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회의원 중에는 해양전문가가 없는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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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언(byisland)등록 2014.04.23 16:48
박근혜 정부의 '사회재난 위기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고 언론에서 난리다. 현장 실무보다는 이론 중심으로 구성된 '컨트롤 타워' 때문이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피해자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허점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거대한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 흑산도와 홍도 사이 바다를 지나고 있다. ⓒ 이재언


지금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바다 영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에 일본과 중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 나라들과 무인도를 가지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최근 중국-일본 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영토분쟁 센카쿠 열도 문제다. (중국명 조어도 분쟁) 중국과 일본은 이 분쟁에 따른 중국의 희귀 금속의 수출금지로 인한 자원 무기화 전략 일환으로 나올 정도로 조어도를 중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무궁무진한 자원을 가졌음에도 이 분야에 대한 현장 전문가가 많지 않다. 특히 입법 기관인 지역구와 전국구를 막론하고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없다는 것은 해양 후진국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세월호 사고와 섬과의 연관은 좀 무리가 있지만 그러나 바다와 섬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섬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바다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이다. 섬을 통해 바다를 보고, 바다를 통하여 섬을 보는 것이다. 즉 바다와 섬을 징검다리 삼아 전 세계를 드나든다. 그래서 바다의 문제가 섬의 문제이고, 섬의 문제가 바다의 문제다.

흑산면 다물도 전경 (신안군 제공) 다물도를 지나면 멀리 중국으로 향한다. ⓒ 이재언


바다위에 떠 있는 섬의 가치를 보면 첫째 영토적 가치가 있다. 그 실례로 독도나 연평도, 백령도와 최남단 가거도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둘째 군사 전략적인 가치가 대단하다. 서해5도인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소연평도의 중요성은 말로 할 수 없다. 셋째 자원의 보고다. 관광자원과 수산자원, 해산물자원, 지하자원, 에너지자원, 수자원 등이 무궁무진하다. 넷째 생태계의 보고다. 새들의 낙원, 식물의 군락지, 고기들의 집이며, 오염되지 않는 보고다. 다섯째 문화적 자원이 많이 있다. 섬은 역사. 문화, 민속, 구비문학. 인문, 사회, 지리, 인프라 등 연구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신안군의 다물도 다물도의 돛대바위와 탐사선 등대호 전경 ⓒ 이재언


이렇게 바다에 있는 섬들은 그 가치가 무궁무진한 자원들이 많은 데 우리는 그동안 바다와 섬을 홀대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되돌아봐야 한다. 100여 년 전에 만든 김정호의 대동여지전도에는 바다가 없다.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바다를 잘 모른다.  바다의 아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한때 해수부를 폐지해 국토부와 농림부로 이관, 방대한 해양정책이 뒷전에 밀린 적도 있다. 바다와 섬에 대한 비전과 대안이 없어서 나온 부끄러운 사례다. 아직도 바다를 벗삼아 일하는 사람들을 뱃놈, 섬놈 하면서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상당히 많은 숫자가 섬과 바다에 대한 개념이 없을 정도다.

17대 국회에는 안산의 제종길 의원과 완도 진도 해남의 이영호 국회의원이 해양 전문가였지만 18대에는 전국구ㆍ지역구를 막론하고 한 명도 없었다. 19대 국회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회는 대부분 법률가로 구성되었으니 한심한 노롯이다. 전국구 직능대표 중 노동계, 의료계, 청년, 여성, 교육계, 장애인, 다문화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유독 해양 전문가는 없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해양 후진국인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바다와 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임에도 바다를 잘 아는 해양 전문가 국회에는 한 사람도 없다는 점은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바다와 섬에 대한 입법을 활동을 할 때 해양전문가 출신 국회의원이 현장을 알아서 한다면 매우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법률을 만들지 않겠는가?  우리는 '세월호'의 침몰 사고를 보면서 바다가 무섭고, 또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롭게 일깨워 주고 있다.

전복의 섬 노화도 행 차도선 이 노선은 항상 차와 사람이 많다. ⓒ 이재언


현재 바다를 주관하는 해수부이지만 섬을 주관하는 부서가 아직 없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바다와 섬을 연구하는 '바다와 섬 발전연구소'를 총리 직속으로 설립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다와 섬의 정책관 또는 기획관을 두고 연구한 뒤 성과물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는 바다를 무시하는 이조 500년의 양반 사상과 유교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 해양고교를 가는 학생은 공부를 잘 못한 아이들이 가고, 배를 타는 사람은 하급으로 취급하는 사고 방식 아래서는 해양국가로 나갈 길은 멀기만 하다. 전국의 해양고와 해양대에 얼마의 예산이 배정되는지, 현장 실습선과 실습을 어떻게 하는지 점검해야 할 때다. 아직도 실습선은 선령이 오래되었고 속력이 느려서 효과적인 실습을 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바다와 섬을 아우르는 해양 전문가 양성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바다와 섬에 대한 인문학적인 연구와 답사, 정책을 만들어 선진 국가와 해양국가로 나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신안군 부남도 부남도 앞 바다는 수산자원의 보고이다. ⓒ 이재언


덧붙이는 글 전과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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