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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비자 발급해야"... 캔자스시티 접수한 30대 한국인

'캔자시시티 로열스' 20년 열혈팬 이성우씨, 연일 화제... 팀은 7연승 '행운'

14.08.13 10:04최종업데이트14.08.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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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 로열스의 한국인 야구팬 이성우씨의 시구 장면을 소개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동영상 갈무리. ⓒ 메이저리그


미국 메이저리그의 만년 하위권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20년 열혈팬 한국인 이성우씨가 연일 화제다.

평범한 30대 회사원 이성우씨는 1990년대부터 AFKN 방송을 통해 캔자스시티의 경기를 보며 아무런 연고도 없는 팀의 팬이 됐다. 최근 몇 년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현지의 캔자스시티 팬들과 소통하며 친분을 나누기 시작했다.

캔자스시티 팬들은 30년 넘도록 '가을 야구'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한 하위권 팀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이성우씨의 열정에 감동해 최근 이씨를 캔자스시티로 정식 초청했다.

20년 가까이 좋아한 야구팀의 도시에 평생 처음으로 방문한 이성우씨는 무료 숙박과 관광, 파티까지 제공되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현지 언론도 마치 유명 연예인이라도 온 듯 이성우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12일 열린 홈경기에서는 시구자로 나서는 영광까지 누렸다.

이성우씨가 마운드에 오르자 캔자스시티 홈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한국에서 날아온 야구팬을 반겼다. 이성우씨는 캔자스시티의 에이스 투수 제임스 실즈의 견제 자세를 따라 하며 재치 있는 시구를 선보여 관중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이성우씨는 관중석에서 열정적인 말춤을 추며 응원을 이끌었다. 캔자스시티의 전설적인 타자 조지 브렛은 이성우씨를 직접 만나서 자신의 통산 3천 안타를 기념하는 주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성우씨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캔자스시티 로고의 맨 앞에 시원하게 자리 잡은 대문자 'K'가 마음에 들어 팬이 됐다"며 "내가 이곳에 와서 캔자스시티의 모든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경기를 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캔자스시티, 한국인 열혈팬 앞에서 연승 행진

더 재미있는 것은 이성우씨가 머무는 동안 캔자스시티가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는 것. 지난 7일 이성우씨가 미국 땅을 밟은 뒤 열린 7경기에서 캔자스시티는 모두 승리를 거두었고, 최근 8연승을 이어갔다.

캔자스시티는 이성우씨가 시구를 한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승률을 자랑하는 강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꺾었다. 이날 승리로 캔자스시티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급기야 캔자스시티 팬들은 오는 15일 귀국할 예정인 이성우씨를 '행운의 상징'으로 치켜세우며 "한국으로 가지 못하게 계속 붙잡아야 한다", "이성우씨에게 취업 비자를 발급해 줘야 한다"는 등 깊은 애정을 보내고 있다.

캔자스시티는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호였지만 1985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30년간 하위권에 머물렀다. 오랜 암흑기를 견뎌내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캔자스시티가 과연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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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 로열스 메이저리그 제임스 실즈 조지 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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