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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도시의 법칙',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TV리뷰] '도시의 법칙' 과도한 친절 정리하고, 애매한 조항은 기준 세워야

14.06.12 10:36최종업데이트14.06.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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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정글은 닮았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인간은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SBS <정글의 법칙>을 연출했던 이지원 PD가 색다른 공간에서의 생존기를 보여주겠다며 <도시의 법칙>을 선보였다. 김성수, 이천희, 정경호, 백진희, 문(로열파이럿츠)이 뉴욕에 도착하면서 그 포문이 열렸다.

11일 오후 11시 <도시의 법칙 in 뉴욕>이 첫 방송 됐다. 이지원 PD는 앞서 "독특하고 새로운 느낌의 캐릭터를 보여줄 것이고, <정글의 법칙>과는 색다른 느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런만큼 기대도 컸고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멤버 구성이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해?...'꽃보다 할배' '정글의 법칙' 섞어 놓은 듯

SBS <도시의 법칙> 출연진 ⓒ SBS


첫 방송은 어디서 많이 본 듯했고, 의미 없는 장면이 많아 그리 흥미롭지 않았다. 방송 초반부에는 <도시의 법칙> 제작의도를 설명하는 프롤로그와 멤버들의 첫 만남을 보여줬다. 하지만 프롤로그는 이해를 돕기에 과도하게 친절했다. 길고 장황해서 지루했다. 이어 배우 최여진과의 통화, 혈액형 묻기 등 멤버들의 의미 없는 잡담이 이어졌다.

이어 <도시의 법칙>은 멤버들이 공항에 도착해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을 길게 보여줬다. 제작진은 숙소가 있는 브루클린으로 이동하는 동안 지나치는 수많은 명소를 자료화면과 자막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이 '도시에서의 생존'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뉴욕의 관광지를 소개하려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 모습은 <꽃보다 할배>에서 보여주던 관광지 소개와 비슷했다. 물론, 다른 프로그램과 비슷하다는 점이 잘못은 아니지만, 굳이 프로그램 의도와도 관계없이 집중력을 흐릴 정도의 친절은 과도한 욕심이 아니었을까.

그런가 하면 <정글의 법칙>과 유사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장소만 뉴욕으로 바뀌었을 뿐 연출법이나 촬영 방법이 거의 비슷했다. 물론 두 프로그램이 같은 제작진의 손에 만들어진 탓도 있겠지만, <도시의 법칙>만의 개성을 분명히 해주는 것도 프로그램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짜는 없다?...제작진이 말하는 '공짜'는 상황마다 달라지나

SBS <도시의 법칙>에서 뉴욕패밀리(김성수 백진희 이천희 정경호 문 에일리 존박)이 생활하게 될 숙소 ⓒ SBS


하지만 멤버들이 브루클린 생존지에 도착하는 순간 분위기는 달라졌다. 완전 수동으로 조작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숙소는 어설프게 장판이 깔린 창고였다. 생활에 필요한 가구는 전혀 없었고, 약 40명(스태프들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이 함께 사용할 화장실은 단 하나.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또 싱크대에는 물이 나왔지만 사용한 물은 직접 버려야 하고, 물을 사용하기 위해선 직접 싱크대 호스에 연결된 물통에 물을 길어 담아야 했다. 멤버들은 그런 황당한 숙소를 꾸미고 청소하며 공간에 녹아들고 있었다. 하지만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아직은 눈에 띄게 어색함이 보이는 멤버도 있었다.

제작진은 멤버들의 개인적인 돈은 압수했고, 용돈도 전혀 주지 않았다. 직접 노동으로 번 돈이 아니고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규칙이었다. 그래서 멤버들은 뉴욕에서의 첫날, 한국에서 챙겨온 딱딱한 가래떡과 골뱅이 통조림으로 허기를 달랬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의문이 생겼다. 뉴욕으로 출발하기 전 제작진과 출연진은 뉴욕 생활에 관련해 서약서를 작성했다. 그중 제2항은 "무엇이든 대가 없이 무료로 받지 않는다"라는 것. 하지만 이 조항이 해당하는 명확한 상황을 알 수 없었다.

백진희와 문은 방을 청소하기 위해 주유소에서 빗자루와 걸레를 아무런 대가 없이 빌렸다. 두 사람은 빌린 청소도구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김성수와 이천희가 숙소 건물주에게 사용하지 않는 원목 탁자를 빌리는 것은 제지했다. 얼마든 돈을 내라는 것이 이유였다.

이렇듯 <도시의 법칙> 첫 방송은 아직 많은 조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뚜껑을 완전히 열어봐야 알겠지만, 시작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뉴욕 생활이 시작되지도 않았거니와 아직은 등장하지 않은 헬퍼(helper) 존박-에일리의 역할이 기대되는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 <도시의 법칙>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도시의 법칙 정글의 법칙 백진희 김성수 정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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