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황정민 깨닫게 하는 술집 여자, 매력적이잖아요"

[인터뷰]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미선 역 최우리 "장면 적지만 꼭 출연하고 싶었죠"

14.02.04 11:29최종업데이트14.02.04 11:29
원고료로 응원

배우 최우리가 서울 신사동 샘컴퍼니 사무실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태일(황정민 분)이 호정(한혜진 분)을 진짜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태일은 술집에서 일하는 미선에게 "눈앞에 아른거리면 사랑이야?"라며 호정을 염두에 두고 질문한다. 미선은 "오빠, 내가 자꾸 아른거려? 내 생각하지 마. 오빠만 힘들어"라고 답한다. 동상이몽이다. 태일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여자 미선은 절절하고 슬픈 멜로 가운데 관객에게 적절한 웃음을 선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미선을 연기한 최우리는 뮤지컬 <헤드윅><톡식히어로><넌센세이션><캐치 미 이프 유캔><리걸리 블론드><웨딩싱어> 등에 출연하며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녀는 <리걸리 블론드>를 한창 공연하고 있을 때, <남자가 사랑할 때> 오디션에 참여했다.

"술집 여자이긴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태일이 자기가 좋아하는 호정을 '진짜 사랑이구나' 깨닫게 해주는, 매력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출연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하고 싶었어요. 술집 여자 연기는 처음이지만 준비 많이 해서 과감하게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호정과의 사랑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태일이 무작정 모텔로 미선을 찾아와 "한 번 하자"며 관계를 요구하는 중요한 장면이 있다. 사채업자 태일에게 돈을 빌린 미선은 "돈 보낼 테니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태일의 마음에 채찍질을 한다. 이후 태일은 호정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무대와는 다른 매력...스크린에 나오는 내 모습 신선해요"

"평상시 제가 입는 쫄바지 같은 옷을 입고 촬영했어요. 감독님도 편안해 보이는 제 옷이 낫다고 해서 그걸 입고 찍게 됐어요. 화장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고요. 생활에 익숙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이정민


함께 출연한 대선배인 황정민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최우리는 황정민을 "현장에서 오직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뿐인 배우"라고 호평했다.

"같이 출연하는 장면이 얼마 안 되는데 촬영 전날 황정민 선배님이랑 감독님이랑 셋이서 연습도, 리허설도 많이 했어요. 선배님이 시간을 내주셔서 제가 나오는 장면에 대해 많이 상의를 하고 좋은 것을 여러 가지 뽑아주셨어요. 너무 감사하죠.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작품을 위한 좋은 배우인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연기만 생각하고, 현장 분위기를 위해서 가끔 망가지기도 하며 웃음도 주시고.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밖에는 안 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좋은 배우입니다."

"총 3신 정도 밖에 안 돼서 주위에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았어요. 근데 영화를 보고 제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재미있었다고 연락 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너한테 못 보던 모습이었어'라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이정민


뮤지컬 <웨딩싱어> 팀이나, 최우리의 지인들 중에는 그녀가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가 개봉 후에 알고 깜짝 놀라 연락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영화의 출연을 굳이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 3신 정도 밖에 안 돼서 주위에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았어요. 근데 영화를 보고 제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재미있었다고 연락 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너한테 못 보던 모습이었어'라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2012년 영화 <댄싱퀸>에서 댄싱퀸즈로 출연했던 최우리. 그 사이 단편영화 <여기자의 하루>에도 출연을 했고, 2014년 첫 번째 영화로 <남자가 사랑할 때>에 출연했다.

"뮤지컬도 재미있지만 영화는 공연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저한테는 자주하는 작업이 아니니까 신선한 작용을 하는 것 같고요. 무대에 서다가 스크린에 나오는 저를 보면 신선해요."

"올해도 좋은 작품으로 제 주위 사람들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배우로서 연기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분명히 어떤 도구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게 뭔지 하나씩 찾아 나가면서 더욱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정민


최우리는 현재 뮤지컬 <웨딩싱어>(The Wedding Singer) 공연에 한창이다. 1998년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 주연으로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둔 동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뮤지컬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2006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세계 각지에서 흥행 열풍을 이어오고 있다. 극 중에서 최우리는 사랑에 숨김 없이 솔직하고 열정적인 홀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좋은 작품으로 제 주위 사람들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배우로서 연기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분명히 어떤 도구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게 뭔지 하나씩 찾아 나가면서 더욱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4년 새해, 최우리에게 가장 감사한 사람들은


ⓒ 이정민


배우 최우리는 2014년 연초에 가장 감사한 사람으로 뮤지컬 <웨딩싱어> 무대 뒤에서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꼽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우들을 빛나게 해주는 스태프들의 이름을 한사람씩 말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무대에서 딱 바라보면 음향팀(심지혜·이서진 등)과 조명팀이 보입니다. 배우들이 힘든 거 같으면 막 온몸으로 응원을 해줘요. 연기를 잘 하는 날도 온몸으로 표현을 해주고, 커튼콜 때 같이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죠.

제가 하이힐을 신으면 키가 큰데, 키가 작은 분장팀 동생(최민주)은 까치발로 서서 저를 좀 더 예쁘게 해주려고 신경을 써주고 있어요. 의상팀(노양원)도 너무 고생이 많아요. 공연 중에 물을 맞아서 15분 내에 속옷까지 싹 갈아 입고 의상 말리고 메이크업 고치고 나와야 하는데 정말 엄마처럼, 자기 몸처럼 도와줘요. 바쁘고 정신없이 의상을 고쳐주고 머리를 말려주는 와중에도 '언니, 오늘 너무 잘했어요'라고 응원도 보내줘요. <웨딩싱어> 모든 스태프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최우리 남자가 사랑할 때 황정민 뮤지컬 웨딩싱어 댄싱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