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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도 해봤지만 뮤지컬이 제일 좋아요"

[박정환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마리아 마리아' 이후 6년 만에 무대 서는 황지현

14.01.20 20:27최종업데이트14.01.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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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운드 오브 뮤직> 에서 엘자를 연기하는 황지현 ⓒ 극단 현대극장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황지현이 연기하는 엘자는 현실주의자다.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당할 때 조국의 주권을 내세우는 애국자 폰 트랍 대령과는 달리, 그가 현실에 적응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차도녀' 스타일을 주로 연기했던지라 성격도 차가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황지현의 실제 모습은 그와 달랐다. 걸그룹 갱키즈로도 활동한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도 아끼지 않았기 때문.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할 당시 황지현은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가던 힘든 때에 녹화를 마치고 멤버들이 다함께 울어준 기억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 <마리아 마리아> 이후 6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마리아 마리아>로 무대에 오른 후 뮤지컬을 하고 싶었지만 드라마와 앨범 활동으로 소홀하게 되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맡은 배역은 그동안 많이 해본 것이긴 했지만 일단 뮤지컬 무대라서 감사했다. <마리아 마리아> 때는 강한 캐릭터로 밀어붙이면 됐다. 처음 서는 뮤지컬 무대였지만 춤과 같이 커버할 수 있는 점도 많았다.

하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엘자는 캐릭터를 잘 잡지 않으면 관객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쉽지 않은 인물이다. 엘자는 겉으로 볼 때에는 화려하지만 연기적으로 잘 소화하지 못하면 자칫 밋밋하게 보일 위험이 있다."

▲ <사운드 오브 뮤직> 에서 엘자를 연기하는 황지현 ⓒ 극단 현대극장


- <사운드 오브 뮤직> 이후 뮤지컬에서 모습을 자주 볼 수는 있는 건가.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지 얼마 안됐다. 새로운 회사에 앞으로도 계속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드라마나 영화를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소속사에 다른 뮤지컬 배우도 있는 지라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크다. 올해 안에 다른 뮤지컬 작품으로 무대에 꼭 서고 싶다.(웃음)"

- 김빈우씨가 지현씨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더라. 빈우씨를 많이 도와주었다고 들었다.
"더블 배역이면 상대방보다 더 돋보이고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엘자 때문에 뮤지컬이 빛나지 않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했다. 나중에 합류한 빈우 언니가 참 잘 했다. 제가 도와준 건 하나도 없다. 언니가 스케줄 때문에 못 나오는 날에는 연출님이 가르쳐준 연기 동선을 적어 놓았다가 이야기해 준 것밖에는 없다.

<마리아 마리아>로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있기에 무대에서 하지 말아야 하는 정도만 살짝 이야기해 주었을 뿐이다. 빈우 언니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다. 제 일을 언니 본인의 일처럼 신경 써 주고 배려하는 모습에 제가 마음을 열게 된 거 같다. 빈우 언니가 집에서 막내딸이다. 그런데 저도 막내딸이다. 이러저러한 공통점으로 언니와 마음이 잘 맞았다."

- 걸그룹 '갱키즈'를 하다가 배우로 돌아와서 시간 활용에 있어서는 전보다 자유로울 듯하다.
"배우로 데뷔해 혼자 활동하다가 멤버들과 공동 생활을 해서 애로사항도 있었지만 멤버들과 함께 화기애애하게 지낸 덕에 심심할 틈은 없었다. 가수에서 배우로 다시 돌아오니 운동 같은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생전에 아버지가 연기 조언을 많이 해 주신 걸로 안다.
"아버지는 영화나 연극 연기에 관심이 많았던 분이었다. 할아버지가 공무원이었다. 나랏일을 하다 보니 아들이 연기하는 걸 싫어해서 아버지는 연기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없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 몰래 연극 연출도 해보신 분이다. 연기에 대한 꿈을 저를 통해 펼치신 셈이다.

본인의 못다 이룬 꿈을 딸을 통해 펼치고자 연기 후원을 많이 해 주셨다. 아버지의 조언은 굉장히 날카롭고 인색했다. 제가 출연한 드라마의 자막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연기를 지적해주시는 아버지 전화가 걸려올 정도였다.

<마리아 마리아>가 소중했던 이유는 아버지가 처음으로 저를 칭찬해주신 작품이라서다. '무대에서 멋있게 소화할 줄 아는 우리 딸이 자랑스럽다'고 할 때 뿌듯했다. 어머니는 제가 연기하는 걸 다소 반대했었는데 어머니 역시 저를 인정해주신 작품이 <마리아 마리아>였다."

- 실물보다 화면이 안 나오는 얼굴같다.
"배우는 시청자와 개인적인 만남보다 화면이나 스크린으로 만나는 시간이 훨씬 많다. 약간은 속상하지만 화면보다 실물이 나은 게 낫지 않은가.(웃음)"

▲ <사운드 오브 뮤직> 에서 엘자를 연기하는 황지현 ⓒ 극단 현대극장



황지현 갱키즈 사운드 오브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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