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서 맛보는 황해도 만두, 별미네

황해도식 만두와 빈대떡...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

등록 2014.01.02 09:55수정 2014.01.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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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안주로 그만인 빈대떡이다. 모양새가 곱다. ⓒ 조찬현


"저흰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일이 즐겁다고 생각하면 모든 일이 다 술술 풀리잖아요."


한때 건축업을 전공했던 박창세(71)씨와 교직에 몸담았던 김상례씨 부부가 만들어가는 음식점 '대청'이다. 황해도식 만두와 빈대떡을 파는 이곳이 요즘 전남 목포에서 뜨고 있다. 김씨는 황해도가 고향인 남편의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자연스럽게 황해도식 만두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빚어주었던 황해도식 만두 그대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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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식 만두는 속이 알찬데다 담백하고 깔끔한 게 특징이다. ⓒ 조찬현


만두는 북쪽 음식이다. 남쪽은 설날에 떡국을 먹는다. 하지만 남도 목포에서 황해도식 만두와 빈대떡을 내놓는 음식점이 있다. 이들 부부가 정성을 다해 손으로 직접 빚어 만든 수제만두다. 만두피에 노란색의 강황을 넣어 빛깔도 곱다.

보기 좋은 만두가 먹기에도 좋다고 만두를 예쁘게도 빚었다. 황해도식이라는데 돼지고기와 양파, 숙주나물, 부추, 계란, 두부 등을 속재료로 사용했다. 속이 알찬데다 담백하고 깔끔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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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례씨는 남편의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자연스럽게 황해도식 만두 만드는 법을 배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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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의 주인장으로 한때 건축업을 전공했던 박창세씨다. ⓒ 조찬현


주인장이 어릴 적 고향집에서 즐겨먹었던 만두의 그 맛을 못 잊어 그대로 재현했다. 주인장 박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빚어주었던 황해도식 만두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해도 송화 출신인 박씨는 1·4후퇴 때 월남했다. 어쩌면 그는 실향에 대한 그리움과 한을 만두를 빚으면서 달래는지도 모르겠다, 지극정성으로 만두를 빚어내는걸 보면. 음식은 정성이라더니 맛 또한 빼어나다. 만두피의 노란 빛깔이 식욕을 자극한다.

빈대떡 안주삼아 막걸리 한잔 기울이면 세상 부러울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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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를 맷돌에 갈아 부쳐 만든 빈대떡은 귀한 추억의 음식이다. ⓒ 조찬현


만두 전문점인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또 하나 있다. 빈대떡이다. 모양새가 곱다. 우리에게는 빈대떡 하면 생각나는 꽤나 익숙한 노래가 있다. 가수 한복남이 불렀던 <빈대떡 신사>다. 흘러간 그의 노랫말을 잠시 흥얼거려 본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한 푼 없는 건달이 요리 집이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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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요즘 뜨는 화제의 음식 황해도식 만두와 빈대떡이다. ⓒ 조찬현


요즘 빈대떡은 돈 없으면 부쳐 먹는 그런 하찮은 음식이 아니다. 녹두를 맷돌에 갈아 부쳐 만든 빈대떡은 귀한 추억의 음식이다. 도톰하고 구수한 빈대떡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이집의 빈대떡 또한 가격 대비 맛이 훌륭하다. 여수에서 이곳 목포까지 달려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이 함께하는 순간이다. 이들 노부부의 마음과 정성이 한껏 느껴지는 진짜배기 음식이다.

황해도식 만두와 빈대떡이 맛깔나다. 토종 갓 이파리로 색감을 내 보랏빛이 감도는 동치미와 배추김치, 새큼한 깍두기가 맛을 한층 고조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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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례씨가 취미로 배웠다는 한지공예는 수준급이다. ⓒ 조찬현


이들 주인장 부부는 이제 힘에 부쳐 지난해부터 점심시간에만 문을 연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 두 분이 늘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좋은 음식 맛을 선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대청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얘기도 나누고 만두와 빈대떡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황해도식 만두 #빈대떡 #목포맛집 #미식여행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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