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이 보고 있는데 쓰레기를 어떻게 버려?

일본 시가현 산신제 답사

등록 2014.01.01 17:07수정 2014.01.0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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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가현 히노초 히노골프장 사이로 난 508번 도로 옆에 있는 산신단과 표지판입니다.

  시가현 히노초 히노골프장 사이로 난 508번 도로 옆에 있는 산신단과 표지판입니다. ⓒ 박현국


1일 산신제를 지내는 마을 찾아다니면서 발견한 산신제의 효능입니다. 길 옆 길 어깨가 좀 넓어서 지나다니는 차들이 쉴 수 있는 공간에 쓰여 있는 글씨입니다. 워낙 시가현에는 여러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서 산신제를 지내는 곳이 많아서 산신의 위엄이 살아있나 봅니다.


산신단 앞에는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차려놓은 도리이와 술병 등 간단한 제물이 차려져 있고, 옆에는 주변을 깨끗이 하는 사람들에게 산신이 반듯이 행복, 복, 덕을 내릴 것이라는 안내문이 붙여있습니다.

누구나 사람들은 나쁜 짓이나 하지 말라는 일을 할 때 주위를 두리번거리거나 눈치를 봅니다. 이 때 산신이 보고 있다는데 함부로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부근을 깨끗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산신이 행복과 부와 덕을 내린다고 하는데 쓰레기를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 표지판을 붙인 자도 산신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산신이 표지판을 붙이면서 깨끗이 하자고 하는데 말리거나 반대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산신이 보고 있는데 쓰레기를 어떻게 버려? 아니, 산신이 복과 덕을 준다는데 어떻게 쓰레기를 버려!!!

일본 시가현에서 산신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연중행사가 아니고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깨끗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덕과 복을 내려주는 살아있는 신이기도 합니다.

시가현 이곳저곳에서는 아직도 산신제를 많이 지내고 있습니다. 정월 초하루부터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준비를 하고, 재물을 차려놓고 산신제를 지냅니다. 산신제는 한해의 행복을 기원하고 무사안녕과 비는 의식입니다.


일본은 산악 국가로서 국토의 80퍼센트가 산에 둘러싸여있고, 산의 혜택이나 영향을 많이  받은 덕분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산신은 산에 있는 신만이 아니고 생산을 주관하는 신이기도 합니다. 

a    시가현 히가시오우미시 다카노초(120세대, 달마다 1일, 16일 산신제) 다카노신사에 있는 신사 본전과 산신단입니다.

  시가현 히가시오우미시 다카노초(120세대, 달마다 1일, 16일 산신제) 다카노신사에 있는 신사 본전과 산신단입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시가현 #산신제 #다카노초 #히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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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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