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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괴수인가 자연의 수호자인가

[리뷰]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한 영화의 메시지, '자연에 순응'하라!

14.05.14 10:07최종업데이트14.05.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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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질라>에서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의 내용이 일부 담겨 있습니다.

일상은 소중하다. 언제 어디서 자연재해로 평화가 깨질지 모른다. 영화 <고질라>(연출 가렛 에드워즈)는 일상을 살던 시민들이 갑자기 괴물 '뮤토'라는 재난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런 사람들에게 영화 <고질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자연에 순응하라'는 것.

<고질라>는 인간이 통제할 수도, 소통할 수도 없는 존재 뮤토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자연적 존재 뮤토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양육되고 결국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힘을 지니게 된다. 인류는 뮤토로 인해 멸망의 위기를 맞게 되고 그 순간 '고질라'가 등장한다.

<고질라>는 '자연'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했다. 50년 상간의 세월을 조명하면서 끊임없이 자연과 인간 욕망의 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자연은 인간이 연구할 대상'이라고 여기던 자들에게 '자연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결국, 영화의 결론은 '자연의 순리대로 인정하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에 이른다.

통제할 수 없는 뮤토, 그 번식 막는 포드는 영웅? 

영화 <고질라>의 애런 테일러 존슨(포드 브로디 역).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하지만 <고질라>는 미군 대위 포드 브로디(애런 테일러 존슨 분)의 활약으로 '인간이 자연을 어느 정도는 통제할 수 있다'는 타협점을 제시한다. 군인들은 용맹하게 전면에서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노력하는데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지만, 오직 포드 브로디만은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다.

뮤토가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이라면서, 그는 뮤토의 번식을 막는다. 포드는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기지를 발휘하며 살아남는다. 괴수영화라기보다는 포드의 영웅기라는 쪽이 어울린다.

그런가하면 영화는 '모든 사람이 괴수 <고질라>를 잘 알겠지'라는 오류를 범한다. 리부트작(전작의 연속성을 거부하고 시리즈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새롭게 만든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고질라>의 특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영화가 알려주는 고질라에 대한 정보는 자연 일부로 햇빛과 바람처럼 자연스러운 존재라는 것뿐이다.

영화 <고질라>의 괴수 고질라.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결과적으로 고질라는 인류의 멸망을 막고 '현재'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게 된다. 이상하리만큼 고질라는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지 않는 한, 없는 존재인양 무시하고 지나간다. 영화가 고질라를 '자연적인 질서의 수호자'로 규정한 만큼 인간들이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한편 영화는 은연 중에 권력인식을 반영한다. 인류를 위해 전면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이들은 백인이 대다수다. 고질라와 싸우는 전 세계 연합 단체에 동양인이라곤 고질라를 연구한 일본 연구원 두 사람 뿐이다. 두 연구원이 괴수 뮤토를 잘 알지만, 그들의 의견은 뮤토 소탕 작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디테일한 연출은 높이 사고 싶다. 한국 팬들을 의식한 탓인지, 일본 연구소에서 깨알같이 '살려줘'라는 한국어가 들려온다. 그리고 개와 새 등 동물들의 본능적인 반응을 반복적으로 묘사하고, 일상을 살아내던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재난을 맞이한 모습도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다리 위에서 아이들을 가득 태운 스쿨버스가 불도저처럼 총알을 뚫고 전진하는 모습이 감동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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