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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4'의 충격적인 변화, 얼굴만은 아니었다

[TV리뷰] 29일 방송된 첫 회 렛미인 '아들로 자란 딸' 배소영, 어떻게 바뀌었나

14.05.30 09:34최종업데이트14.05.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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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로 상처받는 이들의 마음을 의료 기술과 공감으로 치유하는 스토리온 메이크 오버쇼 <렛미인>이 새로운 MC와 다채로운 볼거리로 무장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29일 방송된 <렛미인4> 첫 회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지 모를 정도로 흥미로웠다.

이날 공개된 1대 렛미인은 '아들로 자란 딸' 배소영이다. 그는 어릴 적 또래 남자친구들에게 받은 수치스러운 상처 때문에 자기방어를 위해 남자행세를 했다. 이후 남성적인 행동이 몸에 익었고 여성성을 거의 잃어버린 듯 했다. 여자로 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그를 옥죄었다. 배소영은 용기를 갖고 <렛미인4>를 찾아왔고, 인형 같은 외모로 변신했다.

청일점 미르의 역할, 출연자의 상처까지 어루만져줬다

스토리온 <렛미인4>의 첫 번째 주인공 '아들로 자란 딸' 배소영. ⓒ 스토리온


배소영에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표정과 성격의 변화다. 이전 시즌에서는 '외모의 변화'에 크게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내면의 변화'에 더 집중했다. 배소영은 자발적으로 무대에서 애교를 부리는 등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거기에는 미르의 역할이 컸다. 미르는 어릴 적 상처로 '남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던 배소영을 여성으로 대해준 최초의 남성 역할을 했다. 미르는 '커플댄스'를 통해 배소영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이는 배소영의 상처를 어루만져줌과 동시에 '딸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라는 배소영 어머니의 소망까지도 배려해 준 것이다. 두 사람의 커플댄스는 방송 내용도 더 다채롭게 만드는 효과도 발휘했다.

다만, 시즌4에서도 메인 MC를 맡은 황신혜의 너무 솔직한 표현은 출연자에게 상처를 줄 여지가 있어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도 그는 출연자의 성형 전 얼굴을 먼저 확인한 후 "충격이다" "어쩜 저래"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했다. 출연자가 듣고 있는데 저렇게 말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이런 우려는 고정 출연자 홍지민과 레이디제인이 상쇄시켰다. 홍지민은 출연자에게 예민할 수 있는 질문은 조심스럽게 공감하는 말투로 건넸고, 출연자가 대답하는 동안에도 감탄사와 표정으로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레이디제인은 시종일관 웃는 모습으로 "예쁘다" "얼굴이 작다" 등 진심으로 칭찬하며 출연자를 웃음 짓게 했다.

탈락한 출연자도 지원...'메이크 오버쇼' '상처 치유' 두 마리 토끼 잡아

스토리온 <렛미인4> 탈락자 나보람에게 '의료적 지원을 하고 있음'을 알린 제작진. ⓒ 스토리온


이날 최종선택에서 탈락한 이는 '매일 면도하는 여자' 나보람이다. 나보람은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었지만 턱수염, 구레나룻, 배털 등 남성보다도 털이 많았다. 특히 턱수염은 하루에 두 번씩 면도해야 할 정도.

제모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나보람의 어려운 가정 형편상 그럴 수도 없었다. 현재도 근무하고 있는 회사 옥상의 3평 남짓되는 창고에서 지내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나보람에게 7년 넘게 생리가 없었다는 것. 아빠에게 고민을 말했지만 냉담한 반응만 돌아왔다고.

여기서 새롭게 투입된 내과의의 역할이 돋보였다. 한의사 김용민 원장의 분석상 나보람의 문제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인한 '호르몬'이었다. 내분비내과 원영준 교수는 몸 속에 남성 호르몬의 생성을 야기하는 '종양'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 분석했다. 성형적 치료가 시급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나보람이 탈락한 이유는 '극적인 외모적 변화를 보일 수 없기 때문'인 듯 했다. 털이 문제였던 나보람을 선정해 멀쩡한 외모를 굳이 고친다면 '성형조장'이 될 수도 있었을 일이다.

그래서 제작진은 자막으로 현재 나보람에게 의료적 지원을 하고 있음을 알렸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배소영을 선택해 극적인 '메이크 오버쇼'를 보여줬다면, 나보람에게 절실했던 의료적 지원을 함으로써 '외모로 상처받는 이를 치유하겠다'는 프로그램 존재 이유도 입증했다.

성형 조장, 사연 조작 등 숱한 논란 속에도 꿋꿋이 버티며 성장하고 있는 <렛미인4>. 첫 방송의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 출연자의 내면을 치유하면서 동시에 감동도 전하는 건강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렛미인4 미르 레이디제인 황신혜 홍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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