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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표팀 상대한 전자랜드, 포지션별 활약상

FA 재계약 체결한 정영삼, 에이스이자 리더로 거듭나

14.06.27 14:59최종업데이트14.06.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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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농구팬들의 관심은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향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의 첫 평가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NCAA 디비전Ⅱ에 속해 있는 브리검영대를 상대로 양동근(19득점), 조성민(15득점) 등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94-76 승리를 거뒀다. 상대가 한 수 아래의 전력을 지닌 팀이긴 했지만, 산뜻한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비록 남자농구대표팀의 첫 평가전에 가려지긴 했지만, 같은 날 치러진 인천 전자랜드의 연습경기도 농구팬들의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전자랜드가 상대한 팀이 일본대표팀이었고, 전자랜드와 일본대표팀의 연습경기가 '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인천 삼산실내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일본대표팀의 연습경기는 평일 낮시간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큰 관심속에 진행됐다.

​일찌감치 연습경기를 시작하며 조직력을 끌어올린 전자랜드, 그리고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대표팀. 이 두 팀의 평가전은 시종일관 전자랜드의 근소한 우세 속에 진행됐다. 두 팀 모두 선수들을 고르게 활용하며 경기에 임했고, 결국 승부는 '홈팀'이었던 전자랜드의 87-80 승리로 끝이났다.

유도훈 감독에게는 일본대표팀과의 평가전이 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승패 여부를 떠나, 한 수 아래의 대학팀들과의 평가전이 아닌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유도훈 감독은 일본대표팀을 상대로 약속된 패턴을 계속해서 활용해보게끔 지시했으며,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 여부도 충분히 테스트 해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전자랜드와 일본대표팀의 평가전에서 드러난 전자랜드 선수단 개개인의 활약상은 어땠을까? 한 경기만을 두고 100%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일본대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전자랜드 선수들의 지난 시즌 대비 기량 향상 여부를 어느 정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각 포지션별로 살펴보자.

- 포인트가드 (김지완 ≧ 정재홍 > 박성진)
​지난 시즌 전자랜드의 주전 포인트가드는 박성진이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유도훈 감독은 김지완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박성진이 코트 위에서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던 반면, 2년차 김지완이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유도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박성진보다는 김지완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지완은 일본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주전 포인트가드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를 보는 시야와 패스 타이밍은 여전히 아쉬웠지만, 보다 정교해진 슛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반면 박성진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오히려 4쿼터에 나선 정재홍이 적극적인 수비와 빠른 공격 전개로 박성진보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 슈팅가드 (정영삼 > 정병국) ​전자랜드는 2013시즌 종료 직후 FA 자격을 취득한 정영삼과 5년간 4억 원에 재계약했다. 재계약 발표 직후 유도훈 감독은, 이제 정영삼이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야한다며 정영삼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보냈다. 그리고 정영삼은 일본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유도훈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정영삼은 이날 내외곽을 오가며 전자랜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부상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었던 그의 돌파능력은 전성기 시절을 연상시킬 정도로 뛰어났다. 뿐만 아니라 그는 코트 위에서, 그리고 코트 밖에서도 수시로 동료들에게 화이팅을 불어넣으며 유도훈 감독이 바랬던 리더 역할을 성실히 해냈다. 정영삼의 활약상에 가려지긴 했지만 정병국 역시 특유의 뛰어난 슈팅 능력을 과시하며 정영삼의 백업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 스몰포워드 (차바위 > 함준후)
​김상규의 상무 입대로 전자랜드의 스몰포워드 자리는 차바위와 함준후(함누리에서 개명)의 경쟁 구도가 됐다. 일본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는 차바위가 주전 스몰포워드로 나섰으며, 그가 주전으로 나선 이유는 얼마되지 않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차바위는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함준후를 압도했다.

함준후는 수비 상황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 외에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딱히 향상된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반면 차바위는 공격 상황에서는 보다 정교해진 외곽슛 능력을, 수비 상황에서는 지역방어시에 중심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시즌 개막 때까지 함준후의 기량이 크게 오르지 않는 한, 함준후보다는 차바위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 센터 자원 (이현호 > 주태수 ≧ 박진수 > 이정제)
​전자랜드의 토종 골밑 자원은 이현호, 주태수, 이정제,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박진수 등 네 명이다. 유도훈 감독은 이날 네 명의 선수를 고르게 활용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선수들만으로 일본대표팀과 상대했기 때문에, 이들 중 두 명씩 코트에 나서는 경우가 잦았다. 주전으로 나선 것은 이현호와 주태수였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이현호와 박진수였다.

플레잉 코치 이현호는 정영삼과 더불어 리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정교한 중거리 슛과 든든한 수비로 전자랜드의 골밑을 지켰다. 또한 새롭게 팀에 합류한 박진수는 특유의 탄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팀에 화이팅을 불어넣었다. 반면 주태수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반쪽 선수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 7경기에 출장한 이정제는 종종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장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상으로 일본대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전자랜드 선수단의 기량 향상 여부를 살펴봤다. 특출난 스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정규시즌 4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한 유도훈 감독의 전자랜드. 무한 경쟁 속에서 서로 경쟁하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전자랜드 선수단이 이번 시즌에는 또 어떤 이변을 일으킬지 흥미롭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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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정영삼 이현호 차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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