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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이 부른 '007' 주제곡, 왜 OST엔 없을까

[기획]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들, 왜 사운드트랙앨범에서 누락됐나

14.02.14 09:34최종업데이트14.02.1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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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운드트랙의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다. 물론 <겨울왕국> 'Let it go(렛 잇 고)' 같은 대히트곡도 간혹 나오기도 하지만,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이 활성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음악에 대한 중요성이 낮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영화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노래들이 갈수록 줄어들다보니, 지난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주제가 부문 후보곡은 단 2곡 뿐이었다는 씁쓸한 일도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2013년 시상식부터 부문별 최소 후보작 숫자를 두고 시상하는 방식으로 제도 변경)

그래도 내가 감상한 영화에 좋은 노래 혹은 연주곡들이 삽입되면 사람들은 해당 작품의 사운드트랙을 찾게 된다. 그런데 간혹 해당 영화를 위해 만들어졌고 극장에서도 분명히 들었던 곡이 정작 정규 사운드트랙엔 존재하지 없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어떤 곡들이 무슨 이유 때문에 사운드트랙으로는 들을 수 없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기자 주 - <레옹>에 삽입된 스팅의 '쉐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 <써니>에서 들을 수 있었던 턱 앤 패티의 '타임 애프터 타임(Time After Time)' 등의 곡도 정식 사운드트랙에는 누락된 곡이다. 하지만 이들 노래는 해당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니라 기존 발표곡을 영화에서 사용한 것이라 이 글에서 소개하는 사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

- 마돈나

'디스 유스드 투 비 마이 플레이그라운드(This Used To Be My Playgound)'

마돈나 ⓒ 워너뮤직코리아

톱스타 마돈나의 몇 안되는 발라드 곡으로 1940년대 등장했던 미국 여자 프로야구를 소재로 제작된 <그들만의 리그>(1992)에 수록되었다. 그해 빌보드 핫 100에서도 1위에 오르는 인기를 얻었고 이듬해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OST에는 제외되었고 생뚱맞게도 그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된 컴필레이션 음반 <바르셀로나 골드>에만 수록되었다.

이유인 즉, 마돈나 측에서 그녀의 곡을 타회사 제작 음반에 사용하는 걸 불허한 탓에 직접 조연배우로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컬럼비아에서 제작한 사운드트랙 음반 삽입이 불발 된 것. (반면 <바르셀로나 골드>는 마돈나 음반을 배급하는 워너 뮤직의 작품이다.)

한편 이 곡은 마돈나의 대표곡 중 하나지만 놀랍게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신의 공연, TV토크쇼 무대 등을 통해 연주한 적이 없었다. 히트곡이지만 그녀의 취향과 거리가 먼 곡이라서 그런 것일까?

- 라이오넬 리치
'세이 유, 세이 미(Say You, Say Me)'


라이오넬 리치 '세이 유, 세이 미'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1980년대 팝 발라드계의 최고 인기가수였던 라이오넬 리치의 대표곡 중 하나. 1985년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빛나는 명곡으로 발표 당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실제 망명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를 캐스팅, 화제를 모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던 영화 <백야>에 삽입된 이 곡은 1986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주제가상을 모두 수상하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같은 영화에 삽입되어 빌보드 1위를 차지한 필 콜린스의 '세퍼레이트 라이브스(Separate Lives)'와 달리, 이 곡도 OST 음반에선 이 곡을 찾아 볼 수 없다.

당시 라이오넬의 소속사 모타운 레코드사 측에서 정규 음반 <댄싱 온 더 실링(Dancing On The Ceiling)> 첫 싱글로 '세이 유, 세이 미'를 선택한 탓에 애틀랜틱 레코드사가 제작하는 <백야> 사운드트랙 음반 수록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크리스 코넬
'유 노우 마이 네임(You Know My Name)'

크리스 코넬 '유 노우 마이 네임'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지난 2006년 새로운 제임스 본드로 대니얼 크레이그를 기용한 <007 카지노 로얄>의 주제곡 '유 노우 마이 네임'은 이례적으로 록 밴드 보컬리스트가 참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운드가든, 오디오슬레이브를 거친 크리스 코넬이 부른 이 곡은 비록 미국 지역에선 인기 순위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지만(빌보드 핫 100 차트 79위), 영국을 비롯한 주요 유럽 차트에선 10위권 이내에 등장, 사랑을 받았었다.

앞서 소개한 곡들과 마찬가지로 이 노래도 정규 사운드트랙에는 누락되었는데, 이는 역대 '007' 주제곡 중에선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크리스는 인터뷰를 통해 '007 영화보다 자신의 음반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유 노우 마이 네임'은 그의 두번째 솔로 음반 <캐리 온(Carry On)>(2007)에만 수록되지만, 후일 '007' 주제곡들을 담은 편집 음반에는 곡 사용을 허락했다.

아델 '스카이폴' ⓒ 강앤뮤직

- 아델
'스카이폴(Skyfall)'


'스카이폴'은 21세기 최고의 디바, 아델의 곡으로 동명의 '007' 영화 <스카이폴>(2012) 주제곡으로 사용되어 전 세계 주요 인기 차트를 석권했다.

이듬해 열린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물론, 브릿 어워드 주제가상까지 휩쓰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기도 한 이 곡 역시 정규 사운드트랙에는 담기지 않았고 오직 싱글 음반으로만 발매가 이뤄졌다.  역시 아델의 소속사-사운드트랙 발매사간 다른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었다.

국내에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사운드트랙과 아델의 '스카이폴' 싱글 음반을 함께 패키지 형태로 발매하는 음반 쇼핑몰 기획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OST 사운드트랙 스카이폴 라이오넬리치 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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