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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바로는 모 아니면 도?..."마음만은 완벽했다"

[인터뷰] 연기로 인기상과 신인상 동시 노미네이트..."아직은 출발선"

14.05.06 09:24최종업데이트14.05.0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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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B1A4의 랩퍼 바로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걷기 쉬운 '포장된 길'을 두고 유독 '비포장 도로'를 걷고 있다. tvN<응답하라 1994>에서 순수한 눈으로 '선배님'을 외치며 인생을 고민하는 청춘 빙그레나 SBS<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에서 6세 지능을 가진 10대 청소년 기영규까지,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운 인물들 뿐이다.

기영규는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극의 흐름을 크게 바꾸는 역할이었다. 동그란 눈으로 유일한 친구 샛별이 만을 쫓아다니던 순수한 청년, 실제로 만나본 그는 '참 건강한 청년'이었다.

자신 없었던 오디션..."영규 보자마자 욕심 생겼어요"

B1A4 바로 ⓒ WM엔터테인먼트


바로는 영규를 떠올리자마자 "짠하다"고 말했다. 우연한 제의로 시작하게 된 <응답하라 1994>와 달리 <신의 선물>은 바로가 직접 선택한 작품이다. 애초 오디션을 보기로 했던 역은 기동찬(조승우 분)의 오른팔 왕병태(연제욱 분). 바로는 "병태 역을 연습하는데 내 성격과 맞지 않았다. 그래서 오디션을 봐도 떨어질 것 같았다"며 "그런데 오디션에서 갑자기 감독님이 영규 역할을 해 보라고 하셨다. 대본을 읽는 순간 '무조건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영규는 저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 왠지 모르게 끌렸어요. 제 성격 연장선 상에 있는 게 영규라고 할까요. 어떻게 보면 '모 아니면 도'인 캐릭터라 회사에서도 영규를 두고 고민이 많았어요. '잘 생각해보고, 안 될 것 같으면 안 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하겠다'고 했어요. 마음으로만은 완벽한 영규였으니까요. 연기하면서도 '난 진짜 영규다'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영규를 그대로 보여드리려 했어요."

SBS <신의 선물>의 기영규(바로 분). ⓒ SBS


바로가 생각했던 영규는 '늘 주변만 걱정할 뿐, 스스로를 걱정하지 않는 아이'였다. 그는 "영규는 상처를 갖고 있지만, 그 상처를 스스로는 절대 드러내지 않는다"며 "할머니, 아빠, 삼촌, 샛별이 밖에 모르고, 이들을 지켜야 겠다는 사명감 하나만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준비시간이 짧았던 탓에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고. 바로는 "연기라는 게 생각대로 나오지 않더라"며 푸념했다. 그는 영규 배역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촬영을 시작해 드라마 방영 중에 연기를 조금씩 수정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선배 배우 김태우의 따뜻한 일침이 바로에게 큰 힘이 됐다.

"어느 날은 김태우 선배님 저를 부르셨어요. 혼날까봐 두려운 마음으로 갔는데 김태우 선배님이 '정말 잘하고 있다'며 '그런데 네가 연기하는 걸 보면 영규를 연기하고는 있지만 연기하는 목적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이해가 안됐는데 선배님의 '목적만 가지고 연기하면 표정과 눈빛은 자연스럽게 나올거야'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에 와닿았어요. 전 그동안 '영규가 물을 마시는 모습'만 연기했지 '영규가 물을 마시는 이유'를 고민하지 못했거든요. 샛별이를 지킨다는 것도. '샛별이를 지키는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거죠. 그 한 마디가 잊혀지지 않아요."

그렇게 극기 훈련 같았던 <신의 선물> 촬영 막바지가 되서야 영규를 완성했다는 바로는 "영규를 오버스럽게 연기하지 않아 다행이다"라며 "훗날 주연배우를 맡게 되더라도 과장되지 않게 표현할 것이다"고 했다. "관객들은 나를 보려고 작품을 보는 게 아니라, 작품을 보려니 내가 나온 거지 않느냐"며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명품돌이라는 평가?..."아직은 평가받을 단계 아니야"

B1A4 바로. ⓒ WM 엔터테인먼트


바로는 올해 연기자로서 제 50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신인상과 인기상에 이름을 올렸다. 짧은 연기 경력에도 김성균, 정우, 최진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정작 바로는 '황송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아직은 평가받을 단계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신인상은 미리 알았는데 인기상에도 있을 줄은…진짜 깜짝 놀랐어요. '내가? 진짜? 대박!' 이랬다니까요. 신인도 아니고 이제 출발선에 선 건데, 제가 평가받는 거잖아요. 그럴 만한 일을 아직 한 것도 아닌데 아리송했죠. 솔직히 (수상은) 기대 안 하고 있어요. 준다고 해도 기쁘게 못 받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안 받는다고 할 거에요. (웃음)"

어린 시절 마냥 힙합을 좋아했던 시골 소년 바로는 "예나 지금이나 꿈꾸고 있다"고 했다. 바로는 "어린시절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그때 닥치는 대로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영화도 많이 봤던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덕분에 지금은 실패해도 '뭐야, 다시 하면 되지'하며 넘어갈 수 있는 '근자감'도 있다"며 웃음지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자신감이 있다는 것, 미래에 대한 구상을 한다는 거예요. '꿈을 꾼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어요. 과거엔 실천을 못하고 고민만 했을 뿐이지 마음 속에는 꿈이 있었거든요. TV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고 '내가 저기 있다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했고요. 막상 현실이 되니까 신기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또 지금의 위치에서 꾸게 되는 꿈이 있어요." 

한때 축구 선수와 직업 군인을 꿈꾸기도 했던 그는 이제 어엿한 가수이자 연기자로 성장했다. 두 작품으로 연기의 맛을 봤으니 이제 "내 나이에 맞는,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나 시대의 아픔을 보여줄 수 있는 전쟁물에 출연하고 싶다"는 목표도 갖게 됐다. 다만 서두르지는 않기로 했다. 카메오든 보조 출연이든, 자신이 잘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바로는 "다음 걸 바라면서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다"며 "천천히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가수'라는 정체성도 지켜갈 생각이다. <신의 선물> 종영 후의 소감을 늘어놓던 바로는 "이젠 다음 앨범을 준비할 차례"라며 다음 행보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졌다.

"연기나 노래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아요. 둘 다 하고 싶었으니까요.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무대 위에서와 카메라 앞에서 체력이 다 돼서 '도저히 못하겠어'라고 할 때까지 욕심을 버리고 싶지 않아요."

바로 신의 선물 B1A4 바로 영규 차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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