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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무한도전' 안 되고, '스케치북' 된다고?

[주장] 여성 향한 시선은 민감, 남성은 뒷전...비평에 일관성 있어야

14.08.03 12:58최종업데이트14.08.0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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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5주년을 맞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진행자 유희열 ⓒ KBS


지난 2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여름을 맞이하여 '솔로 특집'을 마련했다. 이날 방송 중에는 '커플로 인도할 두 번째 시간'이라는 부연 설명과 함께 '너는 내 운명'이라는 코너가 등장했다. 솔로 탈출이 절실한 사람을 뽑아 함께 이상형을 찾는 시간이었다.

여기서 뽑힌 솔로녀는 웃는 모습이 예쁜 남자, 뚱뚱하진 않지만 기댈 수 있는 어깨와 라인이 잘 빠진 듬직한 체형을 가진 남자, 키 180cm 이상을 이상형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 코너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고, 남성과 여성 모두 밝고 긍정적으로 비쳤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불과 얼마 전,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비키니를 입은 여성과 개그우먼을 과도하게 차별, 비교했다는 이유로 집중포화를 당했다. MBC <무한도전> 역시 '홍철아 장가가자' 편에서 여성에 대해 몇 가지 조건을 내세웠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결국 녹화분은 빛을 보지 못했다.

<1박2일> <무한도전>과 <유희열의 스케치북-솔로 특집>에는 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 혹시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시청률, 화제성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일까. 그렇지도 않다. 비록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지만,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상당히 장수했으며 고유의 정체성도 확립되어 있다.

앞서 <1박2일>과 <무한도전>을 두고 "간판 프로그램임에도 세심하지 못한 연출이 안타까웠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이번에는 왜 잠잠한지 모르겠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여성에 대한 시선과 <유희열의 스케치북-솔로 특집>에서 나타난 남성에 대한 시선은 같은 인간적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시 <1박2일>의 논란을 떠올려보자. <1박2일>에서 비키니 논란이 벌어질 당시, 댓글에는 "지난주, 일반인 남성 출연자들의 노출 문제는 관대하게 지나갔으면서 이번에는 왜 쉽게 지나치지 못하느냐"는 반박도 있었다. 여성을 성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는 날카롭게 반응하면서, 유독 남성을 성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는 관대하다는 것이었다.

남성을 향한 시선에는 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남성을 향한 시선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문제가 있음에도 침묵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같은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대상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라는 사실 때문에 비평의 가치에서 소홀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서상효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scribbler4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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