노른자에 설탕과 우유를 섞은 다음 밀가루를 넣어 반죽을 만든다.
② 팬에 버터를 두르고 ①의 반죽을 둥글게 부친다.
③ 감귤은 0.4㎝ 두께로 얇게 썰어 설탕을 넣어 뭉근하게 졸인다.
④ 팬케이크 1장을 밑에 넣고 그 위에 감귤 졸인 것을 계피가루와 섞는다.

▣ 감귤 화전
진달래 화전처럼 감귤로 전을 부친 것으로 노란색이 시선을 끌고 새콤한 맛은 마음을 끌어당긴다.

▶준비물 - 감귤, 녹두전분, 설탕
▶만드는 법
① 찹쌀가루에 소금을 탄 감귤즙을 부어가며 말랑말랑하게 반죽한다.
② 감귤 과피는 길게 채 썰어 시럽에 재워둔다.
③ 찹쌀가루 반죽을 밤톨만큼씩 떼어 둥글납작하게 빚는다.
④ 뜨겁게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③을 하나씩 놓고 밑이 어느 정도 익으면 수저로 직경 4~5㎝가 되게 펴서 지진다.
⑤ 밑면이 익으면 전을 뒤집어 익은 쪽에 감귤 과피를 동그랗게 말아서 붙이고 노릇하게 지진다. 뜨거울 때 바로 꺼낸 다음 마지막으로 설탕을 뿌린다.

한편 전문가들은 귤에 맞는 궁합음식으로 브로콜리를 추천한다. 철분을 많이 함유한 대표적인 채소가 브로콜리인데 철분이 몸에 잘 흡수되기 위해서는 비타민 C의 도움이 필요해 귤과 브로콜리를 함께 섭취하면 매우 좋다. 
덧붙이는 글 정연화( 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귤 #비타민 #감귤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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