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김일성 묘 참배 유죄... 의례적 예식 아냐"

'북에 이용될 줄 알면서도 참배'... 29일 상고심 선고서 유죄 취지 파기 환송

등록 2014.01.29 13:46수정 2014.01.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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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북한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는 일도 "동방예의지국의 의례적인 예식"이라던 법원 판단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북한에 밀입국해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한 조영삼(56)씨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 받은 부분을 두고 유죄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북에 송환된 미전향 장기수 이인모씨와 친분이 있던 조씨는 1995년 북한에 밀입국,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고 김일성 동상에 헌화했다. 정부의 승인없이 북한을 방문했기에 조씨는 그해 독일 정부에 망명 신청을 했고 1998년 허가를 받았다. 그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고국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 망명자의 소회 등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영구 귀국을 결심, 2012년 12월 31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조씨는 곧바로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에게 긴급 체포됐다. (관련 기사 : 20년 만에 귀국, 아직 부모님도 못 만났는데...)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16부·판사 류종명)는 그가 북한을 찬양·고무하진 않았지만,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는 등 북한에 동조하는 행위를 했다며 일부 유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곧바로 항소를 제기했다. 지난 9월 항소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박관근)는 조씨 혐의 대부분은 1심 재판부와 판단을 같이 했지만, 단순 참배 행위는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의례적인 예식으로 볼 수 있다"며 다르게 봤다.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이었던 형량도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으로 줄었다.

그러나 29일 대법원은 '금수산 기념궁전 참배도 유죄'라며 상고한 검찰 쪽 의견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조씨가 북한이 자신의 행위를 체제 선전 수단으로 이용할 점을 알면서도 이적행위를 계속했고, 북한이 금수산 기념궁전에 부여한 의미나 1995년 당시 남북 관계 등을 볼 때 금수산 기념 궁전 참배는 북한 찬양·선전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만큼 조씨가 적극적으로 북에 호응한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조영삼씨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며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다만 자신의 재판으로 또다시 박근혜 대통령의 2002년 방북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전 재판 때 누리꾼들이 (자신과 박 대통령의 방북을 비교해) '누가 하면 로맨스, 누가 하면 불륜이냐'고 공방을 벌였다"며 "오늘 판결로 박 대통령 문제가 분명히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02년 5월 11일부터 3박 4일간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및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났고, '평양 8경' 중 2경이 있는 모란봉과 김일성 주석 생가가 있는 만경대를 관광했다고 알려졌다. 그의 만경대 방문은 2006년 뒤늦게 논란이 됐다. 이때 박 대통령은 "김일성 생가 근처에도 안 갔다, 평양 시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고 해서 주체사상탑은 한 번 갔다"고 해명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여성이라 북핵실험 뒤 지지율 떨어졌다")
#김일성 묘 #금수산 기념궁전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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