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의원이 말하는 '고용승계', 대체 뭔가"

[스팟인터뷰] 김영숙 국회청소미화원노조 위원장

등록 2014.01.29 18:17수정 2014.01.3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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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숙 국회청소미화원노조 위원장.
김영숙 국회청소미화원노조 위원장. 구소라

김영숙 국회청소미화원노조 위원장은 어제(28일)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국회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국회 운영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는 28일 국회청소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여부를 논의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직접고용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국회사무처도 직접고용을 하지 않고 간접고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오는 2월 새로운 청소용역업체를 뽑겠다는 입찰공고를 냈다.

29일 만난 김영숙 위원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18대 국회가 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인데 왜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이것이 민주당의 정략인 것처럼 몰아세우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금의 고용계약으로 충분히 고용승계와 고용안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면 그가 말하는 고용승계가 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국회사무처와 새누리당 의원은 말로는 고용승계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청소노동자들이 실업수당 등 고용보험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며 "청소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영숙 위원장과 한 일문일답이다.

- 국회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이 무산됐다. 지난해 여야 국회의원들은 국회 청소노동자 정규직화를 올해 1월까지 결론내기로 했지만 결국 이루어내지 못했다. 누구의 책임이라고 보는가.
"2011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직접고용을) 해주겠다고 한 약속도 중요하지만 국회사무처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그 당시에 분명히 해준다고 약속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어제 운영위 소위에서 '운영위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사무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는 여야 협의가 있어야 할 수 있다고 핑계대고 있지만 의지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사무처가 애초에 해결했다면 운영위 논의로 갈 필요도 없었다."

- 어제 국회 운영위 소속 신동우·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부대업무는 전문화된 회사에 맡겨야 한다"며 직접고용에 반대했다.
"2011년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이 정규직화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 일반계약직 공무원은 연구직으로, 전문계약직을 일반직으로 해서 국회 계약직 공무원들은 전원 정규직화됐다. 우리만 안 됐던 이유는 당시 용역업체와 맺은 계약의 위약금 때문이다.


3년 계약이었는데 그 당시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직접고용을 하게 되면 2년 6개월 위약금을 국회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박희태 의장이 계약이 끝나면 해준다고 해서 작년 연말까지 기다린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새누리당 의원들과 국회사무처는 다르게 얘기한다."

- 국회사무처는 "처우개선을 위해 평균임금을 121만 원에서 139만 원으로 18만원 증액"하고 "새로운 청소용역업체와 계약체결시 근로자 전원의 고용승계를 명문화해 고용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용역업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국회사무처와 청소근로자 간의 정기적인 대화 창구 마련을 통해 근로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형식에 불과하다. 30년 전에도 사무처가 있었고 관리국이 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조리를 문제제기했지만 단 한 번도 시정된 적이 없다. 우리는 임금인상을 단체협상할 때도 요구한 적 없다. 용역업체 관리감독이 강화될 수 없는 구조다. 지금 전흥환경공사 현장소장이 2011년 전에는 국회사무처 관리국 용역회사 청소담당자였다. 국회 담당자로 일하다가 용역업체의 중간관리자가 된 거다. 이런 상황에서 용역업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고용보험센터로 받은 문서  고용보험센터에서 받은 서류에는 ‘전흥(현 청소용역업체)은 대영(전 청소용역업체)으로부터 대상자 4명을 포괄적 고용승계 하지 않았다고 함’이라고 적혀 있다.
▲고용보험센터로 받은 문서 고용보험센터에서 받은 서류에는 ‘전흥(현 청소용역업체)은 대영(전 청소용역업체)으로부터 대상자 4명을 포괄적 고용승계 하지 않았다고 함’이라고 적혀 있다. 구소라

- 김태흠 의원은 어제 추가 브리핑에서 "계약서에다가 계약자가 바뀔 경우라도 승계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고용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을 만나면 의원님이 말하는 '고용승계'의 뜻이 뭔지 묻고 싶다. 김태흠 의원은 진짜 현장 사정을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거다. 단순히 고용승계는 같은 사람이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고용승계를 좁게 해석한 거다.

만약에 제대로 고용승계가 됐다면 퇴사한 사람들도 고용보험을 수령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서류상 전혀 승계되어 있지 않아 국회에서 20~30년씩 일한 사람들이 보험을 수령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용보험센터에서 받은 서류에는 '전흥(현 청소용역업체)은 대영(전 청소용역업체)으로부터 대상자 4명을 포괄적 고용승계 하지 않았다고 함'이라고 적혀 있다. 또 '이전 회사에 근무하던 기존 근로자들은 모두 퇴사 후 신규 채용하였습니까?'라는 센터 측의 질문에 회사는 '네'라고 답변한 것으로 서류에 적혀 있다.

국회사무처와 전흥의 계약서에는 '고용승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기존 회사의 입사일, 퇴직금, 임금 등 기타 전반적인 근로조건이 포괄적으로 양도되고 있지는 않다. 말로만 고용승계지 형식은 신규채용인 셈이다."

- 직접고용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1년에 한번씩 계약하는데, 그런 것 때문에 현장에서 할 말을 못한다. '잘리고 안 잘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계약서를 보면 '수습기간은 3개월로 하며 부적격자는 채용이 취소될 수 있다'고 써 있다. 1년마다 신규채용되어 수습기간을 거치는 건데, 이런 조항 때문에 제대로 문제제기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그리고 틈만 나면 중간 관리자들이 청소노동자들을 '잘라 버린다'고 협박한다. 어떨 땐 '힘들면 다른 곳에 가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중간 관리자들에게 잘못 찍히면 노동강도가 심한 곳에 배치받기도 한다.

이런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없다. 우리는 쓰레기를 치우는 노동자이자 세금을 내는 시민이다. 누군가의 '하대'를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국회청소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고용하는 것이다. 직접고용 없이 처우개선에 노력하겠다는 말은 '지금의 비인격적 대우를 계속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덧붙이는 글 구소라 기자는 <오마이뉴스> 19기 인턴기자입니다.
#국회청소노동자 직접고용 #고용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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