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두 영웅 토니 크로스(독일),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를 데려온 레알 마드리드는 확실히 강했다. 상대 선수들 입장에서 볼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 이외에도 막아내야 하는 골치 아픈 상대가 더 늘어났다. 결과는 뻔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끌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가 우리 시각으로 13일 오전 3시 45분 웨일즈의 카디프 시티에 있는 카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슈퍼컵 2014에서 세비야 FC(스페인)를 2-0으로 물리치고 12년 만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혼자서 두 골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력은 여전했다. 아무리 세비야가 그들의 경기력을 잘 알고 있는 프리메라 리가의 맞수이자 유로파리그 우승팀이기는 하지만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나 패스 조직력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경기 시작 13분 만에 가레스 베일의 중거리슛부터 시작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28미터 직접 프리킥 등 자신들이 즐기는 공격을 마음껏 펼치기 시작했다. 관심을 모은 토니 크로스는 루카 모드리치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그런 면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적 포메이션은 축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름들이었다. 맨 앞에 골잡이 카림 벤제마를 세워 두고 그 뒤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하메스 로드리게스 - 가레스 베일을 배치한 뒤 그들의 능력을 패스로 더 빛나게 하는 토니 크로스 - 루카 모드리치를 뛰게 했다. 누구 하나라도 모자랄 것 없는 완벽한 조합이었다.
이들 중에서도 화려한 공격을 자랑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날 경기서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며 새로운 시즌 트로피 욕심을 한껏 드러냈다. 역시 그들의 강점은 빠르고 정확한 역습 전술에서 눈에 띄었다.
30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가레스 베일은 지체없이 반대쪽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겨냥해 긴 크로스를 날려줬고 호날두는 이 공을 향해 가볍게 미끄러지며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킥으로 첫 골을 넣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골잡이 벤제마의 기막힌 찔러주기를 침착하게 밀어놓고 왼발 슛으로 추가골까지 성공했다. 그의 득점 감각은 지난 시즌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슈퍼컵 하나 더 남았다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훌륭한 왼발 실력을 자랑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10번을 달게 된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는 아직까지 기존의 동료들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지는 못했지만 67분에 위력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등번호의 가치를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의 왼발을 떠난 공은 세비야 문지기 베투가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멋지게 쳐내고 말았다.
세비야 FC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후반전 중반 미드필더 비달 파레우 대신 이아고 아스파스를 들여보냈고 이어서 수아레스 대신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를 들여보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모자란 실력을 절감해야 했다.
88분에 수비형 미드필더 크리초비아크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으로 강하게 날아갔지만 노련한 문지기 이케르 카시야스가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쳐내 세비야 선수들의 마지막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이렇게 12년만에 슈퍼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레알 마드리드는 어느 때보다 발걸음 가볍게 새 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는데, 스페인으로 돌아가 또 하나의 슈퍼컵 트로피를 노리게 된다. 바로 연고지 맞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붙는 스페니시 슈퍼컵(홈&어웨이 2경기)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20일 오전 6시(아래 한국 시각)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스페니시 슈퍼컵 1차전을 치른다. 그들의 2014-2014 프리메라 리가는 오는 26일 오전 3시 코르도바와의 안방 경기부터다.
세비야 FC는 이보다 앞서 오는 24일 오전 4시 발렌시아 CF와의 경기로 라 리가를 시작한다. 이 날이 바로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의 공식 개막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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