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위기속 변화' 외친 재벌총수들

'빅3' 이건희·정몽구·구본무 신년사... 사회적 책임도 주문

등록 2014.01.02 16:01수정 2014.01.0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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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변화와 혁신만이 살 길이다."

올해도 여지없이 '위기'는 등장했다. 강도높은 변화와 혁신 주문도 이어졌다. 숨가쁜 속도전으로 "한계를 돌파하라"는 구호까지 나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 등 이른바 재계 빅3 총수들이 2일 직원과 국민에게 보낸 메시지다. 이번에도 재벌의 사회적 책임은 맨 마지막에 간단히 언급됐다.  

이건희 "글로벌 기업과 사활 걸고"... 구본무, '위기'만 5번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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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자료사진) ⓒ 이희훈


이날 오전 일제히 그룹별로 시무식을 가진 재계 총수들은 이번에도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특히 국내보다 해외 매출과 생산이 높은 삼성과 현대차의 강도가 더 높았다. 이건희 회장은 "작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시장이 위축됐다"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걸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미국 애플사와의 진행된 소송을 염두에 둔 듯, "특허전쟁에도 시달렸다"고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최근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며 "기술의 융복합에 따른 산업의 변화로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은 아예 '위기'라는 단어를 5번씩 써가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경영환경은 위기 그 자체"라고 했다. 구 회장은 "원화 강세와 경기회복 지연 등 경제여건은 여전히 어렵고, 선도기업의 독주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 등 일부 기업의 독주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위기 해법도 여전히 변화와 혁신... "한계 돌파하라"는 주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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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


이들의 공통된 위기 경영의 해법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전보다 더 빨리, 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면서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 내자"고 주장했다.

이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가지 혁신을 주문했다. 산업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와 기술, 글로벌 경영체제를 위한 시스템 혁신이 그것이다. 삼성의 핵심인 전자를 염두에 둔 듯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글로벌화 돼 있는 사업장과 관리체계를 혁신해 조직의 효율과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소비자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삶을 바꾸겠다는 신념과 열정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 관행에 답습하거나 지시에 의존하는 조직은 팔리지 않는 상품을 만들거나 효과도 없는 마케팅에 시간과 자원을 허비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 사업장 가장 안전한 곳 돼야" - 정몽구 "협력사와 동반성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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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주)LG 회장. ⓒ LG

지역이나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신년사의 마지막에 간단하게 언급될 정도였다.

특히 지난해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잇단 사망과 안전성 논란을 의식한 듯, 이건희 회장은 "지난 한 해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삼성의 사업장은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곳이 되어야 한다"면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협력회사에 대해서도 "소중한 동반자"라면서 "모든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도 "협력사와 동반성장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앞장서서 국민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한 차원 높은 혁신을 주도하고 잠재력 있는 협력회사와 힘을 모아 창조경제의 틀을 갖추는 데에도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정몽구 #구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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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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