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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 끊어낸 '신퀴', 이제 진짜 시작

[드라마리뷰] '신의 퀴즈4' 종영...사건 수사 기록 속에 담긴 한 개인의 성장사

14.08.04 07:25최종업데이트14.08.0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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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사건들을 통해서 네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들은 신의 퀴즈와 같아. 오만한 인간들이 교만해지지 않도록 신이 내린 퀴즈지. 하지만 이 퀴즈들은 스무고개처럼 힌트가 존재하지 않아. 영원히, 끊임없이 풀어나가야 할 신의 과제물이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OCN <신의 퀴즈1> 1화에 등장했던 이 대사는 <신의 퀴즈4> 마지막 회까지도 유효한 것이 됐다. 그간 줄기차게 증오, 탐욕, 혹은 사랑이 빚어냈던 사건들을 마주해 온 한진우 박사(류덕환 분)는 다시 한 번 그 '신의 퀴즈'를 푸는 길 위에 던져졌다. 3일 방송된 <신의 퀴즈4> 마지막 회에서 서한케미컬 회장 서상우(최철호 분)에 맞서 싸웠던 한진우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데엔 성공했지만,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한 끝에 도망자가 되었다.
 
하지만 한진우는 말한다. "내가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 감수하는지를 보다 보면, 내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고. 그래서 쫓기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한진우의 표정은 어둡지 않다. 단순히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사건 해결에 뛰어들었던 '초천재'가 어느덧 잃어버린 제자에 눈물 흘리고,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표현하며, 주위를 도닥일 줄 아는 '인간'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그래서 <신의 퀴즈> 시리즈는 단순히 희귀병이 얽힌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장르물에서 벗어나 불완전했던 한 인간의 성장사를 담아내는 기록이 된다. 여기엔 한진우를 연기해 낸 배우 류덕환의 몫이 컸다. 별개의 에피소드들이 모여 하나의 시즌을 구성하는 <신의 퀴즈>에서, 류덕환은 작가의 메시지를 전하는 중심축으로 훌륭히 자리했다. 특히 무성영화 형식으로 직장인의 하루를 표현해 낸 6화 '모던 타임즈'에서의 모습은 '연기 천재'라는 수식어가 모자라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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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과의 궁합 또한 훌륭했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로 대중의 눈도장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도 앳된 구석을 남겨놓고 있는 이 배우의 얼굴에, <신의 퀴즈> 시리즈는 극도의 피로 속에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좇고자 노력하는 '어른'의 표정을 새겨 놓았다. 한진우가 한 시즌 한 시즌 성장해 갔던 것처럼, <신의 퀴즈> 시리즈와 함께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은 류덕환 또한 깊이를 더해갔음은 물론이다.
 
<신의 퀴즈4> 마지막 회에서 한진우는 서상우를 제거함으로써 자신을 둘러싸고 만들어졌던 악의 순환 고리를 끊어냈다. 동시에 시청자가 또 다른 형태의 다음 시즌을 꿈꿀 수 있는 여지도 생겨났다.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시즌 말미 한진우의 개인사가 등장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사건이 종결됐다면, '뫼비우스'를 끊어낸 이후엔 그가 맞설 거대 악 또한 모습을 달리 해야 할 테니 말이다.
 
그간의 트렌디 드라마에 장르물을 대강 섞어놓은 것 같은 작품들이 범람하는 지금이야말로, <신의 퀴즈> 시리즈가 한국 최장수 수사물로서의 '부심'을 부릴 때가 아닐까. 아직도 오만한 인간들은 도처에 널려 있고, 눈물을 닦아 줄 약자들 또한 여전히 저 어둠 속에 숨어 있다. "고된 여정의 피날레"를 맞기 위한 한진우 박사의 행진이 곧 다시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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