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로농장에서 일하는 청년.
박형일
따로 모집하지 않았는데... 농촌으로 내려오는 청년들- 진로농장에 청년들이 많이 오나?
"의외로 많이 온다. 청년들이 도시에서의 삶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전망이 보이지 않아 그러는 게 아닐까? 그리고 청년들이 도시를 떠나 새로운 삶을 전망해 보려는 것은 현상을 넘어 일종의 흐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 진로농장은 따로 모집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현재 10명 정도 청년들이 함께 하고 있다. 또 오랜 기간이 아니더라도 일 주일이고 한 달이고 단기간 머물다 가는 친구들도 있다."
- 다 농사짓겠다고 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꼭 모두가 농업'만'을 하는 전업농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정 기간이라도 농업을 익히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농촌의 리듬과 정서를 익히고 지역과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업에 대한 이해 속에서 농촌에서의 다양한 진로를 모색했으면 한다."
- 도농순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대개는 도농교류라 하고 도농순환이란 말은 많이 쓰이지는 않는데 무슨 차이가 있나?"서울의 청년일자리허브와 함께 농(農)적 진로에 관해 함께 사업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 쪽에 잘못이 있다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어긋남'이 있었다. 그래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류하게 되었는데, 다른 한편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도농은 교류보다 순환이라고 이야기하고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원이든 사람이든 무엇이든 간에 '순환'되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대개 우리는 도시와 농촌을 분리해 바라본다. '순환'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에는 일자리가 없고, 농촌은 일 할 사람이 없는 것은 각기 다른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문제다. 도시와 농촌을 분리해서 바라보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로 바라보고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
순환이 둥근 원을 떠올리게 한다면 교류는 일직선의 흐름 아닌가? 그래서 교류라고 하면 농산물직거래 이런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직거래 장터나 체험 프로그램이 나쁘다거나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만 있는 것이라 아니라 그걸 포함해 더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통해 도시와 농촌의 관계가 복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사람이지만, 한편 도시의 유기 자원도 순환되면 좋겠다. 도시에서는 음식물 자원도 종량제 형태로 버리는 데 돈을 낸다고 들었다. 지금 시골에선 유기농에 필요한 유기물들을 많은 부분 사다 쓰고 있는데 도시에서 나오는 유기물들이 농촌으로, 다시 흙으로 순환되지 않고 쓰레기로 폐기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런 자원들도 효과적으로 순환되도록 하면 좋겠다."

▲ 그물코 헌책방
박형일
- 무슨 정책적 지원이나 제도적 변화가 뒷받침돼야 하나."도농순환센터가 실현되기 위해 사람이 핵심 아닌가 싶다. 그 사람 중에 핵심은 일할 수 있는 젊은 청년이다. 농촌에서의 '일'이나 '진로'라고 하면 농업만을 생각하는데, 농촌은 단지 농업을 하는 곳이기 이전에 사람이 사는 곳이다.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며 농촌에는 '농업'만 남은 것이다. 도시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모든 게 필요한 곳이 농촌이다. 기자도 필요하고, 목수도 필요하고, 장사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교사도 필요하다.
도시를 재생 시킨다고 표현하던데 농촌도 재생되고 회복되어야 한다. 농촌도 똑같은 삶의 장소니까,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취업이 아닌 창업이 필요하고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고 재생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 가는 것이다. 지역의 이런 필요들과 청년들의 재능과 흥미, 관심사가 만나면 창조적 일자리가 생겨난다. 우리지역에 목공실이나 마을카페, 마을빵집, 헌책방 등이 그런 예라고 생각한다.
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자원을 배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청년들의 창업과 농촌살이를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나 중간조직이 필요하다. 도시에는 창업에 관한 각종 중간지원기관이나 지원시스템이 다양한데 상대적으로 농촌은 부족하다. 물론 도시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옮겨오자는 것은 아니다. 농촌이라는 장소성을 잘 이해하고 농촌과 지역에 적합한 형태나 방식이어야 한다."
- 진로농장에서의 이런 고민을 다른 기관들이나 단체들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시도가 있었나? "진로농장은 아무래도 청년들에 관심이 있다 보니 청년들의 진로, 일자리 등에 대한 것을 고민하게 된다. 다른 단체들도 자신들의 주된 관심이나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고 본다. 도시와 연계한 인문-생태 교육프로그램 운영이나, C.S.A 농장 등 농촌체험이나 직거래를 넘어선 새로운 관계의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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