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하리야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소규모의 모래사막. 사우디에서 바람을 타고 온 모래들이 쌓였다고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모래는 뜨겁지만, 조금만 깊게 손을 넣어보면 시원한 모래들이 피부에 와 닿는다. 이런 모래사막으로는 이집트 북서쪽에 위치한 시와(SIWA)사막이 있다.
김산슬
오늘 우리가 가게 될 곳도 베이스 캠프인 이곳, 바하리야 마을에서 출발해 흑사막과 크리스털 사막 그리고 백사막이라 불리는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사막들을 투어하는 흥미로운 장소들이다. 사실 내게는 벌써 세 번째 방문이라 장소에 대한 기대는 없었지만, 오늘은 또 하나의 새로운 하루다. 사랑하는 사람과, 새로 만난 사람들과 함께 할 사막에서의 하루. 그리고 지난번에는 만나지 못 했던 사막 여우를 만나고 싶다는 기대를 품고 왔으니 떠나봐야 알 일이다.
오늘 투어를 예약한 또 다른 중국행 일행과 함께 출발해야 하는데, 사십 분이 지나도록 오지를 않는다. 결국 한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그들은 모습을 드러냈고, 사막에서 보낼 시간이 줄어든 것 같아 속상한 마음에 툴툴대니 이보가 다정하게 나를 타이른다.
"소피, 이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어. 모든 게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할 수는 없어. 그게 인생인 거고, 게다가 네가 더 잘 알겠지만 소피, 여긴 이집트야. 조금 늦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그리고 모든 일엔 일어나는 이유가 있는 거야. 우린 기다릴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해."아차, 하는 마음이 든다. 사막에서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든 것에 투덜댈 시간에, 지금 내 옆에 있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면 될 것을.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불평하느라 지금 내게 주어진 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니.
일탈을 꿈꾸며 훌쩍 떠난 그곳에서 여행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일상의 규칙성을 요구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흘러가기를 원하고 조금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고서, 계획에 차질이 생겨 혹여나 가고자 했던 어느 한 곳이라도 가지 못하게 될까 조바심에 발을 동동 구르는 우리의 모습.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당연한,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는 여지를 머금은 여행에서 우리는 또 일상처럼 스트레스를 받는다. 힘들게 얻은 휴가일수록,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돌아다녀야만 본전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어느새 여행은 노동이 되고 일상의 연장선이 된다.
마음을 고쳐먹고 차에 올랐다. 이보와 에바는 중국인 두 명과 함께, 나와 은준, 기남 셋이서 한 차를 타게 되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 건지, 한국인인 우리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앉아 갈 수 있도록 한 하마다의 배려였다.
"산슬, 준비됐어요?" 하마다가 차에 타며 묻는다. 아무렴, 준비되었고말고! 신나게 내가 대답한다.
"아이와, 얄라 일라 싸흐라 야 하비비!"(물론이지, 얼른 사막으로 가볼까요 우리?!)

▲인사하는 바하리야 마을 아이들 이집트에서도 이렇게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트럭 뒤에 타고가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김산슬

▲바하리야 골목 풍경 해질녘 아이들이 이방인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김산슬
| 여행정보 |
Tip : 이 팁은 대략적인 계획과 예산짜기에 도움을 주려 작성한 내용이나,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고 세 번 다 같은 업체의 투어를 이용했었기에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함을 미리 알림, 또한 있는 사실 그대로만 기재하고자 노력했으나 어떠한 홍보 목적 없이 개인의 경험과 기준으로 작성하였기에 주관적인 내용이 포함될 수 있음도 알림.
① 바하리야 가는 버스표 끊기 나세르(Nasser)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트루고만 버스 터미널은, 이집트의 주요 도시 곳곳을 연결해주는 중심 터미널이다. 바하리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다섯 번 정도가 있는데, 투어를 하게 되면 주로 8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버스 표는 현재 50EGP이며, 버스 표를 미리 예약할 때는 날짜와 시간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② 투어할 여행사 선택하기 바하리야 사막에는 아주 많은 여행사가 있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이곳 저곳에서 삐끼들이 흥정을 하는데, 나는 언제나 같은 곳을 이용했기 때문에 타 여행사에 대한 비교가 불가능하다. 여행사 선택은 여행자 본인의 몫이며, 다만 일부 여행사는 성수기에 숙련되지 않은 운전사를 임시 고용해, 지프가 전복되거나 사막 한복판에서 고장 나는 등의 사고가 종종 일어나기도 하고,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갈 시에 대략적인 투어 요금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바가지를 쓰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또한 여름에 간다 해도 사막의 밤과 새벽은 아주 춥기 때문에 제공되는 텐트와 침낭 등의 장비도 꼼꼼히 체크하도록 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투어가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할 때에는 계약 금액의 일부를 선지급 한 뒤 투어 계약 시 제시된 조건대로 투어가 이루어졌을 시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는 방법으로 사기를 막을 수도 있다.
투어는 대개 1박2일의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카이로 트루고만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8시 버스를 타고 도착해서 점심을 해결한 뒤 출발하는 일정이다. 하루에 바하리야를 찾는 여행자들이 꽤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출발일 며칠 전에 트루고만에 가서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막투어의 기본적인 일정은 [마을 출발-흑사막- 크리스털 사막- 백사막에서 저녁 식사와 함께 1박- 오아시스 - 마을 도착]으로 이루어 진다. 내가 이용했던 하마다 투어의 경우, 물 그리고 저녁 식사(주로 양념해서 구운 닭고기와 쌀밥, 샐러드, 빵, 탄산음료, 식후 차)가 제공되며 아침 식사(간단한 빵, 치즈, 잼, 단 과자, 차 혹은 커피)가 주어지지만, 양치질이나 간단한 세면을 위한 여분의 생수 한 병과 사탕, 초콜릿 등을 챙겨가는 것도 괜찮다.
내가 이용했던 하마다 투어를 기준으로 한 투어 금액은 4인 기준 1인당 50달러이다. 4인 기준으로 제시한 이유는 사막 투어는 1박으로 이루어지는 투어의 가격이 200달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일 투어 인원이 부족하게 되면 네 명 이하의 인원이 투어를 하게 되는데, 그렇다 해도 차 한대와 투어에 필요한 가이드의 수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인원이 부족할 시 투어 가격이 네 명일 때보다는 비싸다.
따라서 4인 이하의 그룹이거나 개인 여행자일 경우, 미리 연락하여 투어하고자 하는 일정을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로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또 한국인 안주인이 관리하기 때문인지 담요와 침낭, 매트리스를 수시로 드라이클리닝하거나 소독하는 등 위생상태가 바람직했다. (제공되는 침낭 도구를 사용했지만 벼룩도 없었고 별다른 피부 반응은 없었음.) 또한 둘째 날 일정에 모래 언덕에서의 샌드 보딩이 무료로 들어가 있으며, 점심은 거의 한식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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