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을' 보궐선거, 이대로면 또 새누리당 승리

[분석] 새누리당 '빅2' 출마... 야권은 '오리무중'

등록 2014.06.09 15:27수정 2014.06.0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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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3월 21일 오후 3시 30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7.30 남구을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라며 조기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3월 21일 오후 3시 30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7.30 남구을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라며 조기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6·4 지방선거가 끝낸 여야가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전에 돌입했다.

먼저, 새누리당은 울산에서 김기현 전 의원이 시장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울산 남구 을 선거공천권을 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3선을 지낸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9일 남구 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발 빠르게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고, 6·4 지방선거 울산시장 공천 컷오프 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하던 김두겸 전 남구청장은 당의 남구 을 당협위원원장 임명을 수락하면서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소위 새누리당 내 '빅2' 후보로 불리는 이들과 달리 야권에서는 6·4 지방선거 참패의 휴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뚜력한 유력 주자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특히 6·4 지방선거에서 보여 준 야권분열에 따른 야 4당 간 앙금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상태라 이대로면 7·30 재보궐 선거도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새누리당, 울산 남구을 보궐선거에 '빅2' 출마... 치열한 경쟁

a  새누리당 중앙공천관리위원회의 울산시장 후보 컷오프에서 탈락한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3월 26일 심사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중앙공천관리위원회의 울산시장 후보 컷오프에서 탈락한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3월 26일 심사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 박석철


사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서는 '야권이 17년 만에 지방정부를 수권하는 것 아닌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 진원지는 현재 7·30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빅2로 거론되는 두 명의 주자였다.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현 국회부의장)은 지난 1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보름 만인 2월 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의 위기가 시작됐다.

정 의원의 불출마는 그동안 '출마냐 불출마냐'로 고민하던 김기현 의원(남구 을)이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했고, 곧이어 박맹우 울산시장이 6월 말 임기를 3개월 앞두고 "7·30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라며 조기사퇴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자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김기현 의원과 박맹우 시장의 야합의혹을 제기하며 새누리당은 분열양상을 보였다. 이어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울산에서도 새누리당 심판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김두겸 전 남구청장을 남구 을 당협 조직위원장에 임명한 데 이어 남구 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사태를 무마하고 김기현 후보로 힘을 모았다. 반면 야권은 지지부지한 야권단일화를 이어가면서 결국 참패의 결과를 맞이했다.

유권자 91만2325명 중 51만1939명이 투표해 56.1%의 투표율을 보인 울산(전국 투표율56.8%)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5개 구청장, 광역의원 21명·기초의원 35명(비례대표 3명 포함) 등 62명이 새누리당 후보가 휩쓸었다. 반면, 2010년 지방선거 이후 2명의 구청장과 30%가량의 지방의원을 당선시키며 약진했던 통합진보당은 그야말로 전멸했다.

새누리당의 싹쓸이와 진보당의 전멸에는 종북공세와 야권분열이 큰 작용을 했다. 새누리당은 선거 기간 내내 기자회견과 현수막, 유세 등을 통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종북몰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여기다 야권은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데 이어 상대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진보당 김종훈 동구청장이 40.44%, 새정치연합 유성용 후보 9.13%, 노동당 손삼호 후보 5.46%로 야권표가 갈라진 데 반해 새누리당 권명호 후보는 44.94%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북구도 윤종오 구청장이 43.06%, 새정치연합 김재근 후보가 11.99%를 얻어 44.94%를 얻은 새누리당 박천동 후보에게 무너졌다.

남구의 경우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재선을 노리던 새누리당 김두겸 전 청장에게 1.31%p, 1762표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셨던 진보당 김진석 후보가 이번에는 새누리당 서동욱 후보에게 60.69% 대 39.30%라는 큰 차로 패배했다.

울산 남구 을 보궐선거 야권 주자는 누가 될 것인가

a  지난 5월 6일 이상범(새정치민주연합), 이영순(통합진보당), 조승수(정의당) 울산시장 후보(왼쪽부터)가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시장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지난 5월 6일 이상범(새정치민주연합), 이영순(통합진보당), 조승수(정의당) 울산시장 후보(왼쪽부터)가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시장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박석철


현재 7·30 울산 남구 을 보궐선거 야권 후보로는 당초 6·4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다 이상범 후보에게 양보한 새정치민주연합 심규명 시당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진보당은 그나마 남구에서 가장 많은 표밭을 가꿔온 김진석 시당위원장이 이번 지방선거 완패의 충격이 크고,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후 야권단일화를 위해 선거 막판 출마를 포기했던 이영순 전 의원도 여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정의당도 조승수 전 의원이 울산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에게 65.42% 대 26.43%의 큰 표차로 패배한 후유증을 만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갑용 후보가 울산시장 선거에서 8.13%를 얻은 노동당도 인물난에 허덕이는 건 마찬가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야권이 힘들어 보이는 건 6·4 지방선거와 같이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7·30 울산 남구 을 보궐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빅2 후보들이 갖가지 논란으로 많은 흠집이 나 있는 상태지만 이를 이슈화해서 승리할 수 있는 야권의 힘이 너무 약해 보인다는 것이 이번 보궐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7.30 울산 남구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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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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