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산장 호반 피서산장의 호반으로 강남의 항주, 소주, 진강 등지의 호수와 전각을 본떠 수많은 건물과 정자, 다리 등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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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에는 수많은 건물과 다리가 연결돼 있다. 항주(杭州) 서호에 있는 백제(백거이가 만든 제방)와 소제(소동파가 만든 제방)를 모방해 만든 다리 지경운제(芝徑雲堤)는 '지(芝)'자 모양으로 강희제가 명명했다. 서호처럼 제방을 쌓자 나누어진 호반마다 제각각 호수 이름을 지었다.
은호(銀湖)와 경호(鏡湖)가 있고, 다리 하나가 상호(上湖)와 하호(下湖)를 갈라놨으며 징호(澄湖)와 여의호(如意湖)라는 이름도 있다. 여희호 속에는 작은 섬 여의주(如意洲)가 있는데 여의는 불교 설법 도구이자 신하가 황제에게 보고할 때 들고 있곤 한다. 섬과 제방을 이어보면 위가 둥글고 길게 휘어진 모양새가 여의와 닮아 보인다.
여의주에는 호반을 바라보며 연꽃을 관람하던 관련소(觀蓮所)와 창랑서(滄浪嶼)도 있다. 창랑서는 정원으로 아름다운 도시 소주(蘇州)에 있는 창랑정(滄浪亭)을 본떠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북송 시대 문인 소순흠(蘇舜欽)이 낙향해 지었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원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곳이다. 무서청량(無暑清涼), 금연영일(金蓮映日), 수방암수(水芳岩壽), 연훈산관(延薰山館), 일편운(一片云) 등의 이름, 호반과 잘 어울리는 건물이 즐비하다. 2층 누각 연우루(煙雨樓)는 드라마 <황제의 딸(還珠格格)>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하다.
맞은 편 징호 호반 금산도(金山岛)에는3층 목탑과 함께 옥황상제와 진무대제에게 제사를 지내던 상제각(上帝閣)이 있다. 명나라 영락제가 반란으로 차지한 황제의 지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스스로 도교의 신으로 우상화했는데 바로 진무대제이자 진무사상이다. 금산도는 강소성 진강(镇江)에 있는 행궁이자 사원인 금산사(金山寺)를 본떠 지은 것이다.
피서산장 평원에는 어과포(御瓜圃)나 보전총월(甫田丛樾) 등 벼농사를 짓던 논이나 과일·채소를 재배하던 곳도 있다. 호수를 따라 곳곳에 수많은 건물이나 농토가 연이어 있다. 호반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 북쪽으로 걸어가면 숲 속에 아담한 건물 하나가 불쑥 나타난다. 바로 국가도서관 북사각 중 하나인 문진각(文津閣)이다.

▲문진각 건륭제가 편찬한 중국 문헌 총서인 <사고전서(四庫全書)>를 보관한 7곳 중 한 곳인 문진각으로 가장 오래된 사설도서관 천일각의 구조를 모방해 건축했다. 이 복사본은 민국 초기 북경으로 옮겨져 현재 중국국가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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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륭제는 중국 문헌 총서인 <사고전서(四庫全書)>를 편찬한 후 영파(宁波)에있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설도서관 천일각(天一閣)의 구조를 따라서 국가도서관을 만들어 보관했다. <사고전서>를 만든 건륭제는 화재 등에 인해 손실될 것을 우려해 국가도서관 7곳에 복사본을 만들어 각각 보관했다. 세월이 흘러 각 <사고전서> 도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했다. 문진각에 보관됐던 복사본은 민국 초기 북경으로 옮겨져 현재 중국국가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문진각을 들어서면 돌로 쌓은 가산이 막고 있고 뒤로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 뒤쪽으로도서관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밖에서 보면 2층이고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암층이 하나 있어 모두 3층 구조이다.

▲영우사 건륭제가 세운 영우사 내 9층 사리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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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각을 벗어나면 넓은 벌판에 몽고바오(蒙古包) 수십 채가 있다. 피서산장에서도 돈을 벌겠다는 노력이 멈출 리가 없다. 풀이 빽빽하게 자란 만수원(万树园)과 몽고바오 뒤쪽으로 높이 솟은 탑이 보인다. 건륭제가 세운 영우사(永佑寺) 내 9층 사리탑이다. 피서산장에서 가장 큰 건물로 본전과어용루(御容楼)는 사라지고 터만 남았고 석비와 탑만 남아있다. 건륭제는 할아버지 강희제의 화상을 어용루에 걸어놓고 피서산장에 올 때마다 가장 먼저 영우사에 들러 제배(祭拜)했다.
세계문화유산이라 입장료는 120위안(약 2만 원)으로 꽤 비싼 편이다. 박지원이 다녀간 열하의 땅에 있는 피서산장의 궁전에 담긴 역사 흔적과 호반의 풍광을 거닐고 문진각과영우사까지 둘러봤다. 박지원이 왔던 땅, <열하일기>를 생각하며….

▲피서산장 지도 피서산장은 궁전지역, 호반지역, 평원지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여정문-사지서옥-여의주-연우루-금산도-어과포-문진각-영우사 순으로 둘러본다.
피서산장 풍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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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품취재를 통해 중국전문기자및 작가로 활동하며 중국 역사문화, 한류 및 중국대중문화 등 취재. 블로그 <13억과의 대화> 운영, 중국문화 입문서 『13억 인과의 대화』 (2014.7), 중국민중의 항쟁기록 『민,란』 (2015.11)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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