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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울며 싹싹 빌던 이보영...'엄마'였다

[드라마리뷰] 숨가쁜 전개 속 딸 잃은 엄마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 인상적

14.03.05 10:05최종업데이트14.03.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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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딸을 데려간 유괴범을 향해 읍소하는 김수현(이보영 분). ⓒ SBS


꼭 경험해야만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여배우들의 모성애 연기가 대표적이다.

엄정화는 영화 <몽타주>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하며 제50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했고, 엄지원은 영화 <소원>에서 성범죄의 희생양이 된 어린 딸을 보듬으며 눈물을 삼키는 엄마 연기로 제3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결혼 후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로 돌아온 배우 이보영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영은 "모성애 연기를 어떻게 표현할지 걱정"이라고 했지만, <신의 선물> 1, 2회를 보면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유괴범을 사칭한 사람의 전화를 받고 어쩔 줄 몰라하고, 카메라 앞에서 딸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펑펑 쏟는 모습은 영락없는 '엄마'였다.

유괴, 보이스피싱, 그리고 발견까지...숨가쁜 전개 이어져 

4일 방송된 SBS <신의 선물> 2회에서 김수현(이보영 분)과 남편 한지훈(김태우 분)은 딸 한샛별(김유빈 분)을 잃고 전전긍긍했다. 형사 현우진(정겨운 분)은 한샛별을 잡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범인은 찾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도 돌아오지 않았다. 한샛별은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졸지에 딸을 잃은 김수현과 한지훈에게는 깊은 마음의 상처만 남았다.

김수현은 앞서 유괴범의 전화를 받았다. "돈을 가져오라"고 해서 2억 원의 돈다발을 갖고 동분서주했지만, 진범이 아닌 범인을 사칭한 사람이었다. 김수현은 유괴범을 사칭한 사람이 데리고 있던 아이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그를 잡으려고 했다. 그는 김수현에게서 벗어나려고 사정없이 발길질을 해댔지만, 김수현은 온몸에 상처를 입고도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딸의 소식이 들리지 않자, 결국 김수현은 공개수배자를 잡는 시사 프로그램 작가인 자신의 직업을 이용했다. 카메라를 통해 유괴범과 대화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카메라 앞에 앉은 김수현은 오열했고, 결국 무릎까지 꿇으며 "나를 데려가라"고 했지만, 한샛별의 신발이 발견됐다는 속보에 절망했다.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던 그녀는 아이가 발견된 저수지에 몸을 던졌다.    

추격전에 입수까지 감행한 이보영, 드라마 살렸다 

이날 방송에서 이보영은 울고 또 울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거나, 현실을 부정하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이보영의 모습은 딸을 잃고 세상이 무너져버린 엄마 그 자체였다. 카메라 앞에서 유괴범에게 사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눈물을 쏟다가 급기야 바닥에 앉아서 싹싹 비는 이보영의 모습은 시청자의 눈시울마저 붉어지게 했다.

<신의 선물>은 아이를 잃고, 세상을 저버린 엄마가 이후 시간을 되돌리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잃고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과정을 불과 2회 방송에 다 담아야 했다. 방송 초반부인지라 등장인물도 하나씩 소개하고, 각각의 인물들이 한샛별의 유괴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다 알려주면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연출은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치명적인 단점마저도 덮고 지나칠 수 있었던 것은 이보영의 가슴 절절한 모성애 연기 덕분이었다. 유괴범을 사칭한 인물을 뒤쫓다가 발에 채이면서도 붙잡고 늘어질 때는 마치 영화 <테이큰>의 리암 니슨 같았고, 물속으로 뛰어들 때는 비련의 여인 같았다. 시청자들을 <신의 선물>에 흠뻑 빠지게 한 것은 이보영의 강렬하고 애절한 연기였다.

신의 선물-14일 이보영 정겨운 김태우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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