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신도 700명 KBS 앞 빗속 집회..."세월호와 무관"

[현장] 언론 왜곡·선정보도 중단 촉구... 유 전 회장 일가 비리 질문에는 '침묵'

등록 2014.04.28 18:56수정 2014.04.2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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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신도들이 28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청해진 해운 내 구원파 교인은 극소수다" "오대양과 구원파는 무관하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언론 왜곡보도 및 종교탄압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신도들이 28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청해진 해운 내 구원파 교인은 극소수다" "오대양과 구원파는 무관하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언론 왜곡보도 및 종교탄압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a  여의도 KBS본관앞에 집결한 '구원파' 신도들.

여의도 KBS본관앞에 집결한 '구원파' 신도들. ⓒ 권우성


이른바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집회를 열고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 등은 구원파 신도가 아니며, 세월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역시 교주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구원파 신도들이 낸 헌금이 유 전 회장 일가로 흘러갔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검찰은 구원파 교회에서 유 전 회장에게 불법적으로 건넨 돈이 없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노란리본 단 구원파 신도들 "마냐사냥 중단하라"

구원파 서울교회 신도 700여 명은 28일 오후 2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세월호 침몰 사고의 책임을 구원파로 몰아가는 '묻지마 보도'로 본 교단이 사회악으로 지목돼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면서 "언론들이 일부 제보자들의 폭로성 주장을 검증 없이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신도들은 검은 옷차림에 노란 리본을 달고 집회에 참석했다. 우비를 걸친 이들은 굵어지는 빗줄기 아래서 플래카드를 들고 입을 굳게 다문 모습이었다. 기자가 한 신도에게 질문을 던지자, 주위 신도들이 둘러싸면서 막았다. 신도들은 집회 초반에 잠시 "왜곡보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을 뿐, 이후 별도의 구호도 외치지 않았다.

구원파 서울교회 간부들은 돌아가면서 신도들 앞쪽에 설치된 무대 위에 올라가 최근 언론 보도 내용과 관련해 반박을 이어갔다. 세월호 참사와 구원파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이준석 선장이 구원파 신도라는 일부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준석씨는 교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교단의 대표적 세례형식인 '침례' 여부 명단이나 십일조 납부 명부에서 이 선장의 이름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구원파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은 모두 침례를 받고 십일조를 납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교회 내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청해진해운 직원의 상당수가 신도라는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유 전 회장이 사실상 구원파의 교주라는 일부 언론의 표현을 두고도 "유병언씨는 교주가 아니다, 예수 이외의 존재를 교주로 여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병언씨는 교회 신도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이들은 '죄를 지어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게 구원파의 교리'라는 일부 보도 역시 언급하며 "세상 어떤 종교가 그렇게 가르칠 수 있겠느냐"며 "기독교에서 그런 교리를 가진 곳은 없다"고 말했다.


구원파는 유병언 일가 자금줄? "검찰에 직접 확인하라"

a  마스크를 쓴 '구원파' 한 신도가 언론보도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마스크를 쓴 '구원파' 한 신도가 언론보도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a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신도들은 특별한 움직임 없이 사회자의 지시에 따르거나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참석자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신도들은 특별한 움직임 없이 사회자의 지시에 따르거나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참석자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 권우성


구원파 신도들은 세월호 참사를 향한 비난이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고 있다면서 "국민의 분풀이를 위한 희생양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사무국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참사를 향한 분노가 죄 없는 교인들을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교회 신도들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백 명의 승객을 두고 빠져나온 선원들은 분명 잘못했다"며 "그럼에도 신도들은 애꿎은 비난이 무서워 제대로 얘기조차 하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구원파 신도들은 "교단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센데도 불구하고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면서 왜곡 보도 중단과 오보 시정을 요구했다. 그려먼서 "언론이 구원파 논란과 관련해 균형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구원파는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과 교회와의 연관성 관련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은우 기독교복음침례회 사무국 총무는 교회 자금이 유 전 회장에게 흘러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교회는 (유 전 회장) 회사에 자금을 건넨 적이 없다"고만 답했다. "수사 중인 검찰이 일부 증거를 찾았다고 한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 총무는 "모른다, 검찰에 직접 확인하라"고 잘라 말했다.

유 전 회장 비리 의혹에 대한 질문에도 이 총무는 "지금은 교회와 관련해 말하는 자리"라며 "유병언씨 일은 유병언씨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회장 회사와 구원파 교회와의 연관성을 두고는 "교인들이 모여 회사를 만들고 경영한 사실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유병언씨는 창설 초창기에만 설교를 했을 뿐, 이후에는 설교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월호?침몰사건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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