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사봉 정자각까지
변종만
장봉도 산행은 동쪽 바닷가에서 중앙 국사봉까지 3.6㎞, 국사봉에서 서쪽 끝 가막머리낙조전망대까지 4.5㎞ 거리라 4시간 30분이면 섬 전체를 가로지를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승선 시간 때문에 장봉3리까지 마을버스로 이동하여 산행을 하기로 했다.
주말이라 관광객은 넘쳐나는데 마을버스 1대가 배의 입출항 시간에만 운행하고 있다. 그나마 기사가 점심 먹는 시간은 운행할 수도 없다. 차안은 이미 콩나물시루가 되었지만 1시간 기다리지 않으려면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비집고 올라서야 한다.
마을 뒤편 산길로 올라서 상수도 물탱크와 헬기장을 지난다. 동네 뒷산을 오르듯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하게 이어지고 흙길과 돌길도 번갈아 만난다. 장봉도 트레킹은 험준한 산행보다 가벼운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나뭇잎이 가려 조망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능선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솔 향이 묻어 있고, 가까운 바다에서 파도 소리가 들려와 오감이 즐겁다.
숲속을 걷지만 한낮이라 땅의 열기가 대단하다. 국사봉 정자각에 도착해 아내가 정성껏 싸준 반찬으로 찰밥을 맛있게 먹고 슬러시 맥주를 마시며 자유를 만끽한다. 정자각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바다 풍경도 멋지다.

▲ 상산 정자각까지
변종만

▲ 구름다리 위 정자각까지
변종만
국사봉 정상보다 높아 보이는 삼각점, 용유도와 사염도를 조망하는 전망대, 구름다리 위 정자각, 뒷장술해안가의 혜림원을 지나 산행 마무리 지점에 위치한 상산 정자각에 도착했다.
장봉도 산행의 묘미는 바다가 사라진 바다 풍경이다. 장봉도 인근 바다는 습지보호지역으로 물이 빠지면 수평선 너머까지 갯벌이 펼쳐진다.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지만 인천국제공항 완공 후 개발열풍에 시달리는 인근의 섬들과 다르다.

▲ 작은멀곳까지
변종만
집 나서보면 세상인심 좋다는 것을 실감한다. 특히 내 것 네 것 구별하지 않는 힘든 산행에서는 더 그렇다. 상산 정자각에서 만난 사람들과 남은 술을 나눠 마시고 아래편으로 가다 산길의 벤치에 앉아 멀리 삼목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비행기들이 머리 위를 수시로 오간다. 한편 해외여행 못가는 섬사람들 비행기 꽁무니만 바라보며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겠다는 생각도 했다.
바닷가에 있는 작은멀곳은 높은 다리로 연결되어 풍경이 그럴듯하다. 다리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과 작은멀곳과 길게 이어진 죽은여를 구경하고 다리 끝에서 예쁜 정자를 만난다. 정자에 오르면 사방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 삼목항으로
변종만

▲ 방파제의 시화와 인어상
변종만
방파제의 벽에 써있는 시화를 읽어보면 짧은 글속에서 어민들의 고담한 삶과 행복한 숨결이 들려온다. 조선 선조 때부터 터전을 잡고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던 이곳 사람들이 그물에 걸린 인어를 바다로 다시 돌려보낸 후부터 만선을 이루게 된 전설을 기려 청동으로 만든 인어상도 구경거리다.
3시에 장봉도선착장을 출항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똑같은 것이지만 시간에 따라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신도선착장은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는데 집에서 낮잠 자는지 뱃전을 따라오는 갈매기는 몇 마리 없다.
3시 55분 삼목항을 떠난 관광버스가 아침에 왔던 대로 송산포도휴게소에 들르며 청주로 향한다. 집 떠나면 다 고생이다. 하지만 습관처럼 여행이나 산행을 하며 그걸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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