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수상한 내소사 전나무 숲 일부가 태풍 볼라벤 피해를 입었다. 맨끝부분부터 30여그루.
김현자
이 숲은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숲길'로 선정되어 아름다운 공존상(우수상)을 수상한 숲입니다.
이곳에 오면 모든 것이 소생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 내소사, 관음봉, 세봉이 병풍처럼 둘러싼 곳에 아늑히 자리한 내소사 입구에는 700여그루의 곧은 전나무가 울창한 터널을 만들고 있다. 하늘 향한 전나무가 짙게 드리운 그늘 속을 거닐다 보면 특유의 맑은 향기가 들이쉬는 숨과 함께 온 몸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어느새 속진에 지친 심신을 말 그대로 소생시킨다.
고색창연한 내소사의 사찰 숲이 가지는 역사성과 신비로움이 한껏 배어있는 전나무숲. 세월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쌓인 숲의 역사와 여전히 순환하며 생동하는 숲의 생명이 어우러진 전나무 숲길에서 진행되는 숲 해설과 숲 체험은 변산반도의 자연자원을 관찰하고, 전나무가 가지는 희소성과 보존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 안내문 전문내소사 전나무 숲길 입구에서 만난 안내문 전문이다. 같은 장소도 누구와 언제 가는가, 어떤 마음과 눈으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내소사는 청소년기부터 3년 전까지 여러 차례 갔던 절이다. 불교문화의 유적지 혹은 가볼 만한 절로 가곤 했었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선암사 숲길, 쌍계사 벚꽃나무길, 월정사 전나무 숲길과 함께 워낙 좋아하는 길이다. 나무도, 길도 인상 깊게 기억한다. 이런 내소사 전나무 숲길이 '제7회(2006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탔다는 사실을 알고 만나니, 새삼스럽게 더 소중하게 와 닿았다.
전나무 숲길의 나무도 그냥 '참 잘 자랐다. 멋있다. 예쁘다' 정도로 넘겼는데, 이제는 가꾸는 손길까지 헤아려진다.
"볼라벤 때 30여 그루 정도가 잘려 나갔습니다. 자연의 힘 앞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안타까움과 아픔에 우리 스님들이 전나무를 심고 가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나무가 한대성 식물인데다가,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어서 그런지 신경을 써서 가꿔도 잘 자라지 못하고 자꾸 죽어서 아쉽고 안타깝네요. 그러나 최선을 다해봐야겠지요."관심을 두고 걸었던 사람들은 보았을 것이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 어느 한부분의 나무들 몇 그루가 무참히 잘려나간 것을 말이다. '아마 볼라벤 때 그랬나보다', 내소사를 다녀온 그 며칠 후 내소사 총무스님께 전화로 물어보니 이렇게 말하며 무척 아쉬워했다.
덧붙이면, 전나무는 '겨울눈과 열매 등에서 젖과 비슷한 백색 물질(수지)이 나온다고 해서 젓나무라고 부르기도(<한국의 나무> 참고)' 한다. 참고로 내소사의 전나무들은 150년 정도 자랐을 것이라 추정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