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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에 소주 마신 이 가수, 이러니 안 반하나

[공연리뷰] 네 번째 내한공연 연 레이첼 야마가타 "서울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찼다"

14.03.17 11:04최종업데이트14.03.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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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싱어송라이터 레이첼 야마가타가 3월 네 번째 내한 공연을 열었다. ⓒ 서던스타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백양홀에서 열린 싱어송라이터 레이첼 야마가타의 공연에서 있었던 일이다. 공연 중간 레이첼 야마가타와 그의 세션은 관객의 눈에 익숙한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바로 플라스틱 병에 담긴 소주였다. 물건의 정체를 알아 본 관객은 환호했고, 그들은 뚜껑을 열어 소주를 나눠 마셨다. 차분하게 이어지던 공연은 이 같은 깜짝 행동에 한껏 달아올랐다.

한 휴대전화 광고에 실린 '비 비 유어 러브'(Be Be your Love), 그리고 MBC <지붕 뚫고 하이킥>의 마지막 회에서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라는 신세경의 대사와 함께 흘러 나왔던 '듀엣'(Duet)으로 한국 팬들에 친숙한 그는 이번에도 소탈하고도 친근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공연 중간 급히 들어오는 한 관객을 향해 반가움의 표시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그의 말에 큰 소리로 답하는 관객에겐 손 키스로 보답했다.

820석 규모의 작지 않은 공연장이었지만, 이 같은 레이첼 야마가타의 소탈함은 관객과 그의 거리를 단숨에 좁혀 놓았다. 무대 구성 또한 단출했다. '레이첼 야마가타'라고 크게 적힌 펼침막을 배경으로 오른쪽에 자리한 커다란 피아노 한 대, 그리고 기타부터 베이스, 드럼까지 모두 소화한 '1인 다역' 세션이 무대의 전부였다. 하지만 이 단 한 명의 세션과 레이첼 야마가타가 빚어내는 소리가 약 2시간에 걸쳐 공연장을 메웠다. '어쿠스틱 라이브 콘서트'라고 명명된 만큼 편곡 또한 새로웠다.

레이첼 야마가타는 관객을 향해 '비 비 유어 러브'의 후렴구를 함께 하자고 요청했고, 관객은 그의 반주에 맞추어 함께 노래를 불렀다. ⓒ 서던스타엔터테인먼트


'선데이 애프터눈'(Sunday Afternoon), '엘리펀트'(Elephant), '원 미 다운'(Worn Me Down) 등을 새로운 버전으로 접할 수 있었던 무대는 한국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떼창'으로 절정에 달했다. 레이첼 야마가타는 관객을 향해 '비 비 유어 러브'의 후렴구를 함께 하자고 요청했고, 관객은 그의 반주에 맞추어 함께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곡을 부르기 전 피아노 앞에 앉은 레이첼 야마가타는 "이런 직업을 가진 것이 나에게는 행운인 것 같다"며 "고양이들과 혼자 살며 가끔 외로울 때도, 슬플 때도 있지만 여러분의 눈을 보면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등장할 때와 같이 퇴장할 때도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그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머물며 관객에게 사인을 해 주고, 눈을 맞췄다. "서울을 향한 사랑으로 마음이 가득 찼다"는 그의 SNS 속 글처럼, 관객의 마음도 그의 음악으로 가득 찰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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