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섭 전 행정자치부장관. 사진은 5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 당시 모습.
유성호
이어 "(지방선거 당시) 당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에 동의할 수 없었다"라면서 "지난 양대 선거의 참패로 밀실공천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새로운 지도부의 정치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그의 복당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언제,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가 남은 채.
이야기 화제를 돌려야 했다. '정치'도 중요했지만, '경제 문제'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정부 예산안도 나왔다. 우선 예산안에 대한 평가부터 들었다. 그는 거침없었다.
"정부가 경제활성화, 안전사회 등 나름 노력한 흔적이 보여요. 그런데 문제가 많아요. 우선 이명박 정부 출범 후 2008년부터 8년째 적자예산이에요. 내년 적자규모는 무려 33조6000억 원에, 국가채무는 43조 원이나 증가해요. 한마디로 재정 파탄 예산인 거죠."-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재정수입 내역을 보면 서민증세 예산이다. 개인소득세가 5.7% 증가하고,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1조 원 이상 늘어난다. 그런데 법인세는 0.7% 증가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대기업의 세부담 적정성에 대한 논의가 하나도 없다."
"재정 파탄 예산, 그대로 국회 통과 될지도"-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으니."(물을 마시며) 안타까울 뿐이다. 아까 말한 것처럼 지금 '재정파탄, 양극화 심화, 부자감세, 서민증세' 예산인데도 정기국회는 전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 개회한 지 20일이 지났는데, 이러다가 심의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게 생겼다."
그는 "걱정이 많다"고 했다. 현행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자칫 오는 12월 2일 정부 예산안이 자동 통과될지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이 전 장관은 특히 '서민증세'에 할 말이 많아 보였다.
-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가 갑자기 담뱃세 등을 올리겠다고 하면서도 증세는 아니라고 한다."(고개를 흔들며) 세금은 명확하고 투명해야 한다. 국민 경제 생활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 조세 정책 방향이 분명하지 않다. 지금 정책 방향을 한마디로 말하면 '부자감세-서민증세'가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에서 깎은 고소득자와 대기업 세금은 늘리지 않고, 부족한 세수입을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와 같은 일반 대중의 세금 부담을 늘려 메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 벌써 많은 국민들의 불만이 크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반대 의견도 나오고."이런 식으로 가면 세금의 생명인 형평성이 무너지게 된다. 그러면 국민으로부터 조세 저항을 받아서 오히려 세금을 걷기가 어려워지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 이러면 다시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결국 우리 성장 잠재력을 크게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 최경환 경제팀은 경기 부양을 위해 '가계소득 증대'를 내세웠는데."가계의 소득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하고, 기업의 생산이 늘면서 경기가 살아날 수는 있다. 그런데 이번 세법개정안을 보면 오히려 정반대다. 담뱃값 2000원, 주민세와 자동차세가 오르면 정부는 4조2000억 원을 추가로 거둬들인다. 그러면 중산 서민들은 그만큼 쓸 수 있는 돈(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 당연히 내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정부의 담뱃세 인상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아쉬워했다. 또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담배 소비를 줄이기 위한 명분을 인정하더라도 정책의 우선 순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이다.
"국민 앞에 솔직하자... 증세·복지를 이야기해야 할 때"

▲ 이용섭 전 행정자치부장관. 사진은 지난해 2월 인터뷰 당시 모습.
남소연
"자, 담뱃세를 올리면 중산·서민층에게 곧바로 부담으로 오지요.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많이 돌아가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우선 과거 정부에서 크게 줄어든 부자감세부터 철회하는 게 맞지요. 그리고, 담뱃세 인상 수준도 국민들 사이에서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지요. 그냥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되는 세상이 아니잖아요."- 정부는 왜 부자감세를 철회하지 않고 이런 방식의 세금 인상안을 내놨다고 생각하나."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여전히 부자감세가 소비 증가와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논리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통해 잘못된 처방이라고 결론이 난 것이다. 또 하나는 현 정부가 '증세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를 깨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본다."
- 하지만 이번 세금을 올릴 경우, 박근혜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된다. 또 앞으로 국회 입법과정에서도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증세 없는 복지를 얘기하는데, 이건 말장난이고 허구다. 우리나라 복지 지출규모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고, 꼴찌에서 두 번째다. 복지비는 늘려가야 하는데 현재도 8년째 재정이 적자이고 국가 채무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빚을 얻어서 복지비를 늘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적정 수준의 세금 부담과 복지 규모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 국민에게 증세 필요성을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하자?"그것이 원칙이고 정도다."
'과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라고 물었더니, 그는 "정말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복지 확충과 나라살림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거둬들일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고도 했다. 또 조세 정책의 전반을 조정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의 마지막 쓴소리다.
"지금처럼 중구난방식으로 증세 방안을 내놔서는 안 됩니다. 경제부총리가 왜 있습니까.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대타협위원회는 어디 있습니까.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금 문제를 일방적으로, 임기응변식으로 풀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하죠. 정부의 복지 마스터 플랜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세금을 어떻게, 얼마나 거둬들일지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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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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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안은 재정 파탄 예산 주먹구구식 증세는 반드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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